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선현 사진:지덕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둔 2024년 6월 중순, 무아 주지스님과 일법회장님을 비롯한 신도회 소임자와 후원회원 22명 모시고 어렵사리 결정한 제2회 진불선원 신도회 & 후원회원 워크샵이 시작되었다.
모내기가 거의 마무리 된 들판과 진한 녹색으로 갈아입은 산야는 일상에 지친 나에게 위안과 생기를 주는 듯하다.
사정상 불참한 기획부장님의 자리를 대신한 편집부장 반야지님의 일정 소개와 스님과 함께 한 예불 및 금강경 독송, 일행과의 행복한 수다가 끝날때쯤 첫 번째 목적지인 청양 장곡사에 도착했다.
칠갑산 남쪽기슭에 자라잡고 있는 장곡사는 850년(신라 문성왕)에 보조선사 체징이 처음 지은 것으로 전해지며 국보 제58호 장곡사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 국보 제300호 장곡사미륵불괘불탱, 보물로 지정된 상·하 대웅전,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및 석조대좌, 금동약사여래좌상, 유형문화재 제151호 설선당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천년고찰이다. 또한 장곡사는 다른 사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하 대웅전을 가지고 있는 약사여래기도 도량이기도 하다.
우리 일행들은 부처님께 올릴 공양물을 가지고 대웅전을 찾아 참배하고 점심공양을 하였다. 김치와 상추, 된장이 모두이지만 어떤 진수성찬 못지않다. 절집에서 먹는 상추와 된장 맛은 일품이다. 어느 보살님은 된장을 꼭 사고 싶은데 “다른 건 몰라도 된장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공양간 보살의 대답에 실망이 가득하다. 한동안 장곡사 공양간 된장 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점심 공양 후 삼삼오오 흩어져 장곡사를 참배한다. 오는 길에 버스 유튜브 영상에서 일부 정보를 얻기는 했지만 칠갑산 기슭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장곡사는 곳곳에 역사와 시간의 흐름을 간직한 곱고 단아한 사찰이다. 특히 약사여래좌상과 약사여래좌상을 받치고 있는 석조대좌 등 문화재는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어렵고 특이한 것이라 한참동안 살펴본다.
장곡사 참배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 다음 행선지인 마곡사를 향했다. 가는 길에 밤나무가 지천이고 밤꽃 향기가 가득하다. 버스 앞자리에 앉은 보명월보살님이 먹으라고 준 맛밤의 생산지가 충남 공주로 되어 있다. 산청과 아울러 공주 또한 밤의 특산지임을 이해하면서 1시간 정도 달려 마곡사에 도착했다.
공주시 태화산 동쪽에 자리 잡은 마곡사는 640년 백제 무왕 41년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7개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중 하나로 천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인 만큼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조선시대 세조가 "내가 비록 한 나라의 왕이라지만 만세불망지지(萬世不亡之地, 만년동안 없어지지 않을 곳)인 이곳과는 비교할 수가 없구나."라며 찬탄하였다고 전해지는 군왕대가 산신각 바로위에 위치해 있고, 1898년 23세의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일본인을 살해하고 인천형무소에서 탈출하여 숨어든 곳이 마곡사라고 한다. 지금도 당시 김구 선생이 일본 순사를 피해 승려가 되기 위해 상투를 자른 삭발바위가 마곡사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마곡사 참배를 마치고 숙소인 한국문화연수원에 여장을 풀고 워크샵이 시작되었다. 저 역시 기획부장님을 대신하여 회의의 사회를 맡게 되었다.
4시 반부터 시작된 1부에서는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주지스님과 일법 신도회장님의 인사말씀, 연화심 부회장님의 활동내역 보고 순으로 진행되었다.
마음고생이 많으셨는지 일법 회장님과 연화심 부회장님께서 말씀 도중 울컥하시니 같은 공간에 있는 모두가 이심전심이 되어 뭉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러 사람의 협조로 이루어지긴 하지만 대중이 움직이는 행사를 맡은 책임자로서의 고단함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5시부터 진행된 2부에서는‘소임자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스님의 특강이 있었는데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각자 맡은 분야에서 힘이 드는데 경계에 부딪칠 때 큰 공부가 된다.
2. 희생하고 봉사하는 공덕은 많은 신도님들이 공부 하는데 도움이 된다.
3. 무주상보시가 공덕이 쌓인다.
4.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인연이 와서 주어지면 받아 들여라.
5. 현실속 경계를 자유롭기 위해 정진하라.
6.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7. 교리는 방편이다. 방편을 버리고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8. 어록수업 공감 된다면 소통 된다.
저녁 공양 후 3부 행사 전 깜짝 행사가 준비되었다. 불국성 고문님의 생신 축하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참석자 모두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고 생일 축하노래와 꽃다발을 전해드리면서 고문님의 건강과 행복, 진불선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였다. 가족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미루고 워크샵에 참석해 주신 불국성 고문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부는 ‘스님과의 대화’시간이다.
사전에 작성한 설문지 답변을 잠깐 살펴보면,
문항 중 보람있었던 일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크게 3가지로 요약되는데 ‘불교대학과 어록반 수업에서 얻은 지식이 불자로서 살아가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계속되는 신행생활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선후배 도반들이 함께 참여한 울력에서 보람을 느꼈다.’로 불교공부와 사중행사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많은 보람을 느낀다는 점이다.
반면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직장 관계로 행사에 참여가 힘들다, 발심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불교대학 졸업 후 신도회에 남지 않고 도반들이 각자 흩어진다’등으로 개인이 느낀 점을 솔직히 응답해 주었다. 답변 중 ‘불교대학 졸업 후 신도회에 남지 않고 도반들이 각자 흩어진다.’는 지적은 사중과 동문회 차원에서 많이 고민해야 할 점이다.
이어진 문항들은 스님께서 직접 골라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스님께서는 소임자가 바뀌는 시기라 새벽마다 기도드린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으셨으며, 다소 어렵고 부담스런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답변해 주셨다. 설문에 응해 주시고 현장에서 적극 참여해 주신 스님과 신도님들께도 감사드린다.
회의를 마치고 숙소에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104호에 집결하라는 전갈이다. 스님만 빼고 큰 방에 둘러 앉아 케이크와 다과, 샴페인으로 불국성 고문님의 생신을 다시 축하하고 불국성 고문님의 감사 인사가 끝나고, 정화거사님의 제안으로 이번 워크샵에 대해 각자 느낀 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프로그램도 좋고 분위기가 너무 좋다. 참석하길 잘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면 더 좋겠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진불선원의 신도로서 자긍심을 느낀다. 진불선원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일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사중 생활이 많이 힘들고 오늘 참석하기까지 많은 고뇌가 있었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나니 후련하다.’는 등 한사람 한사람의 소감은 참으로 진솔하였고 이를 통해 발심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워크샵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워크샵 둘째 날이다.
새벽 5시 반 알람소리에 일어나 간단히 세면을 하고 산책에 나섰다.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맑은 새벽공기를 벗삼아 연수원 주변을 걷고 있는데 ‘군왕대 1.1Km’라는 안내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나도 모르게 접어들었는데 얼마나 걸었을까. 인적이 드물었던지 숲이 우거져 두손으로 풀숲을 헤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어제 내린 비로 풀숲에 물기가 가득하다. 한참을 나아가다보니 군왕대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군왕대까지 0.6Km’속도를 내어 마침내 군왕대에 도착했다.‘마곡사는 손꼽히는 명당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 중에 군왕대는 임금이 나올만한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고 주변은 평탄하게 정리되어 있다. 나도 모두의 행복과 진불선원의 발전을 기도하면서 군왕대를 뒤로하고 내려오는데 바로 앞에 마곡사 산신각이 나타났다. 헐! 이게 웬일인가. 지척에 길을 두고 험한 길 돌고돌아 고생하다니... 허허허. 잰걸음으로 연수원으로 향했다.
국립공주박물관으로 향하는 버스안, 아침 예불과 함께 오늘 일정 시작이다. 새롭게 단장한 국립공주박물관에는 이 지역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이 잘 보존되어 있고 백제의 문화와 충남의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특히 옆 수장고에는 수많은 도자기와 유물들이 온도와 습도 등 최적의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우리나라가 문화 강국임과 아울러 진짜 선진국이라는 모습에 한껏 자부심을 느꼈다.
박물관에서 10분 남짓 떨어져 있는 공산성으로 향하는데 공산성은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성곽으로 백제의 수도가 공주였을 때 공주를 지키던 백제의 산성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얼음물을 받아들고 산성으로 향하는데 6월의 뜨거운 햇빛으로 금방 땀이 흥건하다. 망루에 올라 앞을 바라보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공주시내가 훤하다. 잠시 몸을 식히고 잘 조성된 길을 따라 산책하는데 나무 사이로 시내 풍경이 빼꼼하다. 공산성 안에 있는 영은사에 참배한 후 점심공양을 위해 맛집인 매향으로 향했다.
메밀국수가 유명하다고 해서 미리 연락했더니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뙤약볕에서 한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역시 소문난 맛집이다. 메밀국수 한 그릇에 만이천원,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뒷맛이 구수하고 입안에 여운이 남는다.
국수 점심을 마치고 마지막 행선지인 여진불교미술관으로 향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하고 있는 여진불교미술관은 대전무형문화재 여진 이진형 선생이 설립한 곳으로 불상조각과 불교미술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우리 진불선원 비로자나부처님의 고향이기도 하다. 미리 연락한 터라 휴일임에도 관리하시는 선생님(여진 선생의 며느리라고 자신을 소개)께서 미술관을 개방해 주시고 여진 선생님이 불상 제작 작업을 하는 공방과 전시장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편하게 견학할 수 있었다. 진불선원의 불자로서 참으로 의미 있고 소중한 경험이다.
돌아오는 시간에 이번 워크샵 소감 발표에서 모두들 칭찬 일색이다. 뜨거운 날씨라 다소 땀흘리는 일정이었지만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보람을 느낀 시간이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워크샵을 통해 진불선원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알게 되었고, 자신이 진불선원의 신도라는 자긍심을 가진 계기가 된 점이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충청도 청양과 공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역사가 살아 숨쉬는 장곡사와 마곡사는 혼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라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다.
2차 워크샵을 잘 회향하여 감사드립니다. _()_
첫댓글 지덕 거사님의 좋은글!
제2회 진불선원, 신도회&후원회원 워크샵에 관한 상세 정보와 추억의 예쁜 셀카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뙤약볕에도 아랑곳 하시지 않으시고, 이리 저리 다니시며, 작은것 하나 놓칠세라 저희들이 담아오지 못한 세세 상세정보의 좋은 말씀들이 많은 도움으로 요번 계기로 진불선원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봉사에 정신 수양을 해야겠다는 자신과의 약속과 다짐을 해봅니다~^^
처음으로 발을 내디뎠던
진불선원 제2희 신도회&후원회원 워크샵이 활성화 되어야겠다는 마음에 내년에는 더욱 많은 신도님들께서 참석하시어 이렇게 좋은 자리가 승승장구 하시길 두손모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하는 무아스님!
임원진님!
지덕거사님!
함께하신 모든 신도님들
최고이십니다!!!!!!!
사랑합니다_()_
진불선원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많은 신도님들 대리하여 소임을 맡으신 분들과 신도회를 위하여 후원을 하시는 분들의 워크샾!
행사가 이루어지겠끔 전심을 다하신 무아 스님 그리고 전체 일정과 워크샾의 진행을 맡아주신 선현 거사회장님(겸직 :기획홍보부원)+ 지덕 거사님(겸직 : 동문회 총무국장, 거사회 총무, 기획홍보부원)+반야지 보살님(편집국장,) + 함께하여 주신 일법 신도회 회장님과 부회장님들, 고문님 그리고 소임자, 후원회원님 + 마음을 실어보내신 많은 분들
어느분 소중하지 않으신분들 없으시지만 함께하면서 진불선원의 원만한 운영을 위하여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각 소임자들에게 대한 격려와 힘듦에 대한 격려를 하여 주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받아주기 위하여서는 내가 중심이 아닌 신도님들이 언제든 편하게 선원을 방문하여 기도와 수행 그리고 교리 등을 배워가는 열린공간으로서 참부처가 되기 위한 장을 만드시는데 열과성을 다하시는 모두의 수고로움을 안아주고 격려하는 장이 되었음에 함께 한 인연에 대한 감사함이 가득합니다.
점점 더 활기찬 진불선원 신도회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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