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 자생하는 구름국화
사진 속의 분홍색 요정 같은 꽃은 백두산에 자생하는 구름국화다. 국화라 하면 보통 흰색과 노란색을 떠올리지만 구름국화는 분홍색 꽃잎이 특징이다. 구름국화는 500원짜리 동전보다 약간 더 큰 편이라 꽃집에서 파는 국화와 비교하면 훨씬 작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기에 키도 30cm 정도가 최대치다. 얼핏 보면 구절초를 닮았지만 꽃잎이 훨씬 가늘다.
구름국화는 백두산의 수목한계선인 해발고도 2,000m 이상 지역에서 자생한다. 숲이 아닌 초원에 피며, 초원 중에서도 습지에 핀다. 계곡 주변에 피는 것이다. 백두산 장백폭포 아래가 구름국화 자생지며, 폭포에서 흘러내린 실계곡 사이에서 핀다. 처음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이는 일본의 ‘하라’라는 식물학자다.

구름국화는 백두산에서 쉽게 마주치는 꽃으로 요즘도 시기만 맞으면 볼 수 있다고 한다. 보통 8월에 피며, 하루 이틀 정도 짧게 피었다가 진다. 하지만 개체수가 많은 편이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꽃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구름국화를 좋아하는 것은 꽃의 색깔이 예쁘기도 하지만 너무 키가 작아 지면에 붙어 있지 않고, 너무 크지도 않아 구도를 잡기 좋은 생김새이기 때문이다.
구름국화는 남한에 없고 백두산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꽃이었으나 지금은 국내의 식물원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백두산과 중국의 여간한 야생화는 한국의 식물원에 있다고 한다. 물론 식물을 가져오는 것은 불법이지만, 몰래 채집해 오거나 식물을 파는 중국 업자로부터 수입해 국내에 번식시킨 것이다.
특히 식물학자들은 귀한 꽃을 보면 첩보전을 방불케 하며 채집해 들여 온다. 학계에 발표하거나 연구하기 위해선 반드시 실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여서 일본의 식물학자들은 너무 많은 양을 채집해 반출하려다 중국 출국 과정에서 걸려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단다.
꽃 사진은 꽃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자생지가 어디냐가 중요하다. 즉 어디서 찍었느냐다. 식물원의 꽃은 자생지로 인정받지 못하기에 사진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언제, 어느 산, 고도 몇 미터, 어느 지점에서 찍었는지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꽃 사진은 찍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