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에세이 90>
독말풀꽃
심영희
여름이면 나팔꽃보다 훨씬 큰 나팔꽃 모양을 한 하얀 꽃이 피는 식물이 있다. 키워본 적도 없고 누구에게 이름을 들은 적도 없는데 꽃은 그래도 예뻤다. 딸이 개업한 “명륜진사갈비 춘천 후평점” 주차장 옆에 조그만 화단이 있는데 딸이 엄마 꽃 좋아하니 꽃밭은 엄마가 알아서 가꾸라고 한다. 한여름이고 보니 사다 심을 마땅한 꽃이 없다.
봄에는 꽃이 많은데 화원에 가도 여름에 밖에다 심을 꽃을 사기가 마땅치 않다. 하는 수없이 백합과 메리골드, 다알리아 등 몇 종류를 사다 심고, 봉숭아와 해바라기는 씨앗을 사다 심었다. 그런데 필요도 없는 곳에서 자라고 있는 그 햐얀 꽃이 피는 식물 몇 포기를 뽑아다 심어 놓았는데 무더운 여름에도 내가 물을 자주 주어서 잘 자라고 있다.
이 꽃 이름이 궁금하여 손자에게 찾아보라고 하니 금방 손자가 인터넷에서 찾아낸다. 이름이 “독말풀”이다.” 만다라”라고도 한단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라는 독말풀. 앞에 들어있는 '독' 자가 마음에 거슬려 저녁에 독말풀에 대해 검색을 했다. 식물 자체에 독이 들어있어 일명 “악마의 나팔”이라 한다고 했다. 다음과 네이버에서 검색한 결과 만병통치약인 것 같은데, 독이 강해 잎 한 장만 먹어도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단다.
잠을 설치고 새벽 일찍 운전을 하고 꽃밭으로 달려갔다. 고무장갑을 끼고는 10여 포기 중에서 제일 큰 것 한 포기만 남기고 모두 뽑아 버리고 그 자리에 봉숭아 꽃을 옮겨 심고 꽃밭 전체에 물을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음이 후련하다. 남겨 놓은 한 포기는 머지 않아 꽃이 필 것이다. 이 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뽑아버린 뒤 다시는 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중.고등학교 6년을 생물 반에서 생물 부장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학창시절 별명 중 하나도 “생물 박사”였는데 독말풀은 처음 접해 보는 식물이다. 하얀 색과 꽃 모양이 예뻐 심었는데 실망이 크다. 손자도 할머니는 꽃 이름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 했었는데 독말풀은 몰라 검색해 보라고 했더니 신나게 검색을 한다.
독말풀은 화훼작물은 아니고 약용으로 재배하던 것이 민가에 남아 꽃밭에 심게 되었다고 한다.
이 글을 보게 되면 꼭 독말풀을 검색해 보고, 독말풀과 흰 독말풀에 대한 전설도 읽어보고 주위에 독말풀이 있으면 절대로 만지지 마세요. 맨 손으로 만지고 눈을 비비면 실명이 될 수도 있다니 꼭 검색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