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우재(守愚齋)
성 묘
수우재를 찾은 지도 벌써 아홉 해요,
스승님 돌아가신 지 서른 두 해이옵고,
태어난 일백 아홉 해 명년이면 백 열돌!
손주 앙배 앞세우고 둘째 따님 한희(閒熙) 님과,
석 잔 술 부어 올려 큰절하여 뵈올 적에,
생전에 반기시던 얼굴 선연하게 뵈와라.
대숲은 무성하여 더 뻗어올까 염려로되.
대숲을 병풍하여 안산도 가리우고,
내외분 한 무덤 정다히 누워 우리 왔다 반기시네.
수우재 돌며
정자도 연못도 꽃나무 괴석도 예대론데,
대이어 누리시던 집주인 간데없고,
수우재(守愚齋) 현판만 남아 텅 빈 집을 지키네.
안채에 들어서면 ‘조화 ․ 삼학 ․ 백화’ 안고 들어오는,
저를 환호하시던 스승님 웃음소리 들리고,
윗목에 놓인 농 비었어도 임의 숨결 남았네.
어릴 땐 울 밑으로 시냇물 흘렀다던 따님 추억 말씀,
뒤안을 돌아나오며 헛간 사연 귀기울이고,
대문 옆 귀목 골동품 손녀 이야기도 들었네.
대문턱 넘어서며 뒤에서 부르는 스승님 목소리……
볼을 부비시던 인정 술상 재촉하시던 모습!
마루끝 배웅하시던 임의 환영 어리네.
지키미 효부
수우재 들머리 초가집(수우재) 지키는 집 한 채,
평생을 시어머님 더불어 술시중 들던 둘째 며느리,
혼자서 흰머리 여며 시아버님 혼 모시어 살고 있네.
4333. 12. 28. 낮 12시 30분 ~ 2시, 4334. 2. 14. 아침 8시 20분 ~ 11시 50분 ~ 낮 12시 29분.
2001. 8. 1. <한국시> 2001년 8월(148)호.
2001. 6. 1. <전라시조> 26집.
2001. 9. 15. <표현> 2001년 하반기(39)호.
4334(2001). 6. 5. <한글새소식> 346호.
2001. 8. 25. <향촌문학> 12집.
2002. 12. 22. <너른고을문학> 7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