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 암수 두 쌍을 유리 그릇에 넣어 기르고 있었습니다.
암놈 두 마리가 배가 빵빵한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수태를 한 것이죠.
구피는 알을 배속에서 부화하여 바로 새끼를 낳습니다.
다른 유리그릇에 옮겨 출산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하는수 없이 원래 집으로 합류 시켰습니다.
그랬는데..
어느날 아침 일어나서 살펴보니 암놈 한마리의 배가 홀쪽해져
예전의 날씬한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두 눈 부릅뜨고 보아도 새끼는 흔적도 없었습니다.
제가 듣기로 구피는 새끼를 몰라보는지 낳아서 한 어항에 있으면
보이는 쪽쪽 다 잡아먹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모두 즈네들 뱃속으로 다 들어갔다는 말인데..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남은 암컷 한 마리를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다른 유리 그릇으로
옮겼습니다. 그 이후.. 옮겨진 놈이나 남은 세놈이나 모두 움직임이
활발하지않고 수초 밑에 잘 숨곤하더군요.
얘네들이 떼어놓으면 스트레스 받나.. 걱정되면서도
출산을 기대하는 심정으로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리고 세 놈은 예전에 누가 내다버린 큰 어항 (프라스틱인줄알고
사용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바닥을 제외한 네 벽면은 유리더군요..구피는
프라스틱 어항엔 못 산답니다) 에 옮겼습니다.
그랬더니 다행히 아주 활발해 졌습니다.
또 한 닷새 지났습니다.
아침 일어나서 보니 혼자 유배된 암놈이 영 시들시들하더군요.
에이 다시 큰 어항에 합류시키려고 건지려는 순간..
무언가 웬 점같은게 휙 지나가더군요.
세상에나.. 새끼를 한 마리 낳은것입니다. 한 마리씩이나...
급하게 숟가락으로 고놈의 점같은 새끼를 떠서 유리컵에 담았습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더군요.
새끼낳는걸 보았으니 친구들에게 합류 시킬수가 없었습니다.
언제 또 낳을지 모르니까요.
한 닷새 또 지났습니다.
아무래도 혼자있는 암놈이 시들시들한게 죽을것만같아
친구들이 있는 큰 어항에 옮겨주면 활발해지지 않을까하여
들여다보는데 새끼 한 마리가 휙 움직입디다.
근데요!! 세상에나 이 에미가 고 놈을 먹겠다고 입을 폴락거리며
쫓아오지 뭡니까?
제가 옮길 숟가락을 가져오니 새끼가 에미 입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입디다. 숟가락을 재빨리 갖다댔습니다. 놀란 에미.. 입에서
도로 뱉아내더군요...
사실이었습니다. 구피들 지새끼도 몰라보고.
애비나 에미나..흑흑 나쁜놈들..
먼저번 암놈이 출산한 새끼들을 다 먹어치운게 확실하더
군요.. 제가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아뭏든 두 번째 새끼를 스푼으로 떠서 닷새전에 세상을 본 형이
있는 유리컵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또 낳을까 기대하며 수시로 에미를 관찰했습니다.
한 30분만에 또 한 놈 나왔습니다. 옮겼습니다.
오분 간격으로 관찰한 끝에 네 마리를 옮길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 마리가 죽습디다. 아마 아까 에미 입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온 놈이었을겝니다.
일하러 갈 시간이되어 또 낳을지 모르는데.. 걱정하며 9시 3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12시 10분에 집으로 총알같이 날아왔습니다.
혹시 더 낳았을까봐..그 새 또 먹어치울까봐..
세상에.....허걱
까만 점들이 바글바글...
셀수도 없이 많은 새끼들이 군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아구머니나... 이럴땐 에미를 건지는 수 밖에.. 그러고 보니
에미도 배가 약간 홀쪽하더군요..아직 뱃속에 더 있는거 같은데..
아직은 아주 홀쪽한건 아니야..알수없지 새끼 몇 마리를
포식해서 부른건지.
어쨋든 새끼들을 다건져내기는 힘들고 에미를 얼른건져서 큰 어항
친구들에게 합류 시켰습니다.
첫 출산이어서 그런지 한 마리 한 마리 힘들게 낳더니
마지막에 한거번에 쏟아낸거 같습니다. 참으로 대견하기도 하군요.
새끼들 다 건강하게 살아남아줄랜지..
염려스럽습니다.
얘들의 건강을 기원해주세요..
카페 게시글
회원 글방
구피
석세영
추천 0
조회 46
02.11.13 14:56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