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홀기(笏記)의 혼란(混亂)과 개선책(改善策)
보의문제와는 다소 이질적인 문제로 인식된 주제이다. 향사문제를 논했기에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해마다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낸다. 사우(祠宇)나 제각(祭閣) 또는 묘전(墓前)과 단소(壇所)에서 여러 모양으로 지낸 제사가 음식의 진설(陳設)이나 홀기(笏記)가 서로 달라 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진설과 진행순서라 할 홀기는 마음만 먹으면 문중차원에서 통일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도문회와 장천계가 5처의 제향을 주관한 만큼 우선 통일안을 만들고, 산하 각지파의 제향도 따르게 하면 될 것이다.
사실 제사 때 제찬의 진설과 홀기의 통일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도문중 때나 도문회로 개편된 이후 책임자들이 조금만 신경 쓰면 몇 시간이내에 마무리 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런 사소한 문제가 수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것은 도문회 집행부의 책임이다. 일단 문제를 쉽게 하기 위해 각처의 진설도와 홀기를 바로 대조해 볼 수 있도록 여기에 수합해 놓았다. 따로 있으니 서로 다른 부분을 몰라서 비롯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조속한 정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차제에 한문의 홀기에 해설을 곁들여 어린 후손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사실 성균관이나 남악제(南岳祭) 등 사회단체의 제향에서도 홀기를 한문과 함께 우리말로 부연해서 참석하는 사람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더구나 일부 성씨들의 경우공축보(恭祝甫)라는 집례를 추가해, 여자에게 전담시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즉 공축보란 한문홀기를 우리말로 해설하는 역할이다. 전통제사에 여자가 등장할 만큼 시대는 비약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실정은 어느 정도인가? 하산사 대제와 여러 사우 및 묘전 등 모든 시제는 한문식(漢文式) 홀기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언제가 한문과 우리말 해설을 곁들여 진행하다 흐지부지 자취를 감췄다. 왜 그랬을까. 일부 문중의 어른들이 제사의 엄숙함이 떨어진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다. 물론 한문식에 익숙한 세대에서 보면 좀 어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문식으로 한다고 해서 권위가 있고 우리말로 중요한 대목을 풀이해 준다고 해서 격식이 낮아진 것도 아닌데도 그렇다.
하산사향사홀기(霞山祠享祀笏記)를 보자.『헌관 이하는 제복을 입으시오. 찬인은 초헌관을 인도하여 동쪽 계단으로 올라가 진설된 제수를 점검한 후 제자리로 돌아오시오. 제 집사와 학생은 먼저 문밖의 위치로 나가시오. 찬인은 헌관을 인도하여 문밖의 자리로 가시오. 찬인은 축 및 제 집사를 인도하여 들어와 각자 위치로 나아가 재배하시오.』(생략)등 한글 식으로 되어 있지만 이용되지 않는다. 한 문중의 정체성(正體性)은 사소한 격식(格式)과 예법(禮法)부터 통일돼야 한다.
(1) 묘제(墓祭) 표준(標準)
진설도(陳設圖)(篇題錄 p.265)
(2) 연하동(煙霞洞)[충렬공(忠烈公)]
(3) 다전등(茶田嶝)
(4) 장천동(長川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