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가 이름만 들어도 그 자리에서 울음을 뚝 그친다는 그 분이 극장가에 나타나셨습니다. 필자는 어제 <뽀롱뽀롱 뽀로로> 시리즈의 첫 번째 극장판인 <슈퍼썰매 대모험>을 관람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뽀로로 극장판-슈퍼썰매 대모험> 관람 후기를 다룰 것이며,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께는 가능한 이번 연재분을 보시지 말 것을 권장합니다. 이번 주 수요일에 개봉된 <뽀로로 극장판-슈퍼썰매 대모험>은 뽀로로와 그 친구들이 슈퍼 썰매 그랑프리 경기를 보면서 슈퍼 썰매 챔피언의 꿈을 품게 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좌절과 고난과 눈물을 헤쳐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펭귄 뽀로로와 그 친구들이 슈퍼 썰매 그랑프리 경기를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썰매를 타러 나가려는데 꼬마여우 에디가 사탕을 연료로 쓰는 슈퍼 로켓 썰매를 개발했다며 뽀로로에게 줍니다. 뽀로로는 시험 운전을 하지만, 출력이 너무 강해 썰매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공중으로 날아갑니다. 뽀로로는 무전을 받고 낙하산으로 탈출하지만, 썰매는 그대로 날아가 지나가는 택배 화물기와 부딪칩니다. 추락한 택배 화물기에서 내린 망고와 토토라는 두 마리 거북은 자신들은 택배업자로 얼음나라 노스피아로 슈퍼 썰매를 배달하러 날아가던 길이었다고 소개합니다.
그들을 통해 노스피아의 존재와, 슈퍼 썰매 그랑프리가 1주일 후에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된 뽀로로 일행은 슈퍼 썰매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그들의 택배 화물기를 고쳐주는 대신 그들로부터 특별 훈련을 받습니다. 이렇게 1주일이 지나 망고와 토토는 다시 슈퍼 썰매 배달을 위해 노스피아로 날아가고, 뽀로로 일행은 그들의 택배 화물기를 이용해 몰래 노스피아로 함께 날아갑니다. 뽀로로 일행은 팀을 조직하고 출전권을 받아 냅니다. 참가팀들이 한데 모여 술파티를 벌이고 있는데 갑자기 한 떼의 악당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바로, 2년 전에 부정 행위를 저질러 탈락한 불곰팀이었습니다.
불곰팀은 다른 팀들을 향해 '챔피언을 따내서 너네를 모두 몰아내겠다'고 협박합니다. 뽀로로는 우리 뒤에는 전직 챔피언으로 훌륭한 스승들이 있다며 망고와 토토를 가리키며 앞으로 나섰습니다. 불곰팀의 주장 푸푸는 토토가 뽀로로 팀에게 선물로 준 1등 메달을 들여다 보더니, 비웃었습니다. 이리하여 망고와 토토는 실은 허풍선이 배달왕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폭로되었고,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뽀로로 팀은 분노와 절망의 늪에 빠집니다. 하지만 슈퍼 썰매 챔피언을 꿈꾸며 날아온 이상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뽀로로 팀은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 준비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드디어 운명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12개의 팀이 참가한 가운데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년 연속 챔피언 팀인 백호팀, 반칙의 제왕 불곰팀도 끼어 있었습니다. 최연소 팀으로 참가한 뽀로로 팀은 뽀로로가 운전을 하고, 암펭귄 패티가 선탑(선임탑승)을 하기로 했습니다. 코스는 고지대 스타디움을 출발, 급경사 구간, 전나무 숲, 360도 회전 코스, 공룡 화석이 묻혀 있는 얼음동굴, 설산, 안개 지역, 크레바스 지대를 지나 스타디움으로 되돌아오는 형태였습니다. 출발 신호에 맞추어 모든 팀이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뽀로로 팀은 슈퍼 썰매의 갑작스런 고장으로 인해 긴급 수리를 했지만, 수리가 끝나자마자 썰매가 갑자기 달려나가는 바람에 패티가 선탑하지 못하는 사고가 터졌습니다.
북극곰 포비가 무전용 열기구를 타고 팀의 썰매를 따라 날아갔습니다. 선탑자가 없으면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공룡 크롱이 선탑을 하겠다며 급히 뛰어내려 썰매에 올라탔습니다. 한편 백호팀과 불곰팀은 선두에서 앞치락 뒤치락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장애물 혹은 불곰팀의 부정 행위에 걸려 탈락하는 팀이 늘어났습니다. 꼴찌로 달리던 뽀로로 팀도 급경사 코스와 전나무 숲을 지나 얼음동굴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곧 길을 잃었고, 이에 뽀로로는 슈퍼 점프를 쓰려고 했지만, 크롱의 실수로 연료로 쓸 사탕을 잃고 맙니다. 그렇다고 지체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얼음동굴이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팀들은 얼음동굴을 지나 설산을 넘고 있었습니다. 뽀로로 팀도 간신히 우회 통로를 찾아 얼음동굴이 무너지는 사이를 뚫고 설산 지대로 달려나갔습니다. 불곰팀의 나머지 팀원들은 폭탄을 설치해 백호팀을 방해했으나 번번히 실패합니다. 살아남은 팀들은 드디어 안개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안개 지역으로 들어가자, 탈락팀이 속출했습니다. 이제 백호팀, 불곰팀, 뽀로로 팀만이 살아남은 상황에서 불곰팀과 백호팀은 여전히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뽀로로 팀은 여전히 꼴찌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달려가도 모자랄 판에 안개가 너무 진하게 끼어 있으니, 좀처럼 속도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백호팀마저 불곰팀의 부정 행위에 걸려 안개 지역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백호팀은 불곰팀을 꼭 이겨 달라며 자신들의 안위를 물으러 달려온 뽀로로 팀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백호팀을 탈락시키고는 의기양양하게 달리고 있던 불곰팀의 주장 푸푸는 뒤를 돌아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계속 꼴찌로 달리고 있던 뽀로로 팀이 바짝 쫓아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두 팀의 치열한 공방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팀은 크레바스 지대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불곰팀의 방해가 또 실패하여 방해 목적으로 설치한 폭탄이 터지면서 빙판이 갈라졌습니다. 두 팀은 크레바스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뽀로로는 닻을 걸고 불곰팀을 함께 끌어올리며 남의 불행을 양식으로 삼지 말라며 충고합니다. 정당하게 승패를 가리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불곰팀은 점프로 달아날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자, 뽀로로 팀을 크레바스 속으로 밀쳐 내고는 다시 의기양양하게 달려 나갔습니다. 연료는 거의 동났고, 뽀로로 팀의 나머지 팀원들도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연료로 쓸 사탕 3개 중 하나는 슈퍼 로켓 썰매 개발에 썼고, 이렇게 남은 두 개의 사탕 중 하나를 노스피아로 날아오기 전에 망고와 토토에게 선물로 준 탓에 크롱이 잃은 사탕이 마지막 사탕인 데다가, 크레바스 지대에는 눈폭풍이 몰아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리 중계 아나운서들도 좌절했습니다. 이대로 불곰팀이 챔피언을 따낸다면 향후 슈퍼 썰매 그랑프리는 불곰팀의 손에 놀아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망고와 토토가 뽀로로 팀의 텐트에 나타나 자신들이 노스피아로 날아오기 전에 뽀로로 팀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사탕을 꺼내 들며 자신들이 뽀로로 팀의 썰매가 있는 곳으로 나가서 도와 주겠다고 합니다. 눈폭풍이 몰아치는 크레바스로 나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허풍선이라 해도 택배업자는 택배업자죠. 뽀로로 팀의 무전용 열기구를 타고 죽음을 무릅쓰고 날아가 서로 대립하며 좌절하고 있던 뽀로로와 크롱에게 사탕을 건네 주었습니다.
이 진짜 마지막 사탕으로 뽀로로 팀은 슈퍼 점프를 써서 앞서 달려가는 불곰팀을 향해 잽싸게 날아갔습니다. 이로써 마지막 공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틈에서 뽀로로 팀의 한쪽 썰매날이 파손되면서 다시 불곰팀이 유리해졌습니다. 하지만 뽀로로는 급커브 코스에서 나머지 한쪽 썰매날을 이용해 특별 훈련때 터득한 옆돌아 뛰기 기술로 또다시 불곰팀을 앞질렀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두 팀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뽀로로 팀의 썰매가 미미한 오차로 먼저 결승선을 넘은 것으로 판명되어 챔피언 자리는 뽀로로 팀에게 넘어갑니다.
시상식에서 뽀로로는 '챔피언은 나와 팀원들만의 것이 아니며, 기타 응원하고 받쳐주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시상대에 오르기를 주저하는 망고와 토토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전연령 관람가 극장 애니메이션이었지만, <뽀로로 극장판-슈퍼썰매 대모험>은 우리에게 정당하고 정의로운 승부란 무엇이고, 비전(Vision)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이며, 부정한 방법으로 비전을 이루려는 마음가짐이 불러오는 비극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끝으로 뽀통령의 신화가 극장에서도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전 세계 어린이들이 뽀통령을 보면서 늦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