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매력에 흠뻑 빠지다 - 미드나잇 인 파리

[바람숲]

파리....

한번 가 본 적이 있는 도시, 관광객으로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스쳐 지나간 도시...

이 영화를 보면서 미련이 남았던 파리를 다시 볼 수 있어

그것도 구석구석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할리우드의 잘나가는 작가 길은 약혼녀와 약혼녀의 부모를 따라 파리 여행을 옵니다.

길은 소설을 쓰고 싶어하지만, 약혼녀와 그녀의 부모는 그런 길을 못마땅해하고, 무시하기까지 합니다.

취향이 다른 약혼녀와 그를 무시하는 부모(싼게 비지떡이라는 소신을 갖고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 길을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내가 이걸 좀 아는데 말이야, 하면서 뭐든지 아는 척, 잘난 척하는 약혼녀의 친구들...

그렇게 물 위의 기름처럼 떠돌던 길은,

어느날 파리의 골목길을 헤매다 어떤 자동차에 올라타게 되고

그렇게 1920년대로 자연스럽게 걸어들어갔습니다. 자신이 꿈꾸던 가장 아름다운 시대로 말입니다.

프랑스의 영화감독이자 시인이었던 장 콕토가 주최한 파티에서

미국의 위대한 작곡가 콜 포터가 직접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위대한 개츠비>를 쓴 피츠제럴드와 그의 부인 젤다와 인사를 나누게 되고....

<피츠제럴드와 그의 부인 젤다>

그곳에서 또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손에 이끌려

 20세기 초 유수한 작가와 화가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직접 쓴 소설을 보여주게 된 길...

<당시 사귀고 있던 정부를 그린 피카소>

그렇게 피카소도 만나고...

<코뿔소에 빠져있는 달리>

달리도 만나고..

T.S. 엘리엇도 만나게 됩니다.

정말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죠.

'미저리'에서 광기어린 전직 간호사 애니 역을 완벽하게 연기해내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선 캐시 베이츠가 거트루드 스타인 역을 맡아

또다른 면을 보여주었습니다.

그토록 소망하던 1920년대로 가니

그 시대 사람들은 또 말합니다.

"르네상스 시대가 좋았다. 그때가 그립다."

결국 삶이란 건 언제 어디서건 불만족스럽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러니, 과거를 그리워할 필요도 미래를 소망할 필요도 없다는 얘긴가요?

그저 현재에 만족하며 현재에 충실하며 살라는 뜻인가요?

길은 시간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자신과 생각이 너무 다른 약혼녀와 헤어지고

파리에서 살기로 결심합니다.

인생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시간여행이란 상품이 있다면

과연 어느 시점으로 가야 할까, 잠깐 생각해보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중고등 시절?

아님, 대학 시절?

결혼 시절, 아이가 태어났을 때?

다 한번쯤 돌아가고픈 시절입니다.^^

에이, 현재에 충실하자,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마네요.ㅋㅋ

* Tip: 거트루드 스타인의 좋은 시 한 편

                                  해  답

               해답은 없다

               앞으로도 해답은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도 해답이 없었다.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 해답이다.

[한라산]

포스터가 너무 인상적입니다. 그 바쁜 중에 언제 이런 영화까지 보세요. 그리고 여기 이렇게 글까지. 암튼~~~

[바람숲]

짬짬이 영화 보고 놀러다니고 일 하고 다 합니다.^^

[An die Musik]

김진샘이 좋단 말에 뭔 영환지도 전혀 모르고 봤는데 대박. 20세기 초 예술의 거장들이 교류하던 파리와 그 시대에 대한 우디알렌의 오마주는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반면 단순명료한 역시 우디알렌식의 엔딩 메시지..요즘 이런 각본 유행인가봐요. 옥탑방 왕세자나 닥터진같은 시간여행? ㅋㅋ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황홀하고도 매력적인 상상이네요.

[An die Musik]

그리고 후유증이라면...파리를 가보고 싶다는 것. 한 번 가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것...오프닝의 파리스케치는 정말 인상적입니다...

[바람숲]

영화 보고 나오는 사람들 "아, 파리 가고 싶다."였어요. 저는..."아, 파리에서 한 달만 딱 한 달만 살아보고 싶다"였습니다.^^

[무우꽃]

나도 봐야지

[나리]

파리의 야경이 생각납니다. 또 가고 싶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