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식론 제8권
8.3. 12지의 지분에 있어서 뜻의 부문의 차이
이 열두 가지 지분에 있어서 뜻의 부문[義門]의 차이를 말하면,175)
아홉 가지176)는 자체가 있는 요소[實]이고,
세 가지177)는 자체가 없는 요소[假]이다.
이미 성숙된 여섯 가지 지분178)을 합해서 존재[有]로 하기 때문이다.
곧 식 등 다섯 가지 지분의 세 가지 양상의 단계가 다른 것을 생(生) 등으로 이름하기 때문이다.179)
다섯 가지는 한 가지 일이니, 무명ㆍ식ㆍ촉(觸)ㆍ수(受)ㆍ애를 말한다.
나머지는 한 가지 일이 아니다.180)
세 가지181)는 오직 잡염이니, 번뇌의 성품이기 때문이다.182)
일곱 가지183)는 오직 잡염되지 않은 것이니, 이숙과이기 때문이다.
일곱 가지 분위 중에서 잡염을 일으킨다고 인정되기 때문에 가정적으로 두 가지에 통한다고 말한다.184) 나머지185)는 두 가지에186) 통한다.
무명ㆍ애ㆍ취 지분은 독립적인 양상187)이라고 이름한다. 나머지 지분과 서로 뒤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뒤섞인 모습이다.188)
여섯 가지는 오직 색법이 아닌 것이니, 무명ㆍ식ㆍ촉ㆍ수ㆍ애ㆍ취를 말한다.
나머지는 두 가지189)에 통한다.190)모두 유루이고, 오직 유위법에 포섭된다.191) 무루와 무위법은 윤회의 원인의 지분[有支]이 아니기 때문이다.192)
무명ㆍ애ㆍ취는 오직 불선과 유부무기에 통한다.
행(行)은 오직 선과 악이고, 유(有)는 선ㆍ악ㆍ무부무기에 통한다.
나머지 일곱 가지는 오직 무부무기뿐이다. 일곱 가지 분위 중에서도 역시 선과 잡염을 일으킨다.193)
모두 3계에 통하지만, 부분이 있고 전부가 있다.194)
상부 지위의 행(行) 지분은 능히 하부 지위의 것을 조복한다. 곧 두드러짐과 괴로움 등 여섯 가지 작용이다.195) 상부 지위에 태어남을 구하여 그것196)을 일으키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197)
일체가 모두 오직 유학도 무학도 아니다.198) 성자가 일으킨 유루의 선업은 지혜[明]를 연(緣)으로 삼기 때문이고,
열두 가지 지분[有支]에 거스르기 때문에 열두 가지 지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것에 의거해서 마땅히 다음과 같이 알아야 한다.
성인은 반드시 미래세의 존재를 초감하는 업을 짓지 않는다. 미래세 존재의 고통스러운 과보에 대해서 미혹되게 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정을 닦아서 하부 선정199)의 업을 의지하여 정거천(淨居天)200) 등에 태어난다는 것은 바른 논리에 위배되지 않기 때문이다.201)
다음과 같은 견해가 있다.202)
무명은 오직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다.
반드시 4성제의 도리에 미혹해서 능히 행(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성인은 반드시 미래세의 존재의 업을 짓지 않는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애ㆍ취 두 가지 지분은 오직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다. 다음 생(生)의 존재를 탐구하여, 태어남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임종할 때의 아홉 가지 마음[命終心]203)은 선천적으로 함께 일어나는 애(愛)와 함께한다고 말하기204) 때문이다.
나머지 아홉 가지는 모두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과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에 통한다.
다음과 같은 견해가 있다.205)
일체가 모두 두 가지 단멸되는 것에 통한다.
논서에서 말하기를 “예류과는 이미 일체의 일부분의 지분[有支]을 단멸하고, 전부 단멸한 자는 없다”206)고 하기 때문이다.
만약 무명의 지분은 오직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라고 말하면, 어째서 예류과는 전부 단멸한 자가 없다고 말하겠는가?
만약 애ㆍ취 지분이 오직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라고 말하면, 어째서 그곳207)에서 이미 모든 지분의 일부분을 단멸했다고 말하겠는가?
또한 3계의 일체 번뇌는 모두 능히 다음 생(生)을 받는다고 말한다.208)
악취(惡趣)에서 왕래하는 행(行)은 오직 분별에 의해 생겨나는 번뇌만을 능히 일으킨다고 말한다.209)
생을 촉진하는 것은 오직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며, 모든 미래세 존재를 초감하는 행을 모두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으로써 일으킨다고는 말하지 않는다.210)
이것에 의거하여 무명ㆍ애ㆍ취 세 가지 지분은 역시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과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에 통한다고 알아야 한다.
그런데 무명의 지분에 있어서 진정으로 행(行)211)을 일으키는 것은 오직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며, 돕는 것에 있어서는 일정하지 않다.
애ㆍ취 두 가지 지분에 있어서 진정으로 생(生)을 촉진하는 것은 오직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며, 돕는 것에 있어서는 일정하지 않다.
또한 염오법은 자성이 마땅히 단멸되어야 하는 것이다.212) 다스리는 법213)이 일어나는 때에 그것이 영원히 단멸되기 때문이다.
모든 유루의 불염오법은 자성이 마땅히 단멸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도(道)에 거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가지 뜻이 있어서 그것을 단멸이라고 말한다.
하나는 계박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이니, 그것을 반연하여 그것에 잡란되는 번뇌를 끊는 것을 말한다.
다른 하나는 생겨나게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니, 그것의 의지처를 단멸해서 영원히 일어나지 않게 함을 말한다.
계박을 떠나는 단멸에 의거해서 유루선ㆍ무부무기는 오직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생겨나게 하지 않는 단멸에 의거해서 모든 악취와 무상정 등은 오직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214)
(『유가사지론』 등에서) 열두 가지 지분을 두 가지 단멸됨에 통한다고 말한 것은, 앞의 여러 가지 단멸되는 것에 있어서 상응함에 맞게 알아야 한다.215)
열 가지216)는 낙수(樂受)ㆍ사수(捨受)와 함께한다.217) 수(受) 지분은 느낌과 상응하지 않기 때문이고,
노사(老死)의 단계에서는 대부분 낙수와 객(客)218)의 사수가 없기 때문이다.
열한 가지219)는 고수(苦受)와 함께한다. 수의 지분은 함께하지 않기 때문이다.
175)
이하 열일곱 가지의 여러 부문[諸門]을 판별한다. 먼저 가실(假實)을 판별한다[第一假實門].
176)
무명ㆍ행(行)ㆍ식(識)ㆍ명색(名色)ㆍ6처(處)ㆍ촉(觸)ㆍ수(受)ㆍ애(愛)ㆍ취(取)이다.
177)
존재의 형성[有]ㆍ태어남[生]ㆍ늙고 죽음[老死]을 말한다.
178)
행(行)과 식(識) 등의 다섯 가지를 말한다.
179)
태어남과 늙고 죽음은 그 자체가 식 등의 다섯 가지 법이다. 그것의 세 가지 양상[相:生ㆍ異ㆍ滅]의 생겨남[生]은 태어남의 지분[生支]이고, 변화[異]는 늙음의 지분이며, 멸함[滅]은 죽음의 지분이다.
180)
다음에 12지(支)가 한 가지 일인 것과 그것이 아님을 판별한다[第二一事非一事門].
181)
무명ㆍ애ㆍ취의 지분이다.
182)
다음에 잡염과 잡염되지 않음을 판별한다[第三染不染門].
183)
식(識)ㆍ명색(名色)ㆍ6처(處)ㆍ촉(觸)ㆍ수(受)ㆍ생(生)ㆍ노사(老死)의 일곱 가지는 오직 잡염되지 않은 것[不染:善ㆍ無記]이다.
184)
『유가사지론』 제10권(『고려대장경』 15, p.602下:『대정장』 30, p.327中).
185)
행(行)ㆍ유(有) 지분을 가리킨다.
186)
잡염과 잡염되지 않은 것을 말한다.
187)
독립적인 모습[獨相]이란, 이 자체[體]만을 지분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지분과 서로 뒤섞이지 않는다.
188)
독립적인 모습과 뒤섞이는 모습을 판별한다[第四交雜分別門].
189)
색법과 색법이 아닌 것을 말한다.
190)
다음에 열두 가지 지분이 색법인 것과 색법이 아닌 것을 판별한다[第五色非色門].
191)
열두 가지 지분이 모두 유루(有漏)이고 유위법임을 판별한다[第六有漏有爲門].
192)
열두 가지 지분이 무루(無漏)와 무위법이 아닌 이유를 밝힌다[第七無漏無爲門].
193)
열두 가지 지분의 3성(性)을 판별한다[第八三性分別門].
194)
다음에 열두 가지 지분이 3계에서 어떻게 있는가를 판별한다[第九三界門]. 욕계에서는 열두 가지 지분이 전부 있고, 색계와 무색계에는 12지(支)의 일부분이 있다.
195)
상부 지위[上地]의 행의 지분[行支]이란, 두드러짐[麤]ㆍ괴로움[苦]ㆍ장애[障]ㆍ적정함[靜] 승묘함[妙]ㆍ떠남[離]의 여섯 가지 작용[行相]이다. 하부 세계의 12지(支)를 관찰하여 두드러짐ㆍ괴로움ㆍ장애로 삼고, 상부 세계의 일체를 관찰하여 적정함ㆍ승묘함ㆍ떠남으로 삼는다.
196)
행(行)의 지분이다.
197)
능히 다스리는 것과 다스려지는 것을 판별한다[第十能所治門].
198)
열두 가지 지분이 유학(有學)과 무학(無學)이 아님을 판별한다[第十一學等分別門].
199)
색계의 제4선천(第四禪天)에 9천이 있는 중에서 하부의 3천, 즉 복생천(福生天)ㆍ광과천(廣果天)ㆍ무상천(無想天)이다.
200)
제4선천의 9천 가운데에서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한 성인이 나는 하늘인 상부의 5천, 즉 무번천(無煩天)ㆍ무열천(無熱天)ㆍ선현천(善現天)ㆍ선견천(善見天)ㆍ색구경천(色究竟天)이다.
201)
비판을 회통한다. 비판하여 묻기를, 만약 성자(聖者)가 업을 짓지 않는다면, 다섯 가지 정거천(淨居天)의 업을 잡염되게 닦는 것은 어째서 행(行)의 지분이 아닌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답변한다.
202)
다음에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見所斷] 등 세 가지 단멸을 판별한다[第十二三斷門]. 먼저 제1사(第一師)의 견해를 서술한다.
203)
3계(界)로부터 3계에 태어날 때에는, 각기 태어남을 촉진하는[潤生] 마음에 각각 세 가지가 있으므로 전부 아홉 가지가 된다.
204)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5권(『고려대장경』 16, p.311上:『대정장』 31, p.714中).
205)
호법의 정의이다.
206)
『유가사지론』 제10권(『고려대장경』 15, p.603上:『대정장』 30, p.327中).
207)
앞에서 인용한 『유가사지론』 제10권의 내용을 가리킨다.
208)
『유가사지론』 제59권(『고려대장경』 15, p.1042中:『대정장』 30, p.629下).
209)
『유가사지론』 제59권(『고려대장경』 15, p.1038中:『대정장』 30, p.627上).
210)
모든 성스러운 가르침 중에서 태어남을 촉진하는[潤生] 미혹은 오직 수도에서 단멸되는 것[修所斷]뿐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은, 3계의 번뇌가 능히 다음 생을 받게[結生] 하기 때문이다. 역시 모든 미래세의 존재[後有]를 초감하는 행(行)을 모두 견도에서 단멸되는 것[見所斷]으로써 일으킨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오직 악취(惡趣)의 행만이 분별의 미혹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211)
총보업(總報業)이다.
212)
다음에 모든 단멸[斷]의 뜻을 자세하게 해설한다.
213)
무루지혜의 법[無漏明法]을 말한다.
214)
『유가사지론』 제57권(『고려대장경』 15, p.1022下:『대정장』 30, p.616中).
215)
무명ㆍ애(愛)ㆍ취(取)는 자성단(自性斷)이고, 행(行)과 유(有)의 일부분은 세 가지 단멸에 공통된다. 식(識) 등 일곱 가지는 오직 이계단(離繫斷)과 불생단(不生斷)이다. 잡염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216)
열두 가지 지분 중에서 수(受)와 노사(老死)의 지분을 제외한 열 가지이다.
217)
다음에 세 가지 수(受)와 함께함을 판별한다[第十三三受俱門].
218)
6식을 가리킨다.
219)
앞의 열 가지에 노사의 지분을 첨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