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 : 2007. 02. 03 토요일 흐리고 바람심함
2. 동행 : 고순우전무님, 황환규교수님, 최국용사장님, 정종인회장부부
3. 구간기록
-, 08:28 진전사지 3층석탑
-, 08:52 마지막 민가(찻집)
-, 09:46 심마니터
-, 10:25 능선진입
-, 11:13 1216.4봉
-, 12:10 화채 전위봉(화채봉 등반 포기)
설악산에 많은 눈이 내리면 가려고 벼르다 해를 보내고 이제 겨울의 끝자락
이러다 겨울 설악을 못보고 지나갈 것 같은 조바심에 지인들과 설악을 찾았다
새벽 5시에 만나 한계령에 도착하니 강풍으로 설악산 전구간 출입이 통제다
미리 알아보고 왔어야 했는데 몇번을 경험하고도 이모양이다
1차 가리산으로 향하다 오대산으로 방향을 바꾸던중 오대산 보다는 둔전골-화채봉능선 산행이 좋을 듯하여 제의하니 모두 찬성하여 지난 여름에 이어 다시 둔전골을 찾았다
한계령 보다 잦아진 바람에 해가 뜨면 능선의 바람도 자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오른다
지난번에 보지 못해 아쉬웠던 진전사지 3층석탑
통일신라시대 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탑으로 탑의 면에 조각된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둔전저수지는 하상 정리작업중인지 대형트럭들이 쉴새없이 드나든다
지난 여름 지독한 안개로 보지 못했던 찻집을 좌에 두고 계곡에서 벗어나 능선을 향해 오른다
물줄기 2개를 건너 긴 오르막을 올라 유순해진 능선을 2분여 걸으면 너른 심마니터
중앙 너른 마당을 사이에 두고 우물과 구들, 제단이 가에 각기 자리하고 있다
제단쪽으로 난 길과 샘터쪽으로 난 길이 있는데 오늘은 샘터쪽 길을 택했다
바위틈에 자리한 작은 제단을 지나 능선에 오르자 눈이 발목을 덮는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급경사 오름길이 시작되며 눈도 이제 무릎을 덮는다
지난주 짧게 러쎄을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 었기에 숨이 턱턱 막힌다
허벅지 근육도 뭉쳐오고
겨우 첫번째 급경사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잠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다 1216.4봉을 앞에 두고 다시 경사가 급해진다
군데군데 허벅지까지 빠지는 급경사 오르막 조망이라도 좋으면 쉬엄쉬엄 가련만 희뿌연 하늘에 바람마져 점점 심해져만 간다
1216.4봉 일행에게 말은 못하지만 눈으로 인해 진행속도가 너무 느려져 걱정스럽다
평상시 같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코스는 여름에도 길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인데 눈까지 쌓여 있고 바람은 점점 더 심해 얼은 눈이 날려 볼이 따가울 정도다
10여분이면 갈 길을 30여분 걸려 도착하여 후미를 기다려 동쪽 사면으로 5m 정도 내려 갔을까
눈이 허리를 넘는다
한 500m 정도만 가면 화채봉인데 강행할 것인가 잠시 고민하다 돌아 서기로 결정하고 일행에게 현재의 상황을 알리고 포기하자고 권하자 일행 모두가 산행 경력이 풍부하신 분들이라 쉽게 이해를 하시고 계획을 수정하여 하산하기로 한다
하산 도중 심마니터로 내려서는 안부에서 점심을 먹고 송암산 등반 마저 포기하고 하산
마지막 민가는 찻집인데 장독 뚜겅 위에 무엇인가가 올려져 있어 다가가 보니 바람에 뚜껑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모래주머니를 올려 놓은 것으로 보아 이곳은 오늘 같은 광풍이 잦은 곳이 아닌가 싶다
차에 오르며 들은 얘기지만 전무님은 바람소리를 녹음하려다 뒷바람을 맞고 한 2m 정도를 나뒹구셨고 카메라는 5m 정도 날아갔다니 바람이 얼마나 셌는지는 같이 있었던 사람이 아니고는 믿기 힘든 얘기다
집에 들어와 설악산에서 2명이 실종됬다 1명을 시신으로 발견되고 한사람을 실종상태라는 뉴스를 가만히 가슴을 쓸어 내린다
화채봉을 강행했더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