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일정을 마치고
스위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베르겐에서 SAS항공을 이용해
오슬로를 거쳐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베르겐 공항에서 수속을 다 마치고
출발 게이트에서 대기중이었는데
갑자기 항공기 문제로 결항이란다.
항공권 예약자인 남편의 이메일로
바뀐 항공편과 게이트 정보가 들어 와
8명 다 함께 게이트로 이동했으나
대기실이 오픈되지 않아 빈 공간을 찾아 대기하던 중
번득 짚히는 것이 있다며...
남편이 대신 예약해 준 것은 4명이고
우리를 포함한 다른 2명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항공권으로 예약했는데
왜 이에 대해선 연락이 없는거지?
아무리 메일을 뒤져봐도
마일리지 항공권 으로 예약한 항공편의 변경 안내가 없다.
순간 남편은 깜짝 놀라
부랴부랴 일방통행 게이트를 무시하며
보안 검색대를 거꾸로 지나
출국 수속장 항공사 카운터로 갔다.
항공사 직원말은
우리가 부친 짐은 바뀐 항공편에 자동으로 실리지 않고
짐찾는 곳에 다시 나와 있을 지 모른다고 하고
항공편은 루프트한자로 바뀌 었다고 한다
다른 4명과 항공편이 다르다.
청사 아래층 짐 찾는 곳에 내려가 보니
아뿔싸
우리 짐이 한쪽에
부모 잃은 미아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짐을 찾아서
출국장 루프트한자 항공 카운터로 가
다시 짐을 부치고
보안 검색대를 거쳐
겨우겨우 루푸트한자 항공으로 찾아갔다.
오슬로 대신
독일 뮌헨을 거쳐 취리히로 가는 편이다.
다른 4명도 시간차는 약간 있지만
역시 뮌헨을 거쳐 취리히로 가는 일정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취리히에 도착했건만
우리 4명의 짐은 도착했으나
나머지 4명의 짐은 뮌헨에서 실리지 않아
다음 비행편으로 도착할 것이라고 한다.
3시간을 기다려
짐가방을 찿아 갈 것인지
아니면
다음 일정등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짐 가방을 직접 픽업하지 못하면 배송에
1~2일이 걸린다는 항공사 직원의 설명이다..ㅠ
.
하는 수 없이
무료한 시간을 공항내에서 꼼작도 못하고 기다린 끝에
드디어 4명의 짐이 도착했다.
문제는
취리히에서 오늘 숙소가 있는
그린델발트로 가는 기차편이다
우왕좌왕 하다가는
저녁도 굶을 판...ㅠ
취리히 공항역에서
순발력을 동원해
빨리 잘 먹을 수있는
켄터키후라이드 치킨을 사서
가까스로
막차를 타고
기차안에서 저녁을 해결 할 수 있었다.
밤 11시에 환승역인 인터라켄 오스트역에 도착해
그린델발트로 가는 홈으로 갔으나
기차는 보이지 않고 사람도 없고 썰렁하다.
마음은 초초해지고
피곤은 물밀듯이 밀려오고..
알고보니
그린델발트로 가는 막차는 기차가 아니고
버스로 운행 하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
일정상 이렇게 늦게 도착 할거라고는 생각 조차도 못해 봤으니...
역 벆에서 버스를 타야 했던 것이다. ㅠㅜ.
이러는 사이 스케줄상 막차의 시간은
이미 지나갔다.ㅠㅜ
시간은 이미 밤 11시가 넘었고
피로는 극에 달해 난감한 상황이다.
마지막 옵션은 택시 !
마침 밴 택시 한대가 들어왔다.
달리 다른 방도가 없는지라
남편은
무조건 그린델발트 숙소까지 가자고 했다.
기사왈 이 차는 7인승이라 8인승이 곤란(?)하단다.
경찰에 걸리면 면허정지에 벌금이란다.
돈을 더 받으려는 뻔한 얘기 라는 걸 알지만....
여하튼 가기로 하고
기사는 어디에 한참 전화을 하더니
남편한테 문자 메시지 한통을 보여 주며
사장이 보낸 것이란다.
내용은 250프랑은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과하지만 오케이 할 수 밖에 없는 일 아닌가?
문제가 이것 만이 아니다.
카드는 안 받는단다.
노르웨이 스위스 모두 카드로 사용하려고
환전 하지 않았는데..
이 밤중에 어떻하라고... ㅠㅜ
기사는
ATM 있는 곳으로 안내 할테니
거기서 현금을 뽑아 달라고 한다. ㅠ
피곤해 죽겠는데.........ㅠㅜ
세상에..
관광의 천국 스위스에서 카드가 안되고
현금만 이라니... ㅠ
하지만
몇년 전 스위스 여행시 쓰고 남은
약 400프랑을 개인 비상금 으로 챙겨간 것이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이렇게 정말
어렵게 어렵게 그린델발트에 도착했다.
모든게 아름다워
이 곳을 3번째 방문을 했는데
신고식 한번 혹독하게 치뤘다.
예기치 못한 상황과
당혹스런 일들이 일어 났어도..
그 순간 순간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지헤와 능력을 주시는
하늘의 도우심과...
침착을 잃지 않고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우리의 대장
푸르나님 ~~ !!!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 ^^
짐가방이 누락되어
신고하는 사무실을 찾아가서
가방의 색갈
가방의 크기
가방의 브랜드
그리고 연락처와 이름을 기입한다.
4명의 신고서를 남편 혼자 신고 하려 하니
공항 여직원이 자기가 도와 주겠다고 하면서
각자 영문으로 주소와 이름을 적으라고 했다.
한국 사람들은 서로 이름이 비슷하고
같은 성이 많은지라
공항 여직원은
영문의 이름과 주소를 받아 들고는
크게 발음을 소리내어 읽으며
아주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연실 웃어가며
한 사람씩
신고서를 작성해 주었다.
속이 타 들어가고
입술이 말라가는 우리의 심정을 모르고
아주 재미나게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낯선 길에서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는
이 길 위에 있는 모든 이들의 등불과도 같은 존재이다.
모든 일정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겨도
방향을 가리켜 주는
이정표 처럼
이끌어 주는 리더 역활이 대단히 중요 하다는 걸 느꼈다.
또한
리더의 판단과 능력을 믿고 따라 주는
팀원의 너그러움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이 모든 것을 갖춘
우리 팀원들을
나는 자랑하고 싶다.
흔히
남에게만 일어났던 일들이..
우리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올 수 있다는것을
깨달은 시간들이다.
우여곡절 속에 8명의 노장을 이끌고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하고 보니
새벽 1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그래도..
길고도 험난했던 하루가 지나 간다..
어렵고 황당한 사건이 연거푸 일어났는 데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순리대로 처리하는 남편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여태까지 함께 살면서 이런 위기 상황을 침착하게 처리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상황이었고
새삼
남편의 활약에 감탄과 존경이 생긴 기나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