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의 첫 희년은 1300년 2월, 보니파시오 8세 교황 때 거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100년마다 거행하기로 하였지만, 클레멘스 6세 교황이 1350년에 ‘희년’을 거행하도록 선포하며 주기를 50년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주기를 50년으로 변경한 것은, 구약성경에서 50년째 해를 희년으로 선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위 25,9-11에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50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시고, 이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고, (집을 떠나와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야 하며, 이스라엘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후 우르바노 6세 교황은 33년, 마르티노 5세 교황은 다시 50년으로 변경했다가 바오로 2세 교황이 칙서(시성과 희년, 교의 문제 등을 다루는 교황 문헌)를 통해서 1475년에 희년을 거행할 것과, 희년의 주기를 25년마다 지낼 것을 선포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세대가 최소한 한 번은 희년의 은총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그 외 특별히 중요하거나 기념할 일이 있을 경우, 교황의 선포로 특별 희년을 지낼 수 있습니다(예 : 2000년 대희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5년 ‘희년’을 앞두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 5,5)”라는 말씀으로 시작하는 칙서를 발표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2025년 ‘희년’의 공식 주제가 “희망의 순례자들”로써, 여기에서 ‘희망’은 단순한 세속적 바람이나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아닌 ‘우리의 희망(1티모 1,1)’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강조하셨습니다.
2025년 희년은 2024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6일까지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 기간 동안에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전해야 할 구체적인 “희망의 증표”를 제시하셨습니다. 즉 교황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갖기’, ‘이주민 환대하기’, ‘젊은이에게 다가가기’, ‘노인 존경하기’, ‘감옥에 갇힌 이들에게 친밀감 갖기’, ‘군비를 식량지원금으로 전환하기’ 등 교회를 넘어 국제 사회 전체가 희년을 맞이하여 이 사항들을 함께 실천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