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식당의 불친절 기사가 나와서 공분을 사기도 합니다. 한식부페점에서 음식을 좀 많이 담았다는 이유로, 다 먹을 수 있는지 확인도 안 한 채 화를 낸 식당사장님,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았다는 이유로 빨리 먹고 나가라는 바닷가 난전의 주인 등이 기사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가게 망해야 한다는 빗발치는 여론과 그것을 잠재우기 위한 지역 식당사장님들의 굴욕적인 단체 사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수십명 분을 예약해 놓고 노쇼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가짜신분증으로 무전취식을 한 후, 미성년자 주류판매로 신고해서 영업정지 시키겠다는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부페집에서 반찬통에 음식을 싸가다가 언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백화점이나 전화상담원 혹은 공무원 등에게는 감정 노동자라는 타이틀이 붙기도 합니다. 언제나 친절을 요구당하며, 상대방의 폭언 폭설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하는 업종입니다. 그래서 욕설을 하는 민원인에게 사이다 응대를 하는 사례가 환영을 받기도 합니다.
친절이란 말 자체는 참 좋은 단어입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하는 말은 생명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친절이란 단어는 일방적으로 쓰이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손님이 음식점 직원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민원인이 공무원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얘기도 하지 않습니다.
친절은 한쪽 편에서만 무한정 베풀어야 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가족간이라면 친절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게 될까요? 가족끼리는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지,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가족끼리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합니다. 오히려 불친절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친절이란 말은 갑질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평등의 원칙에는 위배되는 용어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친절한 의사를 선택하겠느냐 아니면 실력있는 의사를 선택하겠느냐는 말이 있습니다. 말로 친절하기보다 행동으로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횟집에서는 친절하기보다 속이지 않는 게 더 중요하고, 밥집에서는 친절하기보다 양심껏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친절하기만을 요구하며 감정노동을 강요당하던 세태에 대한 반란이었을지 모릅니다. 한쪽만의 친절이 아닌, 서로간의 존중과 사랑이 더 필요하겠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얘기하는 비유 중에, 천국과 지옥에는 똑같이 긴 숟가락과 충분한 음식이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차이점이라는 것이, 지옥은 긴 숟가락으로 자기만 먹으려고 하다가 아무도 못 먹고, 천국은 긴 숟가락으로 서로 떠먹여 주는 곳이라는 내용입니다.
상대방에게만 친절을 요구하는 곳은 지옥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먼저 친절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곳이 바로 천국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여라.” 마태복음 7:12 타인에게 친절을 요구하기보다는, 스스로만 친절을 지키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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