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게시글
카톡 - 시 편지
스크랩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 카톡 좋은 시 87
흐르는 물
추천 0
조회 11
15.05.12 09:4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카톡 좋은 시 87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산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마셔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니다.
어머니, 당신을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나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따지 않으시렵니까?
―시집『촛불』. 인문평론사. 1939)
|
|
다음검색
출처: 삼각산의 바람과 노래
원문보기
글쓴이: 흐르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