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빅3학원·일타강사도 ‘문제 거래’...수능 출제교사에 킬러문항 샀다
시대인재·메가스터디·대성학원 등 킬러문항 거래 혐의 수사
현우진·정상모·이창무 등 일타 강사들도 출제진 문제 사들여
김연주 기자 최은경 기자 입력 2023.10.04. 03:12 조선일보
서울 시내의 메가스터디 학원 앞에 수험생들이 지나가고 있다./오종찬 기자
교육부가 수능 출제 교사들에게 거액을 주고 ‘문제 거래’를 한 혐의로 수사 의뢰한 사교육 업체들 가운데 입시 학원 ‘빅(big) 3′인 시대인재와 메가스터디, 대성학원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대형 학원뿐 아니라 유명 ‘일타 강사’와 이들이 차린 교재·출판업체도 대거 들어갔다. 교육부는 지난달 수능 출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 22명에게 지난 5년간 5000만원 이상을 주고 문항을 거래한 사교육 업체 21곳을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수사 의뢰했는데 구체적 업체 명단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 대상에 오른 21곳에는 대입 시장을 좌우하는 대형 입시 학원들이 전부 포함됐다. ㈜메가스터디와 메가스터디의 출판 계열사인 ㈜새이솔, ‘시대인재’ 학원을 운영하는 ‘하이컨시’가 들어갔다. 대성학원 관련사는 ㈜대성학원뿐 아니라 강남대성학원·노량진대성학원·대성출판사·대성학력개발연구소·강남대성수능연구소까지 6곳이 수사 의뢰됐다. 또 디지털대성이 주식 상당수를 인수한 국어모의고사업체 ㈜이감도 수사 대상이다. 이들 ‘빅 3′ 외에도 ㈜이투스교육과 종로학원의 모의고사·교재 업체인 ‘종로학평’도 수능 출제 교사와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명 재수 학원은 ‘수능 적중률’ 등을 내세워 월 200만원 이상의 수강료를 요구한다. 수강료와 별도로 교재비만 최대 월 100만원을 받는다.
일타 강사들도 수사 대상이다. 이들은 수능 ‘킬러 문제’ 제공을 선전하며 큰돈을 벌었는데 수능 출제진에게 문제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메가스터디 일타 수학 강사인 현우진씨가 차린 교재 업체와 대성마이맥 일타 수학 강사 정상모씨, 수학 강사 이창무씨, 지리 강사 전성오씨 등이 포함됐다.
교육계에선 “대형 학원과 일타 강사들이 수능 출제 교사들에게 거액을 주고 모의 문제를 사들이고, 이걸 수험생들에게 팔아 큰돈을 버는 대입 ‘사교육 카르텔’이 공교육으로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에게 상대적 피해를 주고 학부모 부담을 키우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사 의뢰한 21곳 명단은 교사들이 교육부에 ‘자진 신고’할 때 써낸 것인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중복 등을 이유로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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