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토요일.
이제 장마철이 다가오는 계절이 왔다. 선선한 바람은 습기를 머금은 바람으로 바뀌고 본인 또한 가는 세월이 무엇인지 다가오는 세월이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저 조용히 시간 나는대로 화두 공부나 하는 수 밖에는....
그렇다고 이 나이에 펄펄 뛰는 심장을 가지고 세상일에 매달리고 싶은 생각도 없고....
집안은 집안대로 다들 무고하니 그런대로 다들 한 세상 사시면 되는 것이고....
혼자서 집을 나와 정릉을 향해 가다보니 성북구 정릉2동 한마당 축제라고들 정릉2동 주민센터와 삼거리 공터가 시끌벅적 하다.
정릉 탐방 지원센터 근처에서 김밥 1줄과 음료수를 사서 배낭에 넣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들고 천천히 대성문을 향해 올랐다.
숲길은 나에게 잔잔한 여유를 준다. 모처럼 혼자서 오르니 산과 숲과 나무와 내가 일치되는 감상에 젖는다.
그래 나는 자연의 일부야 ~~~
금생에 부모님으로 부터 물려 받은 이 몸으로 존재감으로 살았지만..........
지나가는 개미나 주방의 초파리나 나나 깜깜한 알수없는 여로는 같다.
금년에는 비가 많아 정릉천에 물이 보입니다. 송사리들이 많이 모여 보입니다.
저들이나 나나........ 푸~~~. 다를 게 무엇인가???????????
홀로 여기 보고 저기보고 하다보니 갈림길이 나왔네요. 이제 조금 급한 경사가 오겠지요...........
꼭 일부러 쌓아 놓은 돌탑 같이 보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웬 삐썩마른 곰이 헉.................. 나무뿌리였네요.
참 좋은 길. 이 맛에 산길이 좋아요.
오르는 길에는 삼봉사가 있고 그위 해발 400m에는 영추사가 있습니다.
영추사 입구에 웬 물범이.................. 아 사천왕상 대신 영추사를 지키는 수호신장이시구나!!!!!!!!
한문을 보면 '독수리 취' 자니 영취사가 맞네요.. 앞으로는 영추사가 아니고 영취사로....... 팻말도 영취사로 되어 있고...
정릉에 사시는 영취사 신도분들 몇분이 주말마다 이렇게 울력 지게공양을 하고 계신답니다.
샘물 청소도 하시고... 그런데 식수로는 부적합 하답니다. 요즘 서울 근교어느 산엘 가도 "식수 부적합" 입니다.
영취사에 도착하였습니다.
팻말을 보니 해발 406m입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일선사가 나옵니다. 일선사는 시인 고은선생이 일초스님이란 법명으로 계시던곳입니다. 여기서 깔딱 고개 두번이면 대성문(해발 626m)에 닿습니다. 북한산은 능선이 많아 이곳 저곳에서 오르는 길도 많고 봉우리들도 많습니다. 그만큼 산세가 장난이 아닌 멋진 산들이지요. 서울의 보물들. 고은 선생하니 최영미 시인이 쓴 시 "괴물"을 올려본다.
괴물 - 최영미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나는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30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 봐 코트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이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 [출처] 최영미 시인의 괴물|작성자 한비시
고은 선생은 1933년생이다 지금 만나이로 89세이네요.
20년 말, 30년생들은 나의 부모님들의 나이때다. 그분들은 일제강점기의 부모를 두셨고 한국동란을 겪은 세대들이다. 남자들 거의 모두 그 잘나고 썩어문드러진 유교와 사대부들의 정치적 욕심으로 조선을 지키지 못하고 일본에 강점 당해버린 정신적 폐해를 고스란히 물려 받고 사신 분들이다. 그럼에도 에헴하며 여자를 여자로 보지 않고 물건으로 보았는 세대들인 분들이시다. 뭐라 말하기가 불편한 과거들이다. 어쨋든 그 스스로 판단능력 부재에서 온 업연의 산물로 세상의 여성분들에게 지탄을 받아 말년에 참 어려워진 현실입니다.
이곳에서 요기를 하고 절에서 한방차를 무료로 드시게끔 만들어 놓아 차 한잔 마시고......... 쉬다가...
산신각 치장을 잘 해놓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소원을 비는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용왕님도 모셔 놓았고........... 조계종 사찰도 대부분들 다 전각을 많이들 만들어 놓으셨네요...........
독성각도 있고.........
법당 부처님께 공양미를 올리고 삼배, 신중단에 삼배, 영가단에 삼배.......................
부처님을 모시고 잠깐동안 화두를 들어본다. 조........... 용......................
오를 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내려 갈때는 영취사 암반수 한잔........
편안한 하루를 보냅습니다.
도반님들 건강하세요 _()_ _()_ _()_
도반님들 행복하세요 _()_ _()_ _()_
도반님들 성불하세요 _()_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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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紀 2568年 (檀紀 4357年 , 西紀 2024年 ) 6月 20日 木曜日 (陰曆 5월 15일 을묘)
一 休 合掌 _()_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