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적포도주, 올리브유 등은 잘 알려진 슈퍼푸드다.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만드는 마법의 음식이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음식으로 만병통치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 즉 ‘슈퍼이팅(Super Eating)’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음식을 사랑하며, 음식도 우리를 사랑해주기를 바란다’
《슈퍼이팅》의 저자 이안 마버가 서문에서 밝힌 이야기다. ‘슈퍼이팅(Super Eating)’이란, 어떤 음식들이 서로 협력해서 에너지를 내는지, 어떤 음식끼리는 피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음식끼리는 하나의 영양소가 다른 영양소를 활성화시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고, 서로 경쟁해서 흡수를 방해하는 길항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감기엔 비타민C, 비타민C에는 오렌지?
‘두통이 있으면? 아스피린을 먹어라. 관절이 아프면?소염제를 먹으면 된다.’ 이런 식의 영양 섭취는 식생활에도 만연하다. 감기에 걸리면 비타민C가 필요하니까 오렌지 주스를 마셔야 한다는 식이다. 칼슘이 필요하면 우유를 마신다는 것도 비슷한 이야기다. 간과하는 게 있다면, 우유는 뼈로만 가지 않는다는 거다. 뼈 외의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생리통이 심한 25세 여성이 있다고 하자. 그녀는 마그네슘 영양제를 먹으면 생리통이 줄어든다는 처방을 받는다. 당장의 통증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녀가 남은 월경기간 동안 3백 번 이상의 마그네슘을 섭취한다면, 체내의 아연 수치는 정상보다 높아진다.
이것이 원스텝 방식(즉각 처방)의 맹점이다. 카카오, 적포도주, 올리브유 등은 플라보놀,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제가 들어있어 슈퍼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슈퍼 ‘푸드’는 없다. 폴리페놀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는 단점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음식들을 다른 기관이나 영양소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먹어야 한다. 슈퍼푸드가 아닌 슈퍼 ‘이팅’이 중요한 이유다.
영양소의 아군과 적군
서울여자대학교 식품공학과 노봉수 교수는 “모든 오해는 식품 속에 들어있는 한 가지 영양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믿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한다. 노화를 늦추거나 피부를 좋게 만들거나 관절을 강화하거나 심장을 튼튼히 하는 것은 한 가지 슈퍼푸드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세포가 노화되는 이유는 활성산소 때문이다. 활성산소를 차단하면 자연적인 노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SOD), 글루타치온 퍼옥시다제(GP) 등이다. SOD를 만들려면 구리, 아연, 망간이 필요하고 GP를 만들려면 셀레늄이 필요하다.
노화 과정을 늦추는 식단
구리 간, 캐슈넛, 참깨, 해바라기씨, 버섯, 대두, 팥
아연 해산물, 닭고기, 귀리, 현미, 호박씨
망간 파인애플, 잣, 고구마, 시금치
셀레늄 대구, 참치, 연어, 새우, 버섯, 가자미, 고등어, 현미
비타민A 달걀, 치즈, 피망, 파프리카
피해야 하는 음식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 과일 섭취량은 하루에 두 조각으로 제한한다. 채소는 삶지 말고 쪄먹는다.
심장과 심혈관계 질환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나빠지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을 일으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식습관으로 고쳐가는 게 좋다. 이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 콜레스테롤이다. 보통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만 집중하는데, 콜레스테롤이라고 해서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신체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콜레스테롤도 필요하다는 게 슈퍼이팅의 입장이다. 단, 좋은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심장 건강을 위한 식단
칼슘 생선뼈, 뱅어, 정어리, 연어 통조림 등 자연에서 얻는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높인다.
마그네슘 현미, 견과류, 암녹색 잎채소
칼륨 아보카도, 토마토, 감자, 고구마, 호박, 오이, 피망
필수지방산 견과류, 씨앗류, 생선, 아보카도
엽산 녹색 채소, 상추, 아보카도,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브로콜리
피해야 하는 음식 술, 정제 설탕, 익히지 않은 채소는 먹지 말고 쪄먹는 것이 좋다.
피부는 사람의 신체기관 중 가장 큰 장기다. 독소와 노폐물의 배설 통로이기도 하다. 간이 나빠지면 피부도 함께 나빠지는 건 이 때문이다. 보통 피부 세포는 끊임없이 교체되는데, 이때 비오틴(세포의 지방을 분리하는 물질)이 있어야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는다. 피부의 탄력과 촉촉함을 위해서는 비타민E와 필수지방산, 아연이 필수다.
맑은 피부를 위한 식단
비타민 달걀, 치즈, 플레인 요구르트, 당근, 고구마, 호박, 브로콜리, 아보카도
아연 육류, 달걀, 해산물
바이오틴 달걀노른자, 견과류, 근대, 고구마, 토마토, 당근, 아보카도
필수지방산과 비타민E 생선, 견과류, 아보카도, 씨앗류
활생균 플레인 요구르트, 미소된장, 토마토, 양파, 마늘, 바나나
피해야 하는 음식 인공지방이나 칼로리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먹는 가공된 곡물. 역시 채소는 쪄먹는 게 좋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유슬기 기자 | 사진 강현욱,이미지코리아 | 참고도서 《슈퍼이팅》(이안 마버, 예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