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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맛난 식당도 만나고
멋진 카페도 만난다.
그게 여행의 묘미 이기도 하고.
오고가며 보게 되는 풍경은 그저 덤이다.
전주 한옥 마을을 떠나 남원 광한루 가는 길에 만난
소박한 식당 하나.
외관은 보잘 것 없어 보이나 어쩐지 맛이 좋은 것 같은 풍천 장어 집.
그 식당 앞에 곱게 피어 난 한다발의 민들레.
그 속에서 벌꿀 한 마리가 정신없이 꿀을 빨고 있다.
너희도 얼른 들어 가서 맛난 음식을 먹으며
허기를 메우리는 듯.
우선 나온 밑반찬들이 정갈하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살짝 맛을 본 반찬들.
입에 잘 맞는다.
된장 맛도 좋다.
주인에게 밑반찬들이 모두 맛있다고 하니
어제 근처에 사는 누나가 자기(사장) 먹으라고
도토리 묵을 조금 가져 왔는 데
맛을 보라며 서비스로 내어 줬다.
정말 시골 도토리 묵 맛 그대로다.
맛있다.
장어도 먹기 좋게 알맞게 구워져 나왔다.
남원 충천 장어.
식사를 거의 끝낼 무렵 주변에 좋은 카페가 있느냐고 물어 보니
두어 개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식당을 나오려는 데
주인은 복분자 주 한 병을 선물로 주었다.
고맙고 감사하다.
잘 먹고 좋은 선물도 받고.
그러나 나는 딱히 줄 것이 없다.
궁여지책으로 그 보답으로 준 것이
어제 휴게소에서 산 생강가루 한 병이다.
거듭 잘 먹고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그가 소개를 해 준 카페를 찾아 나섰다.
엔틱 카페 모정이다.
카페 이름 그대로 내부는 유럽 풍 엔틱 가구와 그릇들로 가득 하다.
거의가 다 판매품 이기도 하다.
모르긴 몰라도 서울 등 수도권에서 크게 가게를 하다
이 곳으로 내려 와 카페를 운연 하는 듯 하다.
커피도 맛나다.
시골인 탓일까.
손님들 중 거의 절반이 중장년 이상의 사람들이다.
언뜻 보아도 주변에 사는 사람들 같다.
물론 젊은 사람들도 많고
우리 같은 여행객들도 제법 눈에 띈다.
정원도 예쁠뿐만 아니라 넓다.
봄의 한가운데라서 그런지 더욱 곱다.
어린 아기를 동반한 가족들도 여기 저기 눈에 띈다.
다행히 이 공간을 손님들이 마음껏 쉬고 놀 수 있도록
완전히 개방해 놓았다.
사랑앵무새 등 앵무새도 많고 대형 석부작 등 분재도 많다.
마음 같아서는 종일 쉬어 가도 좋을 듯 하다.
이 번 여행은 모두가 착착 잘 들어 맞는다.
운도 좋은 편이고.
저절로 기분이 좋다.
물론 다음 여행지도 쓱쓱 잘 흘러 갈 듯 하다.
카페를 떠나 드디어 도착한 이 번 봄 여행의 최종 목적지.
푸르른 들판과 나무들.
저절로 와! 하고
탄성이 터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