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21년 3월 20일
날씨 : 비오고 어두움.
땅의 상태 : 비를 먹어 검고 습하고 부드러우며 뿌리에 엉긴 흙은 잘 털어지지 않는다.
절기 : 춘분. 24절기 중 4번째. 적도선과 황도선의 동쪽 교차점, 춘분점(황경0도)에 태양이 이르는 때. 남반구는 추분.
☞ 수업: '자본음식/ GMO식품/종자법과 농부권' - 김은진
☞ 실습: 밭에서 나는 풀들/ 밭만들기/ 보리콩(완두) 심기/ 토종씨감자 쪼개기/봄나물 음식 먹어보기 - 장재학, 박은주
☞ 지난 주 숙제: 3월 밭에서 나는 나물과 잡초에 대해 알아보기 ㅡ 나물, 잡초의 효능과 먹는 법.
동네는 비가 거의 안왔고 수원엔 비가 조금 만 온다고해서 우산도 안들고 나갔답니다. 그런데 팔달문에 도착하니 옷이 젖을 정도로 비가 쏟아졌고, 토종학교 도착해서도 비가 많이 왔습니다. 하루 종일 어둡고 추워서 다들 오돌오돌 떨었지요.
비가 오니 밭이 젖어서 볏짚과 낙엽으로 멀칭해놓은 것들이 뚜렷하게 보였고 흙은 부드러워져 만지거나 파내기 좋았습니다.
절기로는 춘분절이었습니다. 춘분절을 찾아보니 이런 이야기가 있더군요.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이날은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해가 뜰 때 정동(正東)쪽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들고,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한다.'
갑자기 날이 추워져 비를 원망했는데 춘분절의 날씨에 대해 읽고는 깜짝놀랐습니다. 춘분절에 복받는 날씨를 만났으니 8기들의 한해는 복받을 것 같습니다!!^^
☞ 1교시 김은진선생님 강의
종자권과 농부권이 현재 왜 중요한 이슈가 되었는지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940년대부터 화학산업의 발전과 함께 '무역과 환경'이라는 두개의 큰 이슈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여러 협약과 다짐들로 이어지고 있지만 북반구에 위치한 강대국 위주의 불공정협약들이라고 합니다.
가트(GATT 1948), 우루과이 라운드(1986) 등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저에게도 익숙한 협약들이 이 과정에 등장했고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BD(Convetion on Biological Diversity)때문에 종자권과 농부권까지 제약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국제기구에서 종자권의 제한을 풀었으나 국가들은 이익을 독점하기위해 국가나 기업에 유리하도록 제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속가능한sustainable'이라는 말은 리오협약? 때 등장한 말로 자본주의에 유리한 것인데 한국에서 진보적으로 쓰이는 것이 의아하다는 말씀과 '아동노동' 역시 개도국의 가족분업이 강대국의 시선으로 볼때 착취나 학대로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은 뒤에 '자원의 개발'이라는 원래 의미를 붙여야하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 남은 자원을 오랫동안 쓰기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크고 알이 굵은 강원도의 옥수수와 자잘하고 귀여운 남쪽의 옥수수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지역의 특성과 농부의 개성이 어우러져 농부마다 다른 씨앗을 남기기 때문에 만들어진 차이라고 했습니다. 재미있게 본 은은가 옥수수들도 생각났답니다.
두개의 질문이 나왔는데 하나는 '농부는 누구인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채식에 대하여'입니다. 김은진선생님에 의하면 '규모나 등록의 문제가 아니라 씨를 뿌리고 길러내어 다시 씨를 받는 행위를 하는 모든 이가 농부'여야 한다고 합니다. 문서화된 농부와 다를 수 있다고 하셨어요. '채식, 채식인과 비채식인'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주 많이 이야기 나누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점심
점심엔 십시일반 가져온 것을 나누었습니다. 누군가 청닭알을 가져오셔서 구웠습니다.
☞2교시. 실습
1. 봄에 나는 나물과 풀 알아보기
실습시간엔 봄에 나는 풀들을 들에 나가 직접 찾아보고, 맛을 보았습니다. 10개씩만 캐보면 그 식물을 찾아낼수 있다고 했는데 10개 캐도 모르겠네요. 밭엔 완두콩과 열무를 심었습니다. 실습시간부터 박은주선생님의 '언니~~'샤우팅이 시작되었는데 생각하면 너무 웃겨서 지금도 웃고있습니다. 앎님이 올리신 영상중에 '언니 그거 냉이 아니라니까!!' 하는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ㅎㅎ
2. 씨앗 심기.
-씨앗의 5배정도로 구멍을 내어 심고 흙을 덮는데 작물에 따라 간격을 달리한다.
-점박기: 완두콩은 5알 정도씩 한꺼번에 심고 간격을 충분히 준다. 자라면 지지대를 만들어주는데 이쁘다.
-줄뿌리기: 열무처럼 자잘한 씨앗은 솎아내기를 할 것이니 흙에 얕게 줄을 내어 씨를 뿌리고 흙을 살살 덮는다. 옛날에는 씨를 뿌린 후 비질로 덮었다.
- 비오는 날처럼 흙이 젖었을때는 풀을 뽑지않는다. 뿌리내리기 쉽기때문.
- 쑥의 뿌리가 어마무시한데 밭에서 멀리 던지고, 뿌리가 위로 올라오게 뒤집어 놓아야 다시 뿌리내리지 않는다.
- 숙제. 냉이 10개씩 뽑아오기.
냉이 담은 이파리 쟁반.
- 밭갈기
호미질하고 삽질을 너무 힘있게 해서 하루 종일 앓아누웠습니다.
3. 냉이전
풀들은 바로 음식으로 해먹어야 한다며 부침개로 부쳐주어서 만들어오신 달래장과 맛있게 먹었습니다.
4. 덤으로 배운 것 : 원예와 화훼, 멀칭.
같이 공부하는 동기중에 원예과전공생이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원예는 꽃을 재배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원예는 가드닝(밭작물)위주의 농사고 꽃은 화훼라고 바로잡아주었습니다. 퍼머컬쳐는 밭과 논농사 모두를 아우른다는 것도 알려주셔서 유익했습니다. 멀칭도 알려주셨는데 다시 찾아봤습니다.
'멀칭, mulching
명사농업
농작물 재배에서의 토양 관리 방법의 하나. 토양 표면을 비닐이나 폴리에틸렌 필름, 짚 따위로 덮는 것인데, 농작물의 뿌리의 보호, 지온(地溫)의 확보, 토양 수분의 증발 방지, 토양 비료의 유실 방지, 잡초 방제 등을 목적으로 함. 순화어는 `바닥덮기'.'
☞ 간단 회의, 임원뽑기
8기반장 :멍게님
8기총무 :정앎님
영상기록과 서기: 정앎님
사진기록: 청명
강의영상기록: 장재학님
새로오신 두 분 인사와 소개.
☞나눔
초코볼님이 '밀'일거라고 한 것은 보리였습니다. '보리잎은 자르는 것'이고요. 보리잎, 냉이, 파, 모르는 풀들, 씨앗들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이 가져오신 달래양념장과 마늘장아찌를 냉큼집었는데 정말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과 도반님들이 모두 좋으셔서 너무너무 유쾌한 하루였습니다. 다음주도 먹고 놀 생각에 벌써 신납니다. 담주에 봐요~~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는 파종을 한다. 아울러 화단의 흙을 일구어 며칠 남지 않은 식목일을 위하여 씨뿌릴 준비를 한다. 춘분을 즈음하여 농가에서는 농사준비에 바쁘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초경(初耕)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수업자료 '완두'첨부
첫댓글 청명님께서 올려주신 자세한 기록 읽으며 멀리서 덩달아 배웁니다
도움이 되신다니 기쁩니다.ㅎㅎ 감사합니다^^
보기만하여도 삽질이 힘들었을 듯요~ ㅎ 응원합니다~
처음 해본 삽질세번 호미질세번에 아직도 몸이 안좋네요.. ㅎㅎ
우와 공부가 제대로 되네요! 감사합니다 :)
자세한 기록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긴글 읽어주시고 재미있다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