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정월 대보름이면 호두나 땅콩과 같은 견과류를 섭취하였다. 이는 한 해 동안의 액운을 물러가게 하는 효과와 함께 호두와 같은 건강식으로 영양을 보충하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호두에는 혈압 수치를 낮추는 성분인 알파리놀레산과 비타민 E, L-아르긴 등이 함유되어 있어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가 크다. 또한, 호두 성분 중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호두기름의 항산화 활성도는 88%에 이르며, 이는 다른 기름류보다 항산화 효과(올리브유의 약 1.5배)가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호두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은 콜레스테롤이 소화관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기소득자원인 호두나무의 분류에 대해 설명한 후, 호두의 다양한 용도 개발을 위해 호두 추출물에 대한 생리활성 및 유용성분 함량을 측정결과를 소개하겠다. 이 글이 호두의 새로운 용도 개발 및 소비 촉진을 위한 자료로 이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호두나무의 분류 지금의 이란 지역인 페르시아가 원산인 호두나무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3개 그룹 8개종으로 분류된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가래나무만이 자생하고, 호두나무와 가래나무가 자연적으로 교잡된 교잡종 호두나무가 중국으로부터 전해져서 재배되고 있다.
1. 호두나무 그룹 1) 호두나무(J. regia L.) 비교적 널리 재배되고 있는 종이다. 낙엽교목으로 일반적으로 수고는 10`~20m, 최고 30m 이상에 달한다. 수명은 100~200년에 달하고 500년 이상 사는 나무도 있다. 수관은 크고 넓게 펼쳐진 상태로 우산 모양의 반원형 또는 둥그런 머리 모양과 비슷하다. 수피는 회백색으로 반들반들하며 수목이 성장함에 따라 어두운 색을 나타내며 세로 방향으로 갈라져서 터진다. 가지는 굵고 반반하고 새 가지는 녹갈색이고 백색 피공이 있다. 소엽은 긴 원형 또는 난형이거나 넓은 타원형으로서 짧은 엽병이 있고 잎의 끝 부분은 약간 뾰족하게 우뚝하고 기부는 심형이거나 납작한 원형이다. 잎에는 톱니가 조금 있거나 또는 전혀 없다. 2) 철호도나무(J. sigillata Dode) 낙엽교목으로 수고는 10~20m, 수명은 100년 이상이다. 수피는 회갈색으로 수령이 오래되면 암갈색으로 변하고 세로 방향으로 갈라진다. 어린가지는 연한 녹색 또는 녹갈색을 나타내고 반들반들하고 흰색의 피공이 있다. 기수우상복엽으로 길이는 60cm, 소엽은 9~13개, 꼭대기 잎은 작거나 퇴화되었다. 소엽은 타원상 피침형으로 기부는 사선형이고 끝 부분은 점점 뾰족하고 잎 주변에는 작은 톱니가 있거나 없다.
2. 가래나무 그룹 1) 가래나무(J. mandshurica Maxim) 낙엽교목으로 수고는 20m 이상에 달한다. 수관은 긴 원형으로 수피는 회색 또는 어두운 회색이고 어릴 때는 반반하다가 수령이 오래되면 종적 방향으로 갈라터진다. 소지는 회색이고 굵고 선모가 있으며 피공은 흰색으로 돋아나왔다. 눈은 삼각형이고 정아는 비대하고 측아는 작으며 황갈색 솜털이 자란다. 기수우상복엽으로 길이는 60~90cm, 총엽병은 갈색 선모가 있고 소엽은 9~17개로 엽병이 매우 짧거나 또는 엽병이 없다. 소엽은 긴 원형 또는 난상 긴 원형으로 기부는 납작한 원형이고 끝 부분은 점점 뾰쪽하고 변두리에는 작은 톱니가 있다. 2) 야생 호두(J. cathayensis Dode) 낙엽교목이거나 소교목으로 생장환경에 따라 수고는 5~20m 이상까지 된다. 수관은 넓은 원형이고 소지(小枝)에는 선모가 있다. 기수우상복엽으로 길이는 100cm 정도, 소엽은 9~17개로서 난상 또는 도난상 넓은 원형이며 기부는 납작한 원형이거나 심장형으로서 끝 부분은 점점 뾰족하다. 잎 변두리에는 작은 톱니가 있고 잎 표면은 암녹색이고 솜털이 드물게 있고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 선모가 밀생한다. 3) 마호두(J. hopeiensis Hu.) 낙엽교목으로 수고는 10~20m 이상에 달한다. 수피는 회색으로 반반하고 수령이 오래되면 약간 세로 방향으로 갈라터진다. 소지는 회갈색으로 굵고 반반하다. 기수우상복엽으로 소엽은 7~15매, 긴 원형 또는 타원형이며 끝 부분은 점점 뾰쪽하다. 잎 변두리는 톱니가 약간 있거나 또는 없다. 잎 표면은 어두운 녹색으로 반들반들하고 뒷면은 회녹색으로 작은 솜털이 드물게 자라며 맥액 사이에 솜털이 뭉쳐 자란다. 수꽃화서는 유예상으로 드리워졌고 길이는 20~25cm이다. 암꽃화서는 꼭대기에 자라는데 2~5개 소화가 촉생한다. 4) 길보호두(J. sieboldiana Maxim) 낙엽교목으로 수고는 20~25m, 수피는 회갈색 또는 암회색으로 약간 세로 방향으로 갈라진다. 소지는 황갈색으로 가는 선모가 밀생하고 피공은 흰색으로 긴 원형인데 약간 불룩하게 생겼다. 눈은 삼각형으로서 정아는 크고 측아는 작으며 위에는 작은 솜털이 밀생한다. 기수우상복엽으로서 소엽은 13~17매, 소엽은 긴 타원형이고 기부는 사선형이며 끝 부분은 점점 뾰족하고 잎 변두리에는 작은 톱니가 있다. 5) 심형호두(J. cordiformis Dode) 심형호두는 길보호두와 형태상에서 비교적 흡사한데 주로 과실에서 구분된다. 심형호두의 과실은 납작한 심형(心形)으로 비교적 작고 견과도 납작한 심형으로 반들반들하고 끝이 뾰쪽하게 우뚝하다. 봉합선의 양쪽이 비교적 넓고 다른 봉합선의 양쪽은 좁은데 그 너비는 봉합선 양쪽의 1/2에 해당된다. 봉합선이 아닌 양쪽의 중간에는 세로의 골이 하나씩 있다. 견과는 두껍고 단단하지만 내격벽이 없고 봉합선이 잘 갈라져 과육(果肉)을 꺼내기가 쉽다. 인중비율은 30~36%이다.
3. 흑호두나무 그룹 1) 흑호두(J. nigra L.) 낙엽교목으로 수고는 30m 이상에 달하고 수관은 원형 또는 원주형이다. 수피는 암갈색 또는 회갈색이고 세로로 깊게 갈라져 터졌으며 소지는 회갈색 또는 암회색으로 작은 솜털이 있다. 정아는 넓은 삼각형이고 측아는 작은 삼각형이다. 기수우상복엽으로 소엽은 15~23개, 엽병이 거의 없을 정도이고 소엽은 난상피침형(卵狀被針形)으로 기부는 납작한 원형이고 끝은 점차 뾰족하며 변두리는 불규칙적 톱니가 있다.
호두의 유용성분 및 생리활성 탐색 호두의 유용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총페놀함량을 측정하였고, 생리활성을 탐색하기 위해 항산화 활성과 환원력을 측정하였다. 유용성분 및 생리활성 측정을 위해 가을에 채취한 호두는 외과피와 내과피를 제거한 후 동결 건조하였고, 분쇄기를 이용하여 분말로 조제하였다. 조제된 분말은 에탄올로 추출한 후 감압 농축하여 에탄올 추출물을 조제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에탄올 추출물을 다시 여러 가지 용매(헥산, 디클로로메탄, 에틸아세테이트, 부탄올)를 사용하여 용매 분획하여 측정에 사용하였다.
1. 총페놀함량 호두의 에탄올 추출물과 각각의 용매 분획물에 대한 총페놀함량을 분석하였다. 총페놀함량은 페놀성 화합물의 총량으로 일반적으로 총페놀함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항산화 활성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페놀성 화합물에는 플라보노이드, 페놀산, 리그난 등의 화합물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화합물들은 방향환을 골격으로 수산기나 케톤기 등이 치환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호두의 에탄올 추출물과 각각의 용매 분획물에 대한 총페놀함량을 측정한 결과는 <도표 1>의 그래프에 나타내었다. 이들 중에서 에틸아세테이트 분획물의 총페놀함량이 360.42ug/mg으로 가장 높았고, 디클로로메탄 분획물의 총페놀함량은 43.61ug/mg으로 가장 낮았다. 일반적으로 페놀성 화합물로 인하여 항산화 활성이 나타나며, 이 물질들은 암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호두와 같은 과실이나 식품 등에 함유되어 있는 총페놀함량의 측정은 기능성 식품의 중요한 척도로 알려져 있다.
2. 항산화 활성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섭취하면 암이나 심장마비와 같은 다양한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과실 내에 함유된 이차대사물질 중 특히 항산화 물질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수목은 이차대사 작용을 통해 식물에 유익한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를 이차대사산물이라 한다. 이러한 이차대사산물은 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유익한 작용을 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물질들을 이용하여 식용으로 뿐만 아니라 의약품으로까지 널리 이용하고 있다. 활성산소종의 하나인 자유라디칼을 소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물질들은 산화 작용과 관련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러한 화합물들을 항산화 물질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자유라디칼 소거능(자유라디칼을 없앨 수 있는 능력)이 높으면 이에 따라 산화를 방지하는 능력인 항산화 능력도 우수하다. 이러한 이유로 항산화 활성의 측정에는 자유라디칼로 작용하는 DPPH 화합물의 소거능을 측정하므로 인해 항산화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호두의 에탄올 추출물과 각 용매 분획물에 대한 항산화 활성을 측정한 결과, 이들의 자유라디칼 소거능은 100ppm의 농도에서 에탄올 추출물이 70.54%였으며, 디클로로메탄 분획물은 30.96%, 에틸아세테이트 분획물은 90.37%, 그리고 부탄올 분획물은 90.12%를 나타내었다<도표 2>. 일반적으로 항산화 활성은 총페놀함량과 밀접하게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3. 환원력 환원력은 산화력과는 반대 개념으로 항산화 활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과실의 환원력을 측정하면, 과실의 항산화 능력을 상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호두의 에탄올 추출물, 각 용매 분획물에 대한 환원력을 측정한 결과 에틸아세테이트 분획물의 환원력이 1.70으로 가장 높았으며, 디클로로메탄 분획물의 환원력이 0.33으로 가장 낮은 환원력을 나타내었다<도표 3>.
호두의 영양 『동의보감』(허준, 1597~1611)에서 호두는 살이 찌게 하고, 몸을 튼튼하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고 하였다. 또한 폐의 기운을 모으고, 해수, 천식을 다스리며, 신장을 보하고 요통을 고친다고 하였다. 『식료본처』(맹선, 중국 당대)에는, 호두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혈맥이 잘 통하며, 폐결핵에 좋으며, 호두기름은 모든 피부병에 좋다고 하였다. 스티븐 G. 프랫의 저서(2004) 『난 슈퍼푸드를 먹는다』에서는 호두는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있으며, 일주일에 호두를 몇 알 먹는 것만으로도 심장마비 위험을 최고 51%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호두는 알을 까지 않은 채로 오래 저장할 수 있으며, 단백질, 지방 등의 영양분이 풍부하여 생식하거나 과자 제조용, 약용으로 사용되고, 기름을 채취하여 이용하기도 한다.
맺음말 호두와 같은 유실수의 과실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익한 생리 효과를 나타낸다. 이 중에서 항산화 활성은 매우 유익한 생리활성으로 노화방지와 같은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와 관련된 유용성분으로는 페놀성 화합물, 비타민 C 등이 있다. 호두의 다용한 용도를 개발하기 위해 호두의 에탄올 추출물과 각 용매 분획물에 대한 항산화 활성, 환원력, 총페놀함량 등을 측정한 결과, 호두의 에틸아세테이트 분획물에 대한 생리활성과 유용성분 함량이 높았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호두의 유용한 성분은 에틸아세테이트 용매로 분획한 물질군이 우수함을 알 수 있었다. 유실수의 품종육성 개발에 있어 지금까지는 다수확 대립품종 위주로 선발하여 개발되었으나, 유실수 과실의 선택 기준이 변화하고 있는 요즈음, 크기뿐만 아니라 맛 그리고 몸에 유익한 성분의 유무로 그 흐름이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유실수의 과실에 대한 다양한 생리활성 검정과 유용성분 탐색을 통하여 고품질 기능성 유실수 품종육성뿐만 아니라 과실의 다양한 용도를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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