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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20권
30.8. 호정연(護淨緣)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한 것과 같다.
“‘어떻게 입을 깨끗이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물을 입 속에 넣고 세 번 돌린 뒤에 뱉어내는 것이니, 이것을 입을 깨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큰 모임에서 법을 설하고 계셨는데, 어떤 비구가 입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앉아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알고 계시면서도 일부러 물으셨다.
‘이 비구는 무엇 때문에 혼자 앉아 있느냐?’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제정하신 계율에 나무를 씹어 양치질하는 일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까닭에 입 안에서 냄새가 나며 남에게 더러운 냄새를 피울까 하여 일부러 바람이 잘 통하는 데에 있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무를 씹어 양치질하는 일을 허락한다. 아주 긴 것은 손가락 열여섯 개의 길이만큼 하고 아주 짧아도 손가락 네 개의 길이 이상으로는 만들어야 한다.
양치질을 할 때에는 마땅히 은밀한 곳에서 해야 하고 먼저 깨끗이 손을 씻을 것이며, 양치질을 하고 난 다음에는 물을 머금어 씻어버려야 한다. 양치질을 할 때에는 그것을 삼키지 말아야 한다.
만약 의사가 〈병이 낫기 위해서는 삼켜야 한다〉고 하면 삼키는 것을 허락한다.
만약 이가 없으면 마땅히 회로토(灰虜土)나 전강석(塼薑石)이나 풀가루로 입 안을 씻고 나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
만약 밥을 먹을 때에 물을 돌리려고 하면 마땅히 깨끗한 물로 먼저 손과 그릇을 씻은 뒤에 물을 돌려야 하고, 만약 손이 더러우면 마땅히 나뭇잎을 받쳐서 취해야 한다.
또 물을 입으로 마실 때에는 입술을 그릇 안에 빠뜨리지 말고 이마를 대지 않고 입술로 버티고 마셔야 한다.
만약 물을 마실 때에도 다 마셔버리지 말고 꼭 조금쯤 남기되, 씻어낸 다음 입으로 뱉어야 한다.
물을 돌리는 사람은 마땅히 그릇을 잘 보호하여 깨끗이 간직해야 하며,
만약 누구든 입술을 빠지게 하거나 이마가 닿는 것을 보면 마땅히 한 곳에 방치(放置)하고 풀을 넣어 표시해 두어 사람들로 하여금 깨끗하지 못한 것임을 알도록 해야 한다.
또 때가 아닐 적에 음료수를 돌릴 때에도 역시 앞에서 말한 법과 같이 해야 하느니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비구는 새벽에 일어나면 마땅히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다섯 손가락을 대충 씻어서는 안 된다.
또 손을 씻을 때에는 옷을 겨드랑이까지 걷어붙이지 말고 마땅히 팔목까지만 걷어서 그 이전만 깨끗하게 할 것이며, 대강 씻는 일이 없어야 한다.
또 너무 많이 닦아 피가 나게 하지도 말라. 마땅히 거마초(巨摩草) 가루든지 또는 재[灰][가루비누나 조협(皂莢)으로 씻어야 한다.]로 손을 깨끗하게 씻고 난 다음 다시 서로 손을 잡았으면 곧 깨끗하지 못하다고 말할 것이니, 마땅히 다시 손을 씻어야 한다.
비구가 식사하기 전에는 마땅히 손을 잘 보호해야 하고, 만약 머리를 만졌거나 옷을 잡았으면 꼭 다시 씻어야 한다.
[비구는 물론이고 속인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
경전을 독송할 때와 밥을 받을 때에도 똑같이 이에 준하여 행하면 된다.
손을 깨끗이 하는 일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하물며 손으로 산 목숨을 죽여서 피를 마시고 고기를 먹으면서 몸과 입을 더럽히는 것이겠느냐?
비록 법(法)을 전하려고 한 일일지라도 마음은 역시 깨끗지 못한 것이다.
또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집 안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근심하자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다.
‘마땅히 물을 뿌리고 쓸어야만 한다.
만약 그래도 냄새가 나거든 향을 이겨서 발라야 하고, 향을 이겨 발랐는데도 또 냄새가 나면 마땅히 집의 네 모퉁이에 향을 달아 두도록 하라.’
또 『십송률』에서 말하였다.
“그 때 어떤 비구가 버드나무 가지[楊枝]로 양치질을 하지 않아 입 안에서 냄새가 났기 때문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버드나무 가지로 양치질하는 것을 허락한다. 그렇게 하는 데에는 다섯 가지 이익이 있다.
첫째는 입이 쓰지 않은 것이요,
둘째는 입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풍(風)을 제거하는 것이요,
넷째는 열병(熱病)을 없애주는 것이며,
다섯째는 담음(痰廕)을 없애주는 것이다.
또 다섯 가지 일에 이익이 되기도 한다.
첫째는 풍을 제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열(熱)을 제거하는 것이며,
셋째는 입맛이 생기는 것이요,
넷째는 음식을 잘 먹는 것이며,
다섯째는 눈이 밝아지는 것이다.
또 『사분율』에서 말하였다.
“버드나무 가지로 양치를 하지 않으면 다섯 가지 과실이 있다.
첫째는 입 안에서 냄새가 나는 것이요,
둘째는 좋고 특별한 맛이 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열병과 담음병이 소멸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음식에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눈이 밝아지지 않는 것이다.”
또 『오분율(五分律)』에서 말하였다.
“양치를 한 뒤에는 마땅히 입 안을 헹구어 버려야 한다.
벌레가 그것을 먹다가 죽을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버드나무 가지를 쓰는 데는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버드나무를 끊을 때 꼭 법도대로 해야 하고,
둘째는 피손시킬 때에도 꼭 법대로 해야 하며,
셋째는 양치하는 끝은 삼푼(三分)을 더 초과해서는 안 되고,
넷째는 이를 긁어낼 때에는 가운데 세 개의 치아만 해야 하며,
다섯째는 마땅히 즙액(汁液)으로 씻어서 자기 자신만 사용해야 한다.
혀를 긁어낼 때엔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세 번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되고,
둘째는 혀에서 피가 나면 마땅히 중지해야 하며,
셋째는 크게 손을 흔들어서 승가리(僧伽梨)나 발[足]을 더럽히지 않아야 하고,
넷째는 버드나무 가지를 버릴 때 마땅히 사람이 다니는 길에 버리지 말아야 하며,
다섯째는 남들이 없는 은밀한 곳에서 해야 하는 것 등이다.”
30.9. 명종연(鳴鍾緣)
『부법장경(付法藏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어떤 국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계니타(罽昵吒)였다.
그는 탐욕이 많고 포악하고 무도(無道)하여 자주 정벌 (征伐)하기 위해 출동하였고 인민들을 노역(勞役)시키면서도 만족할 줄을 몰랐으며, 사해(四海)에서 왕노릇을 하려고 늘 변경에 수자리[戍]를 두어 방비하게 하였다.
그의 친척들은 분산되어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이와 같은 고통에서 언제쯤 편안히 쉴 수 있으려나?
마음을 합하여 함께 그를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한 연후에야 우리들이 마땅히 쾌락을 누릴 수 있으리라’고 하였다.
그러던 참에 왕이 학질에 걸렸으므로 그의 병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사람이 그의 몸 위에 걸터앉았는데, 잠깐 사이에 기절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마명(馬鳴)비구가 설법하는 것을 들은 인연 때문에 큰 바다 속에 태어나 천 개의 머리를 가진 물고기가 되었다.
그런데 칼수레바퀴가 빙빙 돌면서 그 고기의 머리를 자르면 계속해서 또 다시 자라났고 그러면 다시 차례대로 잘리곤 하였다.
이와 같이 계속 되풀이되어 한량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잠깐 사이에 그 고기의 머리는 큰 바다에 가득 차게 되었다.
이 때 아라한이 있었는데 대중 처소에서 유나(維那)를 맡고 있었다.
왕이었던 고기가 아라한에게 곧 말하였다.
‘지금 이 칼수레바퀴는 건치(揵稚) 소리가 들리면 곧 정지하곤 합니다. 그리하여 그 동안은 고통이 조금이나마 쉬곤 하니,
바라건대 대덕이시여, 부디 저를 가엾고 불쌍하게 여기시어 건치를 좀 오랫동안 울리도록 해주십시오.’
이리하여 그 아라한은 가여운 생각이 들어 그를 위하여 오랫동안 건치를 울렸다. 그렇게 이레가 지나자 고통받던 일이 조용히 끝났다.
그 뒤 이 절에서는 그 왕으로 인하여 차례로 이 말이 전해져 건치를 오래 치게 되었고 오늘날에 이르러서까지도 예전 본래대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自述] 이미 경전의 뜻을 알았다.
종을 울리는 것은 고통을 제도하고 아울러 대중들을 모으는 데 쓰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유나는 종을 치려고 할 적에는 용모를 단정히 하고 합장한 채 중생들을 이롭게 하겠다는 발원을 해야 하나니, 종으로 인하여 선(善)을 생각하면 곧 함께 받던 고통이 다 끝나게 된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종을 칠 때에 일체 악도(惡道)의 온갖 고통이 다 함께 정지되기를 원하고, 또 종소리를 들으면서 아울러 게송을 설하여 찬탄하면 오백억 겁 동안 나고 죽는 중죄(重罪)가 다 제거된다.”
악마의 힘과 원수를 항복받고
번뇌를 제거하여 다 없게 남음이 없게 하며
한데[露地]에 있을 적에 건치를 치면
비구들은 그 소리를 듣고 마땅히 모여야 한다.
법을 듣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고 죽는 바다를 건너고자 하면
이 묘한 음향(音響)을 듣고
모두 꼭 여기에 모여야 한다.
또 여러 경전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종소리를 듣고도 누운 채 일어나지 않으면
탑을 보호하는 선신(善神)이 성을 내며
현재의 인연과 과보가 엷어져서
미래의 과보로는 독사의 몸을 받게 된다.
자신이 있는 곳에 종소리가 들리면
누워 있던 사람은 반드시 일어나서
합장하고 착한 마음 내어야
성인과 현인들이 다 기뻐하신다.
큰 종이 소리를 진동하여 중생들을 깨우치고
그 소리 시방의 한량없는 국토에 두루하면
의식 있는 모든 중생 모든 곳에서 듣고 알 적에
중생들이 긴 세월 동안 받던 고통 제거된다.
여섯 가지 의식 항상 어두워 긴긴 세월 고통받고
무명(無明)에 덮이게 되어 오래 도록 혼미한 정(情)
밤낮으로 종소리를 듣고 열리어 깨닫고 나면
정신이 편안해지고 국토가 청정해지며 신통을 증득한다.
30.10. 입중연(入衆緣)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한 것과 같다.
“무릇 대중 처소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다섯 가지 법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써야 하고,
둘째는 꼭 자신을 낮추기를 마치 먼지 묻은 수건을 빨듯이 해야 하며,
셋째는 마땅히 앉고 일어나는 법을 알아야 하나니, 만약 상좌(上座)를 보게 되면 반드시 그대로 앉아 있으면 안 되고, 만약 하좌(下座)를 보게 되면 마땅히 일어서지 말아야 한다.
넷째는 그가 대중 속에 이르게 되면 잡된 이야기로 세속의 일들을 말하지 말고 또는 스스로 말하거나 다른 사람을 초청하여 설하거나 간에 아예 말하지 말아야 하며,
다섯째는 만약 대중들 속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이나 마음이 불안하여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하더라도 마땅히 잠자코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부처님의 거룩한 제자들은 화합한 모습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두 가지 법이 있다.
하나는 성인이나 현인처럼 말을 해야 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성인과 현인처럼 잠자코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재를 지낼 때나 법회 때를 보면 후생(後生)이 앞서 가서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한 뒤에 만약 상좌나 연로한 스님이 오는 것을 보면 전혀 일어나려 하지도 않고 영접하거나 겸손하게 자리를 사양하는 일조차 없다. 법이 없어졌어도 너무 심하게 없어져 버렸다.
이런 일들은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로 그러하다.
또 다른 귀하고 훌륭한 집안들을 보건대 혹 새로 초상을 치를 때면 효도를 너무 중하게 여겨, 혹은 죽은 부모[考妣]를 위하여 멀리까지 와서 재를 지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법회에 있는 도속(道俗)들은 방탕한 마음으로 기뻐하고 웃어대면서 시끄럽게 하며 대중들을 문란하게 하고 있으니, 어찌 세속에서 고승(高僧)을 헐뜯는 무리들이 없을 수 있겠는가?]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무릇 평상에 오르려고 하면 마땅히 일곱 가지 법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조용히 평상에 걸터앉는 것이요,
둘째는 기어서 평상 위에 오르지 않아야 하는 것이며,
셋째는 평상으로 하여금 소리가 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고,
넷째는 평상을 크게 털어서 소리가 나게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크게 입을 쩝쩝 다시거나 탄식하면서 세상 일을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여섯째는 개떼처럼 죽 누워 있지 않아야 하며,
일곱째는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또 『지지론(持地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중생을 보면 꼭 위문해야 하고 기뻐하는 얼굴로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하며 온화한 모습으로 평화롭게 바라보고, 바른 마음을 간직한 채 그 앞에 있어야 한다.
만약 보살이 다른 중생들에게 진실한 공덕이 있는 것을 안다면 혐오하거나 한서린 마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도 않겠지만 또한 찬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이가 ‘잘합니다’라고 찬탄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창도(唱導)하지 않는다면 이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대중들이 대부분 이 죄를 범하는 것은 더러운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양섭론(梁攝論)』에서 말하였다.
“보살은 만약 중생들을 보게 되면 마땅히 기뻐하는 빛으로 웃으면서 먼저 말을 건 연후에 함께 이야기를 한다.
그러므로『오분율(五分律)』에서 말하였다.
“인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과실이 있다.
첫째는 흉악해서 참지 못하는 것이요,
둘째는 뒤에 후회하면서 한을 품는 것이며,
셋째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나쁜 소문이 널리 퍼지는 것이며,
다섯째는 죽으면 악한 세계에 떨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