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봉곡동 야실마을
봉곡동은 서구의 남단 구봉산(九峰山)밑에 위치한 법정동이다. 동쪽은 흑석동, 서쪽 유성구, 남쪽은 원정동과 용촌동, 북쪽은 관저동과 경계하고 있으며, 행정동은 기성동(杞城洞)이다.
야실(冶室)마을은 불무실마을이라고도 하며 유천동 서쪽 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다.
고려 시대에 불뭇간(冶匠間)이 있었으므로 생긴 마을 이름이다.
봉곡동 야실마을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눈에 띠는 것은 느티나무였다. 이 봉곡동 느티나무는 수령이 80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같은 느티나무에서 전혀 다르게 생긴 잎들이 나고 있었다. 햇빛을 받는 양이나 위치에 따라 잎이 다르다고 하면 이해가 될 텐데 이건 바로 옆에서 같은 가지에서 다르게 생긴 잎들이 섞여 있어서 신기했다.
같이 있던 참가자 중에 가지에 잎이 높은 밀도로 촘촘히 나 있으면서 오래 전에 난 잎들은 크기가 작고, 잎의 밀집도가 적고 올해 새로 난 잎으로 보이는 쪽의 잎이 훨씬 큰 것 같다고 했는데 일리가 있어 보였다.
느티나무 앞에 봉곡2교가 있는데 이 다리는 용촌동으로 들어가고 야실마을부터 봉곡동에 해당된다.
여기서 멀리 독선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독선거리에 쭉 늘어서있는 소나무군락은 약 200여년 전에 비보림으로 심어 놓은 것이고, 이 길 끝에는 작은 선돌이 하나 있는데 이 선돌 때문에 이 거리 이름이 독선거리이다. 돌을 독이라고도 하는데 독이 서 있는 거리라 해서 독선거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6. 흑석동 물안리마을
흑석동은 동쪽으로 금산군과 경계를 이루며, 서쪽에는 봉곡동과 접해 있다. 남쪽에는 매노동, 산직동과 인접해 있고, 북쪽에는 괴곡동과 경계를 이룬다.
흑석동은 옛날엔 금평(琴坪)이라 하였는데 금평의 우리말은 거믄들이었다. 이 검은들이 후에 와전되어 거문은 검은(黑)으로, 들(坪)은 돌(石)로 하여 흑석(黑石)으로 변용되었다.
일행이 갔던 물안리(물안이, 물안, 내수리(內水里)) 마을은 거문들 북서쪽에 있는 마을로 바깥물안과 안물안으로 나눈다.
이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갑천이 휘돌아 흐르는 안쪽에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며 이 마을 뒷산에는 연화부수(蓮花浮水)의 명당이 있다고 전한다.
일행이 걷던 길이 전에는 농수로길이어서 이 마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이 동네를 지나는 사람들도 멀리 돌아가야 했었다고 한다.
2011년 6월에 착공한 흑석동 물안리 농수로 길잇기 공사가 10월에 완공되었고, 지금은 자전거타기와 트래킹을 할 수 있는 갑천누리길 2구간으로 되어 있다.
우리가 걸은 구간에서는 엄청 키가 큰 목백합(튤립나무)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물안리마을에서 잎의 모양이 특이한 붉나무도 볼 수 있었다. 옻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옆축에 날개가 있는 모양새가 특이했다. 가을 잎이 붉다고 해서 붉나무라 하고, 붉나무 열매는 약용에 사용하는데 생약명은 염부자(鹽膚子)라 하며 수렴 지사 지혈 해독 해수(咳嗽) 황달 이질 종독(腫毒) 에 효과가 있고, 잎은 청열 해독 수렴 화담(火痰)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번 답사는 갑천 상류 마을을 직접 걸으며 자연부락들과 갑천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갑천이 있어 우리 삶이 풍요로워 지는 것 같고, 삶의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왜 갑천을 으뜸 하천이라고 하는지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작성 : 허혜경
첫댓글 허간사님의 탁월한 글 솜씨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냅니다.
자세한 설명에 다녀 온듯 푹 빠졌습니다...!!
두분 이사님의 칭찬에 기분이 너무 좋네요~ ^^
답사 후기 꼼꼼해요. 허간사 누가 뽑았지? ㅎㅎ
야실, 불무실, 거믄들, 물안리 등등 고을의 자연적 역사적 특징을 그대로 담은 너무나 아름다운 이름들입니다.
지금의 문화도 역사도 자연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흑석동 내수동 옛 이름을 잊어버릴까 걱정되어 이름찿기 운동도 해야 하겠습니다.
대전 입문자로 이곳을 알게 되어 행복합니다.
부끄럽게 한말씀만
오배자는 붉나무 열매가 아니라 붉나무 잎에 생긴 벌레집(진딧물), 벌레주머니라고 합니다.
맞네요..붉나무열매는 염부자 또는 염매자 라고 하네요~ ^^ 감사합니다.
멎지게 정리하여 주셨네요. 고맙기도 하고...
다시 읽어보니 새롭기도 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후반기 대전문화유산 답사도 기대가 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한 시간 많이 만들어 가시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