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사랑 100번 반칠환 외 {새해 첫 기적} 보도자료
계간시전문지 {애지}는 2000년 봄호에 창간되었고, 우리는 ‘지혜사랑’을 통하여 우리 한국인들의 백만 두뇌를 양성하고, 우리 한국인들을 ‘사상가와 예술가의 민족’으로 인도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출발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지혜사랑 시인선’의 첫 번째 시집인 {나비, 봄을 짜다}를 출간한 것은 2007년 4월이었고, 어느 덧 약 7년만에 100번째 시집인 {새해 첫 기적}을 출간하게 되었다.
한국사회는 모든 것이 서울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데 반하여, 계간 {애지}와 지혜사랑 시인선은 대전과 충청도에서 출간되고 있는 만큼 그 어려움과 우여곡절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러나 모든 고급문화는 어렵고 힘들고, 그 어느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곳에서, 전혀 뜻밖의 우연처럼 자라나기 마련인 것이고, 언젠가, 어느 때는 애지문화가 대한민국의 최고급의 문화로 자라날 것을 우리는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안정옥의 {아마도}, 송수권의 {달궁 아리랑}, 강병길의 {도배일기}, 이향란의 {한 켤레의 즐거운 상상}, 양애경의 {맛을 보다}, 황학주의 {모월 모일의 별자리}, 이은의 {불쥐}, 반칠환의 {전쟁광 보호구역} 등이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도서로 선정되었고, 이밖에도 나태주의 {세상을 껴안다}가 문화관광부의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다.
흙 속에 묻힌 진주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이러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던 언어의 삼각주三角洲는 너무나도 비옥하고 무한한 시의 보고였던 것이다.
대부분의 유명한 시인들은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고, 대부분의 무명 시인들은 그 이름값이 너무나도 형편없이 매겨질 때가 많았다.
편집자는 명예의 거품을 걷어내고, 다른 한편, 그 무명의 베일을 벗겨보고 싶었다.
명마 부세팔루스를 길러낸 알렉산더 대왕처럼, 또는 호머라는 대서사시인을 길러낸 뮤즈처럼......
지혜사랑 100번째 시집 {새해 첫 기적}의 시인들은 이 흙속의 진주와도 같은 시인들이라고 편집자는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새해 첫 기적}은 천형의 삼수갑산三水甲山과도 같은 변방邊方의 기적인 것이다.
이 삼수갑산까지 기꺼이 찾아와, 지혜사랑시인선에 크나큰 힘을 보태주신 송수권, 안정옥, 양애경, 황학주, 반칠환, 박찬일, 나태주 시인 등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새해 첫 기적}을 펴내면서
이제 이곳 대전--충청도는 삼수갑산과도 같은 변방이 아니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애지문화’의 싹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기적이 기적을 낳고, 이 기적이 하나님도 감동할 만한 ‘명시’들을 출현하게 한다. 지혜사랑 시인선의 참가자들은 몇몇의 시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무명 시인들이지만, 그러나 이 무명 시인들의 시적 능력이 제일급의 유명 시인들의 뺨을 때리고, 하나님의 은총을 쏟아지게 만든다. 지혜사랑 100번째 시집 속의 시들이 바로 그 증거이며, 따라서 우리는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이 {새해 첫 기적}의 출간을 기획하게 되었던 것이다.
햇빛이 겹겹이 매어놓은 날줄 속으로 나비 한 마리
들락날락 하루를 짭니다
찰그락찰그락 어디선가 베틀 소리 들립니다
그가 짜는 능라인지
화르륵 꽃분홍 철쭉이 핍니다
길 끝에서 언덕으로 언덕에서 산으로 오르는
저 나비,
연둣빛 북입니다
팽팽하던 날줄이 툭툭 끊어집니다
저 붉은 노을
그가 토혈을 하고 있습니다
그 속으로
낙타같이 능라를 진 산들이 지고 있습니다
----김종옥, [나비, 봄을 짜다] 전문
라는 김종옥의 {나비, 봄을 짜다}로 출발해서,
도루코 칼날은 잘 든다
열개들이 한통이면 집 한 채 벽지도 바르고 장판도 깐다
무뎌진 칼끝을 톡톡 떼어내며 새날처럼 쓰는 도루코 칼날은 도배장이들이 즐겨 쓰는 소모품이다
칼날 만드는 공장이 우리 동네에 있고
그 사거리를 사람들은 도루코사거리라고 부른다
칼 만드는 공장에 출근하던 사람들이 도루코사거리에 서서 일 년 넘게 정문을 통과하지 못하며 망루를 세우고 현수막을 걸었다
‘도루코의 칼날은 비정규직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잘라야 합니다’
잘린 비정규직들이 표어를 앞뒤로 걸머메고 부러진 칼날처럼 녹슬어 갔다
‘왜 우리 마음 속에 칼을 갈게 하는가’
무딘 칼날을 벼리듯 사계절 버티고 선 그들의 구호는 날이 서 있었다.
----강병길 [도루코 칼날--도배일기] 전문
라는 강병길의 {도배일기}를 지나, 또는
생각하면 너무 크다
생각하면 너무 작다
너무 멀고도 아득하다
그래도 나는 세상을
껴안을 수밖에는 없다
사랑하기만 한다면 세상과 내가
둘이 아님을 아는 까닭으로
세상아, 안녕!
아침에 일어나 세상과 인사하고
세상아, 안녕히!
저녁에 세상과 작별을 나눈다
날마다 세상 앞에서
나는 아이이고
내 앞에서 세상도
새롭게 아기다.
----나태주, [세상을 껴안다] 전문
라는 나태주 시인의 {세상을 껴안다}를 지나서, 모든 시인들이 다함께 {새해 첫 기적}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반칠환, [새해 첫 기적]({웃음의 힘}) 전문
지혜사랑시인선은 첫 번째 시집인 {나비, 봄을 짜다}에서부터 100번째 시집인 {새해 첫 기적}에 이르기까지 아래와 같이 출간되었다.
아 래
1, 김종옥 외 {나비, 봄을 짜다}. 2, 김정원 {줄탁}3, 김평엽 {노을 속에 집을 짓다}, 4, 김연종, {극락강역極樂江驛} 5, 신영순 {달을 품다} 6, 최금녀 {큐피드의 독화살}, 7, 이정란 {나무의 기억력}* 8, 전순영 {시간을 갉아먹는 누에} 9, 이종진 {여기가 아닌 그곳}* 10
양해열 외 {아, 공중사리탑} 11, 김용성 {안녕 돌리}, 12 정찬교 {아까끼 아까끼예비치}* 13, 박순호 {무전을 받다} 14, 강영은 {녹색비단구렁이} 15, 유영삼 {흙} 16 안정옥 {아마도} 17 민경환, {탈주냐 도주냐} 18, 장순금 {햇빛 비타민} 19, 박현 {굴비} 20, 김현식 외 {날개가 필요하다}
21, 김현식 {나무늘보}22, 김찬옥 {물의 지붕} 23, 김종옥 {잠에 대한 보고서}, 24, 정재분 {그대를 듣는다} 25, 임영석 {고래 발자국} 26, 이정화 {침묵의 자세} 27, 남혜숙 {여우야 여우야} 28, 홍승주{내 몸을 건너는 만월} 29, 강경보, {우주물고기}* 30, 김용길 {다이어트 하는 달}* 31, 김연종 외 {버거씨의 금연 캠페인} 32, 송수권 {달궁아리랑} 33, 정연희 {호랑거미 역사책} 34, 권순자 {검은 늪} 35, 박정원 {뼈 없는 뼈} 36, 강정이 {꽃똥} 37, 백소연 {바다를 낚는 여자} 38, 김안려 {마두금 연주에 눈물 흘리는 어미소} 39, 오승근 {세한도}* 40, 강병길 {도배일기}
41, 권혁재 {잠의 나이테} 42, 김혜영 {프로이트를 읽는 오전} 43, 강서완 외 {떠도는 구두} 44, 이향란 {한 켤레의 즐거운 상상} 45, 조영심 {담을 헐다} 46, 안정옥 {헤로인} 47, 양해열 {영산수궁가}(장편서사시}* 48, 김진길 {밤톨줍기} 49, 문효치 {七支刀} 50, 이현채 {투란도트의 수수께끼} 51, 김순일{웃음을돈사려고} 52, 송유미 {당나귀와 베토벤} 53, 양애경 {맛을 보다} 54 황학주 {某月某日의 별자리}55, 유현서 외 {능소화에 부치다} 56, 이정숙 {공룡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57, 이은 {불쥐} 58, 김연종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59, 한석수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 60, 황연진 {달콤한 지구}
61, 천금순 {아코디언 민박집} 62, 송경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 63, 박영석 {공이 오고 있다} 64, 최해돈 {아침 6시 45분} 65, 조재형 {지문을 수배하다} 66, 김은숙 {민들레 치과} 67, 위상진 {그믐달 마돈나} 68, 반칠환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69, 반칠환 {웃음의 힘} 70, 반칠환 {전쟁광 보호구역} 71, 박경림 {푸카키 호수의 침묵}72,원무현 {사소한, 아주 사소한 발견} 73, {영산전이 생생生生하다} 74, 이시경 {쥐라기 평원으로 날아가기} 75, 장이엽 {삐뚤어질 테다} 76, 이제야 외 {엇박자의 키스}77, 박분필 {산고양이를 보다} 78, 나태주 {세상을 껴안다} 79, 이해웅 {사하라는 피지 않는다}80, 주종환 {계곡의 발견}
81, 최진화 {푸른 사과의 시절} 82, 강신용 {목이 마르다}83, 한명희 {마이너리거 읽기} 84, 이복규 {아침신문} 85, 허림 {이끼, 푸른 문장을 읽다} 86, 한보경 {여기가 거기였을 때} 87, 김성조{영웅을 기다리며}88, 황경숙 {그린란드 보고서} 89, 박찬일 {중앙 SUNDAY-서울 1} 90. 김혜영 외 {붉은 나무} 91, 김환식 {참, 고약한 버릇} 92, 김해경 {메리네 연탄가게} 93, 김명이 {엄마가 아팠다} 94, 송진 {시체 분류법}95, 신영순 {푸른 도서관} 96, 홍종빈 {젓가락 끝에 피는 꽃} 97, 남주희 {꽃잎 호텔}98, 우애자 {은빛 멸치}99, 박정원 {꽃불} 100 반칠환 외 {새해 첫 기적}
* 고딕으로 처리한 시집은 저자와 연락이 되지 않았고, 양해열의 {영산수궁가}는 장편 서사시이기 때문에 이번 시집에서 표제시를 수록하지 못하게 되었음.
지혜사랑 100번 반칠환 외 『새해 첫 기적』, 도서출판 지혜, 신국판 값 9.000원
표4의 글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반칠환, [새해 첫 기적] 전문
흙 속에 묻힌 진주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이러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던 언어의 삼각주三角洲는 너무나도 비옥하고 무한한 시의 보고였던 것이다.
대부분의 유명한 시인들은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고, 대부분의 무명 시인들은 그 이름값이 너무나도 형편없이 매겨질 때가 많았다.
편집자는 명예의 거품을 걷어내고, 다른 한편, 그 무명의 베일을 벗겨보고 싶었다.
명마 부세팔루스를 길러낸 알렉산더 대왕처럼, 또는 호머라는 대서사시인을 길러낸 뮤즈처럼......
지혜사랑 100번째 시집 {새해 첫 기적}의 시인들은 이 흙속의 진주와도 같은 시인들이라고 편집자는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새해 첫 기적}은 천형의 삼수갑산三水甲山과도 같은 변방邊方의 기적인 것이다.
이 삼수갑산까지 기꺼이 찾아와, 지혜사랑 시인선에 크나큰 힘을 보태주신 송수권, 안정옥, 양애경, 황학주, 반칠환, 박찬일, 나태주 시인 등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새해 첫 기적}을 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