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과학 왜 공부하니?’ 그러면 대답은 대부분 한 가지다. ‘시험 때문에요.’ 과학이 재미있어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과학은 그저 시험만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과목 중 하나이다. 실생활에서 과학을 그리 많이 접하고 있지만 그것을 이론으로 알기에는 학생들에게는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달리는 자동차의 속력은 계기판을 보면 되는데 왜 우리가 계산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설탕물을 타먹기 위해서 우리 입맛에만 맞으면 되지 왜 몇 g이 들어가며 녹은 설탕이 몇 도에서 다시 석출되는지를 왜 배워야 하는지를 아이들은 이해 못한다. 사실 학생들이 나에게 ‘왜 이걸 배워요’라고 물어보면 달리 해줄 말도 없다. 우리의 생활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기 위해서 배운다는 말만 해줄 뿐이다. 그렇게 과학을 싫어하는 학생들을 보면 크게 3가지 타입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혼자서도 잘해요’ 타입.
두 번째 ‘공식은 알지만 대입이 안돼요’ 타입세 번째 ‘공식도 몰라요’ 타입
첫 번째 타입이나 세 번째 타입은 오히려 쉽다. 첫 번째 타입은 그냥 조금씩 거들어만 줘도 알아서 잘한다. 세 번째 타입은 공식부터 외우도록 시키면 된다. 가장 문제가 두 번째 타입이다. 이 학생들의 공통점을 보면 공식을 안다고 자만한다. 그러다보니 기본은 무시하고 바로 문제만을 본다. 그러다보니 조건에 안 맞추고 숫자들을 대입한다. 그러니 답이 나올 확률은 0.1%에 가깝다. 이 학생들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문제를 대하는 것을 보면 예) 60㎏의 사람이 3㎧로 달리고 있다. 이 사람이 달에 가서 똑같은 속력으로 달리고 있다면 이 사람의 달에서의 운동 에너지는 얼마이겠는가? (단, 달의 중력은 지구의 중력 이다.)이 문제는 첫 번째 타입의 아이들이 못 풀면 운동에너지 구하는 식만을 한 번 더 상기시켜주면 된다. 그러면 바로 270J이라는 정답을 들을 수 있다.
세 번째 타입의 학생들은 공식을 문제 위에 쓰라고 한다. 이때 조건은 한글로 쓰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의 차이를 둔다.
그 다음에 조건들을 하나하나 맞춰서 숫자들을 대입 할 수 있도록 하고, 공식을 가리고 다시 한 번 물어본다. 그러면서 문제 풀이와 공식을 다 공부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학생들 같은 경우 이 과정을 몇 번 더 반복하다 보면 문제가 쉽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두 번째 타입이다. 본인이 공부한 게 있기 때문에 잘 못된 부분이 어디인지 모른다. 또 정확히 공부한 게 아니므로 잘못을 지적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도 중간에 설명 내용을 안 듣고 본인만의 결론을 내려버린다. 그러니 항상 같은 결과를 반복한다. 이럴 때는 나도 모르게 학생에게 강압적으로 내용을 설명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똑같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삐죽이면서도 공식부터 다시 차근차근 본다. 그러면서 본인이 어디에서 실수 했는지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그러면서 본인의 머리를 통통 쥐어박기도 하고 ‘아~’라는 탄성을 내기도 한다. 이럴 때 작은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다른 문제를 풀면 또 같아지는 신기함도 보인다.
이렇게 학생들은 과학을 어려워하고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춘천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과학은 피할 수 없는 과목이다. ‘얘들아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 너희들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작은 길을 터줄 것이니 그 길로 너희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거라.’
조순임 춘천 정석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