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대와 신립장군외2편
전병윤
봄날 탄금대에 올랐다
신립장군 목쇤 호령이 들린다
장군이 오르내리던 열두대는
말 없이 봄만 잠재우고 있었다
탄금대* 학의 진영은 쑥밭 되고
장군은 탄천강에 육신을 던졌다고
하늘은 무심하게 말하고 있네
탄금대 패전으로 임란의 사기는 죽고
조정은 옹진을 해야 했다
탄금대에서 장군이 큰 소리로 웃었다면
훗날 ......
치욕의 일제 36 년의 역사는 없었을까
아 참말로 아프다.
탄금대전투: 1592.6.7. 신립 장군이 이끄는 임진왜란중
충주 탄금대 전투. 치명적인 패전이었다.
탄금대와 우륵*
파란 역사가 숨쉬는 탄금대에 올라보니
우륵 선생 가야금 열두 마당 소리가
잔잔한 솔바람 속에 들려오고 있었네
오동나무로 만든 가야금은
지금껏 오동꽃 보라빛 향기가
은은히 탄금대숲을 적시고 있었네
튕기면 떨리는 가야금 열두 마당에
달이 뜨고 지고 별이 뜨고 지고
우리네 인생도 뜨고 지고 있었네
산 까치도 잠들고 풀벌레도 조는 밤,
휘영청 달 밝은 고요한 삼경이면
선생은 사바세계의 소야곡도 연주한다네.
* 우륵 于勒 선생 : 490년 가야에서 출생, 가실왕의 뜻을 받아
12현금을 만들고 가야금 12곡을 지었음.
진흥왕12년에 신라로 귀화하여 가야금 전성기를
이루고 12곡은 궁중 음악이 되었다.
내소사에서-2
비는 내리는데
대웅전 부처님도 말이 없고
앞뜰에 오백년 정자나무도 말이 없다
말 없는 건 매양 닮았다.
정자나무는 사시사철 비바람에 시달리고
눈보라를 겪으며 수행하고 있다
소정방의 화살도 맞아보고
임란 때 조총도 맞아보고
6.25 때 따발총 맞은 상처에서는
지금도 진물을 흘리며 수행하고 있다
여인네들이 비 내리는 장자나무 밑에서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고 있다
광나루에서 왔다는 흰머리 여인은
남편의 극락왕생을 빌었다고
그러나
부처님처럼 정자나무도
아무런 말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