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따지고 보면 날마다가 일요일 같은 나의 일상이면서 그래도
일요일이 돌아오면 왠지 여유롭고 느긋하며 쉬는 날 같은 마음이 든다
일한자들이 누리라는 휴식의 날
노는 나도 슬쩍 또 놀아보는날~!
쇼핑 갈때만은 친구 같은 딸애와 우연히 벼룩시장앞을 지나게 되었다
다른나라 가면 가고 싶었던 벼룩시장
이름도 누가 지었는지 구수하고 정겨운 벼룩시장 늘 궁금했는데...
반들반들 으리으리 하다는것과 반대인
쿵금하고 어설프고 삶의 때가 묻은
세월이 녹아들어 있는 분위기의 벼룩시장을 만났다
여유로운 일요일이겠다 슬렁슬렁 재미있는 시장 구경하기로 했다
지나간 시절 늘 부엌에서 보던 福 자 새겨진 사기 그릇도 보여 반가웠고
요상한 성인용품 파는 코너는 볼세라 얼른 지나쳐 가며
누군가 신다가 진열되어 있는 주름 잡힌 중고 구두도 있었고
최신식 전자제품까지
그야말로 만물이 다 있는듯했다
겉멋을 잔뜩 부린 아저씨가 지키고 있는 자리에서
이것 저것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 중에
딸애가 정장옷에 어울릴것 같다며 아가타 손목 시계를 마음에 들어한다
<아저씨 이거 진짜예요? > 진짜도 가짜 같고 가짜도 진짜 같은곳이다
들으시는 아저씨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아~! 그럼 진짜지요~! >
<그런데 여기 시계줄 끝에 흠이 났네요....>
아저씨가 얼른 흠이 있는 곳을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니 있던것이 없어진다
< 또 이 부분도 왜 이렇지요? >
다른쪽 시계줄도 마무리가 깨끗하질 않았다
아저씨가 다시 수습해보려 했지만 이번에는 여의치 않고.....
<에이~! 그냥 인생을 편하게 살아요... 안경도 안썼고만 그러네...괜찮기만 하네...>
사는 사람이 안 괜찮다는데
아저씨는 단호히 밉지 않게 괜찮다고 우기신다
반값에 시계를 사는것 같아 속으로 신이 났으면서
나는 시계줄도 손목에 맞춰 잘라주지도 않는다고 하며 등등
이것 저것 트집을 잡아 더 깎아달라고 아저씨를 시험하다가
딸애가 교양없는 엄마라고 눈치하는것 같아 2만원만 깎았다
아프터 서비스도 해준다며 또 오라고
커피도 드시고 가라고 한다 . 어설픈 상술이 어쩐지 재미있다
안 먹는다고 하니까 화를 낼려고 해 먹는다고 했다
벼룩시장에서 뭘 사면 커피도 먹어야 하는구나
마트에서 볼수 없는 정이 흐른다
< 여기..다방커피루다 차가운걸로 번개같이 와야뎌 ~!!!>
재미있는 아저씨가 고객을 위해 어디엔가 핸드폰을 해 커피를 배달시키고
이래뵈도 하루에 백만원어치 판다고 묻지도 않은
아저씨의 일수입 이야기도 들어가며
이것저것 눈요기도 하며 열배나 싸게 파는것 흥겹게 보기도 하고
시간가는줄 모르게 색다른 시장 구경한 날이었다
카페 게시글
2006년
벼룩시장
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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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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