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생일 축하
심영희
내일이 손자 생일이다. 내일은 손자가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고 해서 오늘 손자와 생일 점심을 먹기로 했다. 손자가 좋아하는 고기는 집에서 자주 먹으니 나하고 먹을 때는 주로 '무교동 낙지볶음'이나 '오므라이스'를 먹는데 오늘도 무교동 낙지볶음 먹으러 갈까 했더니 첫말에 좋다고 한다.
친구와 약속이 있다는 손녀도 약속 시간을 늦추라고 하고 11시 30분에 딸네 아파트에서 손자 손녀를 태우고 가평으로 갔다. 무교동낙지 집은 춘천에는 없어 늘 가평으로 간다. 정해진 속도로 운전을 해도 35분이면 도착하기에 멀지도 않고 가끔씩 드라이브하기 딱 좋은 거리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무교동 낙지 가평 본점'에 들어가면 아직도 온돌방에 앉아 먹는다. 달을 넘겨 갔더니 어느새 날씨가 변해 온돌방이 따뜻하다. 살이 통통하게 찐 낙지볶음에다 콩나물국, 땅콩조림, 미역 줄거리 볶음' 국물김치, 깍두기가 음식 전부지만 모두 맛있게 먹는다.
가족이 많이 다닐 때는 점심을 먹고는 으레 카페에 갔는데 손자와 다닐 때는 차 안에서 노래 듣기를 좋아하는 손자를 위해 드라이브를 많이 하는 편이다. 오늘도 손자는 공부하러 간다고 하여 도서관에 데려다주고 손녀는 친구와 약속한 카페에 데려다주고 와서 나는 그림을 그렸다. 저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한다.
할머니를 많이 챙기는 손자는 할머니와 만나면 그동안은 뭐 하셨어요. 오늘은 뭐 했어 하며 관심을 보이니 볼 때마다 대견스럽고 고맙다. 가끔은 손자 손녀에게 글 쓴 것도 읽어 주고, 그림 그린 것도 보여 주면 우리 할머니 '최고' 하면서 좋아한다. 딸네가 같은 춘천에 살고 있기에 이런 행복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손자가 차에 타자 출발하면서 축하금부터 줬다. 짧은 편지도 써 넣어서 줬으니 손자는 도서관에 가서 제일 먼저 할머니 편지를 읽어보고 공부를 시작했을 것이다.
살이 통통하게 찐 낙지를 손자손녀는 좋아합니다. 또 매콤한 맛을 즐기며 먹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