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비용 ‘평당 100만 원’ 옛말 30평대 올수리 6000만원 훌쩍
서울 강동구 20평대 아파트를 사들인 김모 씨(36)는 ‘올수리’ 후 입주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이사 3개월 전 인테리어 가계약을 했지만 시공 직전에 계약을 파기 당했다. 최근 자재값이 너무 올라 3개월 전 견적으로 공사하는 게 손해라며 차라리 위약금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 상담한 곳들의 견적도 너무 비싸 결국 도배, 장판만 해서 들어가기로 했다”고 했다.
글로벌 원자재값 폭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주택 인테리어 비용이 치솟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평당 100만 원’이었던 인테리어 단가가 1년 새 20% 이상 오르며 확장·디자인 공사까지 추가 하면 평당 200만~300만 원이 들게 됐다. 30평대 아파트를 올수리하면 6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인테리어 커뮤니티 등에선 “오늘 견적이 가장 싸다”는 말까지 나온다.
11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에서 비중이 높은 창호값은 최근 1년 새 30~50% 뛰었다. 창호 주원료이자 석유화학제품인 PVC 가격이 유가 상승 여파로 60% 가까이 오른 영향이 크다.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원유값은 3월초 배럴당 127달러를 찍었다. 지난해 5월(63달러)의 2배로 급등했다. 이 기간 원유 정제 원료를 쓰는 페인트 가격은 30% 올랐고, 바닥재 가격도 5~10%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늘면서 인건비도 뛰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부터 올 초까지 2년간 타일, 창호, 도배 등을 시공하는 기술자 인건비는 10~18% 올랐다. A급 숙련공 일당은 업종별로 최대 40% 오르는 등 인력 품귀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인테리어업체 관계자는 “리모델링하며 나오는 폐기물 처리비도 지난해 t당 24~28만 원에서 올해 35만~39만 원으로 40% 넘게 올랐다”고 했다.
자재값이 뛰며 가구 가격도 오름세다. 가구에 많이 쓰는 MDF(중밀도섬유판), PB(파티클보드) 등 가공목재류 가격은 지난해 36~45% 올랐고 도금에 쓰이는 니켈, 금속 부품 원료인 고철도 각각 57%, 67% 상승한 데에 따른 것이다. 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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