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소름끼칠만큼 선명한 악몽(惡夢)
지금으로부터 7~8년전, 5월 말에서 6월 중순경이였다. 간밤에 소름끼치는 악몽을 꾸고 이른 새벽 놀라 잠깨어, 시골 부모님 단잠까지 깨버린 그런날이 있었다. 꿈치고는 너무 끔직하고 뚜렷한 선몽이였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너무도 선명하여 소스라치게 놀라 잠을 깨었는데도 놀란 심장은 평온함을 한참동안 찾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한게 틀림 없다.
7~8년 전 그날 꿈 얘기이다.
내 가게 건너편에 소형 아파트가 즐비하다. 허나 꿈속에서는 어이 없게도 베란다 방충벽도 없었고, 1층 화단에서부터 뻗어난 은행 나무들이 욕심 날만큼 풍성하게 다닥다닥 은행 열매가 열려 있었다. 꿈속이지만 은행잎이 노랗게 진 상태이고, 노르스름하게 익은 다닥다닥 붙어있는 은행을 낯선 할머니가 자꾸만 따겠다고 성화를 부리셨다. 베란다로 뻗어나온 은행 나무이고, 4층 높이에서 안전하게 붙잡을만한 방어벽도 없었고, 익히 기댈만한 벽도 없는 좁은 난간에서 은행 열매들을 따려는 그 할머니를 꿈속에서 조마조마하게 애가 타는 마음으로 말렸다.
" 할머니 위험해요. 제가 한바구니 따다 드릴테니 어여 내려 가세요. 큰일 납니다."
" 에이구, 쬐금만 딸께요. 괜찮다니까."
" 아이구~ 할머니, 빨리 내려 가세요. 큰일 난다니까요?"
" 아이고 그래야겠네.쬐끔만 쉬어야겠네"
순간 그 할머니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더니 " 쿵...!" 사람 몸이 바닥으로 떨어져 온몸이 부셔진듯한 소리가 들렸다. 붙잡을 난간도 없었고, 무엇보다 무서워서 뒤돌아 아래를 내려다 보지 못하고 꿈속이지만 '저 할머니 아마도 머리가 깨져서 돌아가셨나보다' 생각하면서, 놀란 만큼이나 소르라쳐 잠에서 깨어났다. 이를테면, 흉몽이였던게다. 그러나, 놀라서 잠은 깼지만, 생시인데도 심장 박동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혹시 엄마가(?) 하는 마음으로 부리나케 시골에 전화했다. 새벽 5시경이였으니 부모님도 놀래셔서 무슨일이냐며 되려 물어왔다. 별일 없다고 말씀 하시는 엄마도 괴상한 꿈을 꾸셨다 하셨다.
일단은 별일 없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에 행여 엄마가 다치시고도 감추는게 아닌가 싶어 몇번은 되물었지만 아무 이상 없다고 하시기에 오늘 조심하시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고 집안일 정리하고 출근했다. 무슨일로 흉몽을 꾸었을까, 어떤식으로 액땜을 하려나, 종종 생각하며 조심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일에 열중했다.
웃기게도 애 아빠한테도 오늘은 차 운행도 하지 말라하고 아들녀석한테도 미끄럼틀이나 높은데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었을무렵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다급한 목소리셨다.
" 아이마다..니 엄마가 큰 재앙을 쳐부렀따마다..!"
" 아부지 무슨 일 났어요?"
" 느그엄마가 씨알데 없이 감나무 위에 발을 올려 놓고 솔찬하게 열린 감을 냅 둬분다마시 솎아주다가 발을 헛디뎌서 바닥으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찍었나본디, 아무래도 허리가 뿌러진것 같어야. 언능 느그 큰오빠랑 두어명 내려와서 병원에 실고 가야겄다. 바로 출발해라, 곧바로 출발해라잉?"
" 네..아부지 알았어요..휴우~~ 119 불러요. 아부지.."
까마득하게 앞이 보이지 않았다. 오빠집 전화번호까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아득해진 느낌이였다.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 씌운 손님들 죄다 내 쫓아버리고 싶었다. 마침 동생이 왔기에 큰 오빠 찾아서 빨리 내려가라고 내 쫓았다. 천행으로 다행히 허리가 아닌 엉치 꼬리뼈와 대퇴부 골절로 그곳에서 응급처치만 한 다음 이곳으로 올라오셔서 한달 동안 입원 하셨었다.
꿈과 현실을 해부해 보면 이렇다.
꿈속에 다닥다닥 열려 있는 은행과 감꽃이 떨어진 그자리에 다닥다닥 열린 크기의 감이 비슷하고, 꿈속에서 쿵! 떨어진 소리를 들었는데, 실제로 울 엄마는 낮은 감나무이지만 무의식적으로 깜빡 정신을 놓아버린듯 떨어지셨다는게 비슷하고, 꿈속에서는 그 할머니가 아마도 돌아가셨겠거니 하고 놀라 잠을 깼는데, 울엄마는 다행히 머리는 다치지 않으셨고, 꼬리뼈 아주 약간 다치셨고, 대퇴부 골절상을 입으셨다. 암튼 그 사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허리와 대퇴부를 편케 사용치 못하며 살아가신다. 아마도 돌아가실 때까지 큰 골병을 안고 사실 것이다.
그날 밤 내가 흉몽을 꾸던 날 울엄마 꿈엔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나타나셔서 별안간 엄마를 부르시더란다." 아이~!" 이렇게 두번을 부르시길래 돌아가신 양반이 왜 부르시나 싶어 대답을 안하고 계시다가 세번째 부를때 " 예~!" 하고 대답하자마자 " 오늘 사고다아~!" 소리치셨다 한다. 그래서 깜빡 잠이 깨셔서 일어나셨다고 한다.
꿈과 현실에 대해서 어떤 상반관계로 이해를 해야 하는지...?
나로선 이해불가-.
2006.3
첫댓글 이번에는 1들 로또복권 당첨되는 꿈을 꾸셔야겠군요 !!!
로또는 상상도 안합니다. 바지런히 몸으로 벌어 먹고 살라는 능력이 있잖습니까. 지긋지긋한 그 일복....^&^( 꿈얘기 그만 그칠까요이상하져 )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