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시작된 송파실버악단의 평균 연령대는 70대입니다. 지난 10월 울산에서 열린 전국실버밴드 경연대회서 대상을 차지하며 전국 최강 악단임을 알리기도 했던 송파 실버 악단. 81세 트럼본 연주자 엄남익 단장을 비롯해 색소폰, 트럼펫, 트럼본, 기타, 베이스 등을 맡은 열 세명 단원들 모두 연주 때마다 늘 빨간 재킷을 입고 있는데요. 이들은, 트레이드 마크가 된 빨간 재킷보다 더 화려한 연주 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공연 섭외가 끊이질 않아요, 연주가 많은 봄, 가을 땐 매주 3,4회 공연이 이어지기도 하죠. 구청의 문화 공연 뿐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의 행사와 해외 공연까지, 한해 평균 공연 횟수는 60회 정도라고 합니다. 그만큼 연주 레퍼토리도 다양해요. ‘눈물젖은 두만강’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물론이고, ‘쿵따리 샤바라’ ‘어머나’도 신나게 연주해내고 있죠. 요즘 2,30대 젊은 층들을 위해 새로운 곡을 또 추가해서 연습할 계획이라고 해요. 그러니 실버악단 단원들은 일주일에 두, 세 번 모이는 연습 시간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함께 맞춰보며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뿐 아닙니다. 단원들은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기도 해요. 특히 금관 악기 단원들은 폐활량을 위해 축구나 배드민턴을 아침마다 꾸준히 하고 있구요. 이들은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를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들을 모아 놓은 악단과 함께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연주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장 많은 것을 갖고 있고,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60년 넘게 연주활동을 하고 해왔던 송파실버악단의 엄남익 단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 연주 실력이 좋다고들 칭찬해주시지만... 사실 우리보다 음악 잘하는 노인분들은 많을 거예요. 단지 그들은 실력을 발휘할 곳을 찾지 못한 거고 저흰 자리가 있을 뿐이죠. 바라는 게 있다면 자치구마다 실버악단이 생겼으면 하는 겁니다. 우리 실버들이 정말 원하는 건, 젊은 사람들과 같아요, 바로 열정과 보람이죠.”
<CBS 라디오 93.9 MHz "그대와여는아침 김용신입니다" 아침공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