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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간의 합동 연수를 마치고 태백에 왔습니다.
원주에서 태백까지 오는 버스에서 쪽잠을 자며, 철암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아이들이 직접 꾸민 종이를 들고 반겨주었습니다.
철암에 왔을 때 학습 여행으로 한번, 광활 면접으로 한번. 이번에 세 번째 환대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익숙하게 받아들여집니다. 벌써 따뜻하고 인정이 있는 철암에 적응한 것 같습니다.
보아, 재인, 예헌, 하음이의 환대를 받으며 숙소를 구경했습니다.
6주간 도서관과 가까운 아늑한 숙소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김영달 할머니가 지내시던 곳을 전영자 어머니께서 계속 살펴주신 덕분에 오자마자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8명이 거실 하나, 방 하나로 오순도순 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청소해주고 문과 벽을 예쁘게 꾸며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환영을 준비했을까요? 그 마음이 신기합니다. 아이들의 사랑 덕분에 숙소에 더욱 따뜻함이 넘칩니다.
그러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도서관에서 다음 날 철암초등학교에 인사 가서 10분간 낭독할 책을 골랐습니다.
박미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의 흥미를 고려해서 ‘트롤과 염소 삼형제’책을 골랐습니다.
강현오빠와 트롤과 염소 역할을 나눠 한 줄 한 줄 읽어가며, 아이들의 반응을 기대했습니다.
철암에 온 첫 날인데도, 많은 선배분들이 왜 철암을 마음의 고향으로 삼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웃과 인정이 넘쳐,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밤하늘엔 별이 가득하고, 땅에는 웃음소리와 정이 가득하니, 여기가 정말 사람사는 마을이구나 싶습니다.
8명이 한 집에서 씻으려 하니, 화장실 한 칸으로는 참 바쁩니다.
지난밤에는 도서관과 숙소에서 나눠 씻었는데 아침엔 선생님께서 저희도 6주간은 철암 주민이라고, 주민 목욕탕을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해주셨습니다.
아침 일찍 안영숙 어머니와 전영자 어머님께서 같이 목욕탕 가주셨습니다.
문 여는 시간인 9시보다 조금 일찍 갔는데, 추운 날씨에 학생들 여럿 왔다고 일찍 들여보내 주셨다고 합니다.
덕분에 아침에 개운히 씻을 수 있었습니다.
목욕탕에서 많은 이웃을 만났습니다. 목욕탕으로 들어오실 때마다 한분 한분 인사드리고, 도서관에서 6주 동안 활동하게 되었다 하니 반겨주셨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좋다고, 아주 꽃 같다고 하셨습니다.
활동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어봐 주시고, 어디서 지내냐고 추운 날씨에 고생한다고 한마디씩 해주셨습니다. 이웃의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났습니다.
어떻게 아무런 연 없는 낯선 청년들을 이리도 반겨주실까요?
20년 동안 이미 다녀간 광활 선배분들, 그리고 김동찬 선생님 덕분입니다. 거저 사랑을 받습니다. 고맙습니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 후, 그 마음 전하러 철암초등학교에 갔습니다.
한 손에는 책 들고, 마음은 기대로 가득 채워 갔습니다. 도서관에서 학교 가는 길까지가 참 예뻤습니다.
학창시절이 마구 떠올랐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저절로 커졌습니다.
철암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먼저 교무실에 인사드렸습니다. 함영수 교장선생님께서 돼지감자 차와 커피 준비해주셨습니다. 인사하며 활동 소개하고, 철암초등학교 소개 들었습니다.
지역 도서관이 이렇게 학교와 잘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인연이 깊습니다.
교장선생님 방 안에 아이들의 사진과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었습니다.
덕분에 그를 참고하여, 교실에 가서도 아이들의 이름을 맞추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가지신 아이들을 향한 애정이 잘 느껴졌습니다.
이후 정성락 교감선생님께서 교실 하나하나, 체육관까지 학교 건물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소개해주시는 말과 모습에서 학교를 무척 자랑스러워하심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참 멋있으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을 하시고 계시다는 자부심이 잘 느껴졌습니다.
자연스레 저도 아이들을 더욱 귀하게 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와 강현오빠가 4학년 교실을 맡아 책을 읽었습니다.
너무 재미 없거나 지루하면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보아 재인 예성 예준 선규 성현 민영 재윤이 모두가 집중해줬습니다.
이후에 잘 배웅해주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사랑스럽습니다. 그 예쁜 마음을 잔뜩 누리고 싶습니다.
책 낭독 시간이 끝나고, 피냇재 너머 권순복 어르신 댁에 방문했습니다.
볕이 잘 드는 창가 책상에 꼿꼿이 앉아, 할 일에 집중하고 계신 모습이 멋졌습니다.
따뜻한 방 안에 모두 둘러앉아 서로 소개했습니다. 저희가 오기 전, 지원사 하나하나 읽어보셨다고 합니다.
그동안 거쳐간 많은 선배들을 기억하시며 저희 또한 환영해주셨습니다.
권순복 어르신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철암에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람은 배운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깊었습니다.
복지요결 강연에서 배운 배움들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 마음에 새겨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환영해주신다고, 점심으로 짜장면 사주셨습니다.
철암에 오기 전 평창에서 합동연수 하며 김치와 밥만 4일간 먹었기에 더욱 감동했습니다.
정말 평생 먹었던 짜장면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짜장면 맛에 감동 감탄하며 조용히 먹다가, 물을 한입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어떤 물인지 여쭤보았습니다.
오래도록 직접 대추를 넣어 결명자차를 끓여드신다고 하셨습니다.
어쩐지 너무 달고 맛있다며, 다들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직도 어르신의 미소가 생생합니다. 벌써 어르신 댁의 펄펄 끓는 따뜻한 바닥이 그립습니다.
또 가서 안아달라고 해야겠습니다.
인사 드린 이후에, 권순복 어르신께서 귤, 김치, 컵라면 주셨습니다. 덕분에 정말 풍족합니다. 고맙습니다.
이후 숙소 앞 피내골 경로당 방문했습니다. 8명이 우르르 들어가니, 북적북적 했습니다.
조르르 앉아 한명씩 손잡고 소개 인사 하고 큰절 드렸습니다. 아침에 목욕탕 갔던 것을 이미 아시는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참 관심 많이 받는구나 싶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이 참 쑥스럽기도, 좋기도 합니다.
점심 먹고 나른할 참에, 믹스커피 타주셨습니다. 그저 인사만 했을 뿐인데, 점심 식사와 디저트까지 거저 받아 먹었습니다.
평소 상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10원단위까지 나누어 더치페이 하는 삶을 살다가, 이렇게 거저 누리니 당황스럽습니다.
어떻게 더 표현해야 하나 궁리하다가 하루가 다 갑니다. 정말 사회사업 인사, 감사. 이 두가지가 각자 반을 넘습니다.
인사와 감사 잘 하면 삶이 윤택해지는구나 싶습니다. 정말 실제로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권순복 어르신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김동찬 선생님과 그동안의 광활 선배가 이웃께 잘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철암에서 6주 생활하는 동안, 행동거지를 더욱 신중히 조심히 해야겠다고 느낍니다.
너무 튀지 않고 조용히, 지역사회와 하나되고 싶습니다. 잘 감사하는, 너무 맹랑하지 않은 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옆집 김재극 할아버지는 감기 기운이 있으셔서, 창문 너머로 인사드렸습니다.
면접 보러 왔을 때 뵀던 분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추운 날씨 걱정하시며 따뜻하게 옷 매무새 잘 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추우실텐데도 창문 열고 인사해주셨습니다. 그 마음에 감사합니다.
이후 철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인태 동장님 만나뵀습니다.
철암동 소개해주시고,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하셨습니다. 참 든든합니다.
이렇게 행정복지센터와 잘 연결된 도서관이 있다니요. 지역사회복지론에서 이런 것은 배운 적이 없습니다. 신기합니다.
한명 한명 소개 인사 했더니 또 음료수 주셨습니다. 여느 멋진 카페에서 오후를 보내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여러 이웃 알게 되고, 달콤한 음료수 먹으며 오후를 다 보냈습니다.
감사가 몸에 가득 차, 어쩔 줄 모르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길가에서 전순자 어머니, 김말순 어머니가 안아주셨습니다.
길에서 만난 낯선 청년인데도, 김동찬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시니 꼭 안아주시는 어르신께 참 고맙습니다.
이렇게 기록하며 다시 생각해보니 또 놀랍습니다. 대체 어떻게 그러실 수 있을까요. 그저 감사합니다.
보건지소에 계시는 직원 선생님 두분 만나 뵙고 인사했습니다. 직원이 자주 바뀌어 도서관은 잘 모르신다 하셨는데, 그래도 사무실 밖으로 나와 인사해주셨습니다. 응원도 해주셨습니다.
평소 인연이 없으면 갑자기 인사하기 어려운데, 앞으로 6주간 철암에서 지내게 되었다는 새로운 명분이 생겨 참 좋습니다.
이렇게 인사하니, 나중에 아이들이 보건지소 방문했을 때에 알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복지요결에서 배운 것을 적용해봅니다.
중앙경로당에서 윤옥연 어르신과 변 어머님께 인사했습니다. 도서관과의 인연 말씀해주시고,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주셨습니다. 윤옥연 어르신께서 요즘은 반찬을 직접 하지 않는다며, 대신 용돈을 챙겨주셨습니다. 감사히 받아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변 어머님께서는 더덕무침과 깻잎 장아찌를 주셨습니다. 점점 반찬이 늘어납니다. 직접 하기도, 사먹기도 어려운데 거저 주십니다. 매 끼니마다 꺼내 먹는데, 참 맛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맑은 날씨, 따뜻한 햇살 만끽하며 지역아동센터로 갔습니다.
백순례 센터장님께서 에너지바, 음료수, 초콜릿 챙겨주셨습니다.
아이들과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시고, 아이들과 놀고 나서 도서관까지 차로 태워다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지역아동센터로 온 아이들과 밖에서 뛰어 놀았습니다. 몸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놀이가 참 많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삼겹살 놀이, 집 돼지 폭풍 놀이. 한번 같이 놀고 나면, 아이들과도 금새 친해집니다.
아이들과 뛰어놀며 얻는 기쁨은 참 귀합니다.
아이들이 동네 골목을 누비며 뛰어노는 풍경도 귀한데, 거기에 함께하기는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런 경험을 겨우 내 가득 하게 되어 기쁩니다. 아이들에게도 행복이 되었으면 합니다.
첫댓글 새벽에 글도 쓰는 부지런한 청년이네요~^^
저는 진호,진우 엄마 백지원이예요.
기억하는지 모르겠네요ㅋㅋ
도서관앞 그네에서 애들 그네 탈 때 봤었고,얘기두 잠깐 나누었죠~^^ 철암에 멋진 청년들이 와서 기쁘고,활기넘치는 것 같아서 참 좋네요.저희 애들이...특히 진호가 처음보면 부끄러움이 많지만,이번 겨울에 광활 선생님들과 아이들과 즐거운 활동 많이 하고,따뜻한 정 많이 나눠서 서로에게 좋은 추억되길 바랍니다.
'사랑스런 맘'이 보내시는 댓글 응원~!
최하영 선생이 백지원 선생님 댓글 읽고 동료들에게 자랑했습니다. ^^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환대'를 찾았습니다.
환대 歡待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
잘 왔다고 기뻐하며 안아 주셨습니다.
반찬 과일 음료 간식 차려 주셨습니다.
학생들 마을 인사 다니는 동안 여러 어른이 도서관에 찾아와 맡기고 가셨습니다.
갚을 수 없는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