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이빨 두개를 부러뜨리고 이혼을 했다 일억이나 되는 트럭은 6개월의 도박빛으로 경매로 넘어갔다 한때 사랑했던 가족사이에는 이제 오해의 불투명한 장막만이 드리워져 있다 일용직으로 딸과 아들과 임대아파트에서 사는 그들의 대화는 늘 깜깜한 밤이다
울화통으로 넘실대는 우리의 경구 결코 낮설지 않게 숨막히는 이웃이다 일당 7만 5천 원에 취직한 냉동회사 몰래 꺼낸 칠 키로나 나가는 냉동 칠면조를 선물 받고 들어가는 길, 외상값이 있는 노래방 사장과 맞닥뜨린다 울고 싶은 놈 뺨 때린다고 욕설과 고성이 오가더니 냉동 칠면조로 사정없이 노래방 사장을 갈긴다 퍽퍽퍽 죽음을 만진다
세워있는 트럭을 훔쳐타고 아내가 있는 남쪽으로 향한다 조수석에서 칠면조는 다 안다는듯 제 몸을 녹이고 있다 집에가서 한쪽씩 나눠 먹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또 재수없는 새끼를 만나면 칠면조로 실컷 패주리리라 마음먹으며 경구는 액셀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올려있는 나머지 7편의 단편들이 다 그러하듯 출구없는 비상구, 출구 없음이 출구인 세상의 바닥으로 몰린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욕을 해대지만 욕설 밑의 행간은 쓸쓸하게 젖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