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의 여행일기 (70) 양양, 속초와 강릉
유사 이래 무덥고 지루하던 여름은 가고, 여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단풍을 구경하기에는 이르지만, 조급한 마음에 강원도 양양, 속초와 강릉을 다녀오기로 했다.
* 여행일정 (2018년 10월 1일 – 10월 2일)
10월 1일 – 이천출발 – 하조대IC – 오산횟집 – 남대천 – 낙산해수욕장 –
속초관광수산시장 – 양양송이축제 – 송이벨리자연휴양림
10월 2일 – 송이벨리자연휴양림 – 하조대 – 주문진시장 – 경포대 –
초당마을 농촌순두부집 – 오대산 상원사 – 이천 도착
<빨간점 위로부터 속초관광수산시장, 낙산해변, 남대천, 오산횟집, 송이축제장, 송이벨리자연휴양림,
하조대, 주문진항, 경포대, 농촌순두부집, 오대산 상원사>
1. 이천출발 – 하조대IC – 오산횟집 - 남대천 – 낙산해수욕장
<빨간점이 오산횟집>
(1) 이천IC를 출발하여 강원도 양양의 하조대IC까지가 오늘의 주된 일정이다. 이천에서는 영동고속국도(50번)를 타고 원주분기점에서 중앙고속국도(55번)에서 상행하여 춘천분기점에서 서울양양고속국도(60번)를 타면 양양까지는 직행이다. 양양분기점에서 우측으로 빠져 하조대IC을 나와, 7번 국도를 우회전하여 약500m에서 좌회전하면 동호해변이 나타난다.
동호해변에는 점심을 먹기로 작정한 오산횟집이 있다. 몇 년 전에 먹어본 섭(동해에서 나는 홍합)으로 요리한 섭국과 섭죽(1만2천원)이 있다. 부추와 미나리로 만든 섭죽이 먹을 만하다. 섭무침(3만원)과 멍게 비빔밥도 있지만, 이 집은 생선횟집이다.
<섭죽>
<오산횟집>
(2) 오산횟집에서 동해안 7번 국도를 올라가면 연어가 회귀하는 남대천이 나온다.
10월 중순에는 ‘연어축제’도 한다.
<남대천>
(3) 오늘의 목적지인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가는 7번 국도변에 낙산해수욕장이 보인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곳이었지만, 오늘 보니 해변이 넓고 깨끗하다. 월요일 오전 바닷가는 한적하기도 하다. 멀리 낙산사의 대불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낙산사의 대불이 보인다>
<설악산 전경>
<낙산해변>
<낙산해변 동영상>
2. 속초관광수산시장 - 양양송이축제 – 송이벨리자연휴양림
<빨간점이 속초관광수산시장>
(1) 속초시내 도로는 좁고, 서울의 명동을 뺨칠 정도로 복잡하다. 수산시장의 간판을 지나쳐도 주차장이 보이지 않는다. 겨우 찾은 관광수산시장은 먹거리나 가게가 많지만, 막상 무엇을 사고 먹을지가 헷갈린다. 조용히 앉아 식사할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 오징어순대 두 마리 1만원, 새우튀김 1만원어치를 사서 나오고 말았다. ‘소문난 곳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채소전 여주인은 졸고 있다>
(2) 송이벨리자연휴양림은 오후 3시에 입실 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시간이 있다. 마침 남대천의 강변에서 열리는 ‘양양송이축제’에 가보기로 했다. 오늘이 축제의 마지막 날이라 파장이다. 쌀강정(5천원)과 송이버섯(10만원)을 샀다. 배도 4개에 1만원인데 7개를 준단다. 덤으로 5개를 더 받았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는 껍질이 얇고 배 즙이 많으며 달고 맛이 있다.
<양양송이축제장>
<송이버섯>
<황화코스모스>
(3) 송이벨리자연휴양림은 남대천 변에 있으며, 양양군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새로 지은 숙박시설은 깨끗하고 편리했다. 평일에는 숙박비도 할인해준다.
3. 하조대(河趙臺) – 주문진시장
(1) 여행 2일째 양양에서 강릉을 경유하는 귀로에 접어들었다. 그 중간에 있는 하조대는 암석해안으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고 노송이 어울려서 명승지를 만들고 있다. 절벽 위에는 육각정 하조대(1955년 건립)가 있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이곳에서 만년을 보내며 교유하였던 연유로 그런 명칭이 붙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몇 년 전에 보았던 기억과는 다르게 경치가 수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보는 것들도 달라진다.
(2) 주문진수산시장은 내가 자주 가는 수산물시장이다. 동해에서 잡은 오징어, 곰치, 홍게와 생선들의 집산지이기도 하다. 특히 다듬은 생 복어, 명태와 이면수 코다리는 내 단골메뉴이다. 복어는 복어요리자격이 있는 ‘민수네‘가게에서 주로 사며, 홍게를 직접 잡는 ’수산댁‘을 소개받았으나 오후에 개점하기 때문에 다음에 사기로 했다.
4. 경포대(鏡浦臺) – 초당(草堂)마을 농촌순두부집
<빨간 점이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경포대, 초당마을 농촌순두부집>
(1) 경포대는 경포호(鏡浦湖)를 바라보는 경치가 시원스럽다. 율곡 이이의 경포대부(鏡浦臺賦)와 숙종의 어제시(御製詩)를 비롯한 명사들의 기행문과 시문이 많이 남아있다.
경포대 입구에는 안중근 의사가 여순(旅順)감옥에서 남긴 글귀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인무원려 난성대업(人無遠慮 難成大業)”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못하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경포호 주위에는 경포대를 비롯하여 해운정(海雲亭), 경호정(鏡湖亭), 금란정(金蘭亭), 상영정(觴詠亭) 등 16개의 정자가 있어 경치를 자랑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경포대 표지석>
<안중근 의사 기념비>
<충혼탑>
<정조 어제시(御製詩)>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2) 경포호 주위에 있는 초당마을은 두부 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시대 중엽 삼척부사 초당(草堂) 허엽(許曄, 1517~1580)이 관청 앞마당에 있는 샘물을 이용하여 두부를 만들고 바닷물로 간을 맞추었다. 이렇게 만든 두부가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자, 허엽은 자신의 호를 따서 '초당두부'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부를 만들었던 샘물이 있던 자리는 강릉시 초당동이며, 허엽이 살았던 집 부근을 ’초당마을‘이라고 부른다.
내 단골 순두부집은 두부마을에 있는 ’농촌순두부집‘이다. 예나 변함없이 강릉에 갈 때 마다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 흰 순두부정식이 1만5천원이다.
<순두부(흰색)정식>
5. 오대산 상원사(上院寺) –이천도착
<빨간 점이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1) 몇 년 전에 오대산 월정사에 들렸다가 상원사 주차장까지는 갔으나, 상원사까지 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승용차로 상원사 바로 앞까지 갈 수 있었다.
상원사는 신라 성덕왕 4년(705년)에 성덕왕의 두 왕자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로서,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모셔온 부처님의 사리를 안치했다는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이다.
(2) 상원사에는 경주 남산의 화강암을 가져다가 2012년에 완공한 오대보탑(五臺寶塔), 부처님 대신 문수동자와 문수보살상을 모신 문수전(文殊殿), 문이 굳게 잠긴 청량선원(淸凉禪院), 황금빛 찬란한 봉황새가 앉아있는 형상의 봉황보당(鳳凰寶幢),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동종을 품고 있는 동정각(動靜閣), 고양이 덕분에 목숨을 건진 세조가 그 은혜에 보답하는 뜻에서 세운 고양이 석상, 만화루(萬化樓)와 통나무로 조각한 달마대사상 등의 유물이 있다.
<상원사 입구 계곡 물소리 동영상>
<오대산 상원사 표지석>
<약수터>
<절 입구>
<달마대사상>
<고양이 석상>
<봉황보당(鳳凰寶幢)>
<오대보탑(五臺寶塔)>
<문수전(文殊殿)>
<동정각(動靜閣)>
<연등>
<천정의 벽화를 비추는 바닥의 거울>
* 여행후기
(1) 오랜만에 나선 나들이라 느긋하게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출발했으나, 자동차여행이라는 것이 달리다보면 과속하기 마련이다. “서행, 양보, 확인”을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내 차선을 지키려고 애를 쓰지만 마음과 같지 않다.
나는 내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도상연습으로 기억하는 도로를 따라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도로는 그동안 운전경험에서 터득한 감으로 목적지를 잘 찾아간다. 다음 목적지를 가기 전에 준비해간 지도를 확인하고 출발한다. 잘못 들어서면 한 바퀴 더 돌면 된다. 이천에서 송이벨리 휴양림까지는 약300km이다. 여행에서 보는 것보다 자동차에 더 신경이 쓰이니 나도 늙어 가는가 보다.
(2) 이번 여행의 주 목적지는 오산횟집, 속초관광수산시장, 송이벨리자연휴양림, 초당마을 농촌순두부집 이었으며, 그 외는 계획도 없이 시간적인 여유에 따라 그때그때 가까운 곳을 들린 것이다. 여행의 목적지를 너무 완벽하게 잡지 않는 것도 여유 있는 여행이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 같다.
(3) 단풍구경도 못했으니 이달 중순경에는 딸애와 같이 이번 코스에서 빠뜨린 곳도 찾아보고, 단풍이 절정일 때 한 번 더 다녀올 생각이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오대산 월정사는 몇번 가봤지만 상원사는 전에는 차가 못가고 걸어가야해서 못갔는데 김동문 글에보니 차로 갈수있다하니 한번 가봐야겠네요.
좋은정보 고맙고요 단풍구경하신 후기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상원사는 주말이 아닌 평일에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차가 들어가는 것을 묵인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