매년 돌아 오는 봄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봄은 음악의 계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봄기운 하나 하나에는 노래의 가사가 새겨져 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친구생각/이은상시,박태준곡”
“목련꽃 그늘아래서~~~. 4월의 노래/박목월시,김순애곡” 등 등
이렇게 라디오에서 나른하고 촉촉한 봄 노래가 들려올 때면
아련히 그리고 홀연히 18번집 음악의 추억에 젖어 들게 된다.
우리18번집은 김봉규 어른과 김말분 여사가 김천에서 만나 한 가정을 이룬 후 7번 망하고 8번 일어섰다고(7전8기) 했다.
하지만 막내인 나로서는 그모든걸 알 수가 없었고 단지 마지막
옥정동 정준네 집 셋방살이 2년 기억이 생생히 남아있다.
아부지는 부산 형님 댁에 사업 차 가 계셨고 어머니는 시장에 일수를 놓으시고 거기서 버는 조그만 돈을 아껴 우리 5남매에게 맞춤형 공부를 시키셨다. 공부를 잘한 큰 형은 고등학교를 대구로 유학을 보내셨고 음악에 소질을 보인 큰누나는 중학교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다. 국민학교 입학하기전 7살 인 나는
누나들로 부터 한글을 배웠다.어느날 갑자기 어머님은 오르간을 사 오셨다.
아마 그당시 안동 전체를 통털어 피아노도 몇대 없던 시절 국민학교도 오르간을 음악 시간이면 옮겨 다니며 수업했던 시절 개인 집에 오르간을 갖다 놓는 것도 우리집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것도 셋방살이 집에서————-
큰 누나를 필두로 누나 셋 모두 오르간을 잘 쳤다.
한번 시작하면 돌아 가면서 치면서 세광출판사 세계명곡300곡집을 싹 순례를 하고 끝이 났다.
하니 나의 음악에 대한 선행 학습의 진도는 그때 국민학교 입학 전 이미 한국가곡 이태리가곡 슈베르트가곡을 모두 암기했으며 후일 내가 악보 없이 기타,피아노를 치는 절대음감소유의 바탕이 된 것이었다.
오늘 시름없이 봄비 내리고
악보없이 전자 올갠 앞에 앉아 이은하 버젼, 박인수버젼 “봄비”를 불러 보며 음악선행학습을 시켜준 어머님과 누님들을 떠 올려 본다.
"하늘나라 아버님,어머님! 편안한 마음으로 굽어 보시옵고
18번집 가족모두 다음에 만나는 날까지 항상건강하시옵길
기원합니다. 아멘~~~~~~~"
2021.3.20
PS
우리 18번 집은 셋방살이 딱 2년 후 안동역앞 80평 방 5칸,시멘트 마당의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신식 집을 지어 이사를 하여 운흥동 시대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