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많은 글들에서 비견겁재의 특징에 대해서 서술하였다.
필자가 이렇듯 자신감 있게 비견겁재에 대해서 글을 많이 쓸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의 팔자가 비겁태왕자이기 때문이며 인생 자체도 비겁으로 시작했고 비겁으로 끝나는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비견겁재가 지닌 궁극의 능력에 대해서 서술해 볼 것이다.
생각해 보면 아주 간단한 문제이다. 비겁은 재성을 극한다. 재성이란 무엇인가? 세상 그 자체다.
재성은 세상 그 자체... 이게 무슨 말인지?
우리 생명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무엇인가를 먹으면서 태어난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며 입어야 하고 어떤 공간을 점유해야 하며 우리 필요에 맞게 개발한다. 이건 동물도 마찬가지다. 토끼는 굴을 파고 벌은 벌집을 짓는다.
이 모든 것이 재성 활동이다. 주변 환경을 극하면서 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성을 극하는 비겁은 세상, 활동, 삶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생(生)의 반대인 사(死)로 간다는 뜻은 아니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고 모여 살며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인간에게 있어 재성이란 사회라고 할 수가 있다. 큰 규모에서는 국가를 의미하고 작은 규모에서는 가정을 의미한다. 이것이 재성이다.
비겁은 이러한 재성을 극했으므로 순수한 개인을 뜻한다. 그렇다고 혼자되어 고독하다는 뜻은 아니다. 비겁은 육친으로 친구, 형제다. 그들의 특징이 무엇인가?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 나를 있는 그대로 대해준다. 내가 할일을 태만하고 있어도 절대로 잔소리 하거나 참견하지 않는다. 가장 순수하고 1차원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친구, 형제 관계다. 비겁은 모든 인간관계를 이런 식으로 한다.
그리고 세상도 그렇게 살아간다. 아주 1차원적으로, 내가 하고싶은 대로.
그러므로 비견겁재가 지닌 궁극의 능력은 "나의 행복이 외부 조건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그것을 달성하는 수단이 다양한데 재왕, 관왕한 자들은 안타깝게도 나의 행복이 외부 조건에 걸려있는 경우가 참 많다. 가족, 사업, 사랑하는 사람, 직장, 성공, 돈, 명예, 지위 등등.
하지만 비견겁재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가 있다. 행복도, 불행도 내가 결정한다.
만약 비겁다자인데 외부의 돈이나 성공 등에 심취하여 집착하고 괴로움에 빠져 있다면 이것은 관성이나 재성 혹은 인성이 어설프게 끼여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사람도 재관인을 피할 수 없다. 팔자 내에 무재, 무관, 무인성이라 하여도 운세에서는 언젠가 오게 되므로 만나야 한다.)
순수한 비견겁재는 오로지 혼자만의 의지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것이 얼만큼 대단한 능력인지는 세상을 좀 살아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 세상은 본질적으로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필연적으로 괴로움과 번뇌를 안고 살아가게 되어 있다.
비견겁재는 번뇌에 가득찬 비바람치는 세상에서 초탈해 홀로 고고하게 서 있는 학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