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신뢰와 의심.
사람을 믿는 자는 사람들이 모두 그에게 진실하지 않아도 자기 홀로 진실한 것이다. 사람을 의심하는 자는 사람들이 모두 그를 속이지 않아도 자신이 먼저 스스로를 속인 것이다.
의심이 많은 사람을 보고 우리가 흔히 속고만 살아왔나하고 그를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또한 남을 잘 믿는 사람에게는 속여먹기가 좋은 사람이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나처럼 너무 순해서 늘 다른 사람에게 이용만 당하기 일수인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남을 쉽게 믿어서 낭패를 보기도 하지만 사람이 어찌 남을 모두 다 도둑일 수도 있다고 의심만 하고 살 수가 있을까 하는 말이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려면 항시 상대방의 술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도면밀하고 허점이 없어야하긴 하지만 남을 의심하는 사람은 자기자신도 남을 속여 왔을 수도 있다는 말일 것이다.
98. 높은 산 보다 깊은 골짜기에 초목이 울창하듯.
산이 높고 험준한 곳에는 나무가 없으나, 굽이굽이 골짜기에는 초목이 울창하다. 물살이 세고 급한 곳에는 물고기가 없으나, 깊고 고요한 연못에는 고기와 자라가 모여든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높은 행동과 너무 세고 급한 마음은 깊이 경계해야 한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본성적으로 멋지고 운동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한 번쯤 바라보는 겉보기일 때의 문제이고 하루 이틀이 아니고 여러날 동안 또는 긴 세월 동안 함께 어울리고 밥도 같이먹고 놀기도 같이하고 생활을 함께하는 경우에는 전혀 다른 타원의 일이된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 중에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하나 있다
길은 멀어야 명마의 가치를 알수가 있고 사람은 사귀어본 세월이 길어야 정말조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가 있다고 하는 말이다.( 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
잠깐 보고 사람을 평가할 수가 없고 오랫동안 사귀어보아야 진면목을 알 수가 있고 말도 먼 길을 달려보아야 그 말이 정말로 명마인가를 알수가 있다는 말이다. 맑은 물에 고기가 살 수 없다고 한 말은 인간관계에서도 너무 맑으면 서로 간에 정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며 산이 깊고 골이깊어야 한다는 말고 바로 山 高 水 長이란 말도 있는데 산이 깊어야 골이 깊고 물이 길게 흘러가야 평야가 기름지고 초목이 잘 자랄 수가 있다는 말이다. 산이 깊다는 것은 인생의 험한 고비가 많았다는 말도 된다. 그러면 골짜기가 깊다는 말은 골이 깊어야 수목이 번창하고 그 속에 온갖 동물이나 새들이 깃을 들이고 살 수가 있다는 뜻이고 물이 길어야 들판이 넓고 많은 초목이 기름지게 잘 자랄 수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