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빈자(貧者)의 어머니로 칭송 받고 있는 마더 테레사의 일대기를 다룬 <마더 데레사의 편지>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된다.
1948년부터 97년까지. 50년간 써 내려 간 마더 데레사의 인간적 고뇌를 담은 편지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마더 테레사’는 인종과 국적, 성별과 종교, 부자와 가난한 자. 세상의 사람들을 가르는 온갖 차이를 넘어서서, 전 세계인에게 ‘마더’로 불렸던 가난한 자들의 어머니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태어나 가난을 이유로 버림받고, 길 위에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하는 인도 콜카타의 빈민굴 한 가운데서 가난한 자들을 섬기며, 살아있는 성자로 존경 받은 종교인이 ‘마더 데레사’.
영화 <마더 데레사의 편지>는 그녀가, ‘사랑의 선교회’를 만들기 전에 처음으로 몸 담았던 인도 콜카타의 로레토 수녀원의 주임 신부였던 ‘셀레스테 반 엑셈’ 신부를 포함한 사제들에게 1948년부터 죽기 전까지 50년간 보냈던 편지에 기초해 ‘마더 데레사’가 살아낸 세월과, 내면의 고통과 고뇌를 재구성했다.
생전에도 자신은 그저 하느님의 손에 쥐어진 연필에 불과하다는 말로, 자신의 활동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을 거부했던 마더 데레사는 자신의 사후, 편지를 불태울 것을 바랐다.
그러나 편지를 공개하는 것이 어쩌면 주님의 뜻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엑셈 신부는 마더 데레사의 편지를 책으로 출간했고, 가톨릭 신자인 윌리엄 리에드 감독에 의해 우리가 기억하는 성녀의 모습이 아니라, 알바니아의 한 소녀가 가난한 자들의 어머니로 거듭나기까지 겪었던 고민과 힘들었던 시간을 영화 <마더 데레사의 편지>를 통해 부활된 것이다.
소외되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는 한, 영원히 변치 않을 ‘마더 데레사’의 사랑의 가치를 전하는 영화 <마더 데레사의 편지>는 2014년 국제 가톨릭영화제 (2014 International Catholic Film Festival)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세도나 국제 영화제(2014 Sedona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한편 가장 낮은 곳에서 가난한 자들과 병든 자들을 살핀 마더 데레사를 비롯해 프란치스코 교황,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닮은꼴 행보가 종교계의 이목을 끌어 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찍이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4박 5일 방한 일정 동안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부터 꽃동네 희망의 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까지 직접 만나 그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명은 평생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1181~1226)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문 ‘복음의 기쁨’에도 등장하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부유한 포목상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구걸하는 걸인들을 보고 깊은 감동을 느껴 이후로 평생 가난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 제 2의 예수라고 불릴 정도로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살아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종교인이다.
가난한 자들을 직접 보살피고 교회를 혁신하는데 힘쓴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뜻을 받들어 낮은 곳으로 내려와 직접 가난한 자들을 살피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에서도 고급 차, 좋은 숙소를 외면하고 대중의 곁에서 숨쉬며 가깝게 다가가 ‘교황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파격적인 행보로 소외된 사람들을 보살핀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은 <마더 데레사의 편지> 속 전 세계인의 어머니로 불리며 가난한 자의 어머니로 평생을 살아온 ‘마더 데레사’의 삶과 놀랍도록 흡사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관람 포인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수녀회 생활을 뒤로하고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보살피기 위해 직접 인도의 빈민가로 들어간 ‘마더 데레사’와 높은 자리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와 사랑을 실천한 ‘청빈의 아이콘’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치관부터 빈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돕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닮아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서 남긴 명언들에 마더 데레사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어 다시 한번 놀라움을 자아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주교단과 만나 나눈 대화에서 “가난한 자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가난한 자를 잊으면 안 됩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교회가 가난한 자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는데, 이는 영화 속에서 마더 데레사가 수녀회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난한 자를 찾아 콜카타 빈민가로 들어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8월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남긴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모든 사람이 품위 있게 일용할 양식을 얻고 가정을 돌보는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은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하여 빈민굴의 아이들, 나환우들,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나서서 집을 구하고 그들을 보살피고 자신의 모든 삶을 바쳐서 가난한 이들을 돌보았던 ‘마더 데레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