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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the love(사랑의 힘)-15
지선경이 오페라 하우스를 온전히 한바퀴 돌고 난 후 페리 선착장을 거쳐서 하버브릿지 아래까지 갔다 오자고 졸랐기 때문에 페리 선착장을 어슬렁거리듯 느긋하게 걸어가며 밤바다에 비친 씨드니를 즐겼다. 케머러는 처음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싱할라마가 케머러로 영혼을 상처내지 말라고 충고하였기에 지금까지 구입도 하지 않았었다. 아쉬운 곳들이 많았지만 그 어떤 것도 찍지 않은 것은 잘한 것이라고 서로 동감하였었다. 지선경은 밤바다를 보고 싶어했다. 몰디브의 밤바다는 너무 고요해서 나락에 빠져든 영혼의 휴식처 같다고 생각하였다. 씨드니의 밤 바다는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도 부둣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딱히 부둣가라고 해도 되는지 망설여도 되었다. 왜냐면, 도시 깊숙히 들어 온 태평양은 이리 저리 톱 날을 만들어 두고 지쳐서 누워 있었고 그 톱날 곳곳에 사람들은 바다와의 경계를 시멘트와 유칼립스 나무로 만들어 틈틈이 서로가 경계를 넘나들도록 하였다. 그 경계에 '날고 싶은 조가비' '침묵의 다리' 페리 선착장 등을 만들어 공생하고 있었다. 잠자는 바다는 침묵하고 있었지만 숨결은 넘실되었다. 그 경계를 따라 두 사람은 좌측에 본다이 정션을 두고 정면으로 고개를 들면 보이는 로얄 씨드니 호텔을 앞에 두고 우측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늦은 밤이지만 이곳의 지금 시각은 불야성이었다. 씨드니 해안선을 따라 나들이 갔던 크고 작은 보트들이 속속 입항하여 승객을 그야말로 꾸역 꾸역 토해내고 있었다. 지선경은 그들 승객들을 피하여 물위에 띄워진 나무마루위로 올라가서 난간을 잡고 불빛에 노니는 물고기들을 신기해 하며 보고 있었다. 바다가 일으키는 파도는 없었지만, 보트들이 바다를 가르며 만들어 놓은 파도 같은 물결은 계속 일어 좀 떨어진 곳에서 철재 난간을 잡고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천지수를 무척 불안하게 하였다. 큰 배가 들어올 때는 물결이 더 높게 일었다. 지선경은 그것마저 즐거운 듯 파도타기를 하고 있었다. 경계 이쪽에 높이 달린 할로겐 가로등 불빛 하나는 나무마루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두명의 여자와 세명의 남자가 그 나무마루에서 지선경과 한무리가 되어 날고 싶은 조가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승객 150명 정도 태울 수 있는 페리가 서치라이트를 밝게 비추며 천천히 나무마루를 지나갔다. 나무마루가 흔들렸다. 그 전에 이미 천지수가 달려가 지선경의 뒤에 서 있었다. 난간을 놓친 지선경이 비틀거리며 무엇인가 잡으려고 허우적거렸다. 그녀는 뒤로 넘어졌다. 그리고 누군가 그를 안았다.
"Ah! I'm sorry and thank you. You saved me."
지선경이 놀라서 가벼운 신음을 내며 말했다. 그리고는 곧 그녀의 두 손은 허리를 잡은 남자의 두 팔을 잡고 벌려 헤어나며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You're welcome. No problem. I love you so much and you came into me."
"어머나! 천지수. 당신이 날 안았군요. 언제 오셨어요. 나의 수호영혼님. 여보! 역시 당신은... 당신이군요."
지선경은 그녀를 뒤에서 안았던 사람이 천지수인 것을 알자 안도하여 놀람과 반가움과 다행함으로 흥분했다.
"여보! 천지수. 사랑해요. 내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당신을 사랑해요. 여보! 당신이 날 구해주어 너무 다행 이어요."
지선경은 주변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안고 키스하였다.
"내 사랑. 이제 됐어. 대낮같이 환해. 어서 이곳에서 나가자."
"예. 같이 가요. 제 손 잡아주세요."
지선경은 그렇게 말하며 천지수 곁에 붙어 팔짱을 꼈다. 파도를 일으켰던 페리에서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두 사람은 페리가 승객을 하선 시키기 위하여 아스팔트로 잘 만들어 놓은 바닥 5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금방 배에서 내린 승객들과 합류하였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생활의 목적이 있어서 어딜 갔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내려서는 잠시 몸을 이리 저리 흔들며 지친 근육을 풀었다. 그들 대부분의 어깨에는 한개 혹은 두개의 가방이 메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 중 몇 몇은 지선경과 천지수같이 가벼운 여행객 차림이었다. 앞에 가로막은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고 좌측과 우측으로 난 장애인 전용 보도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낮과는 달리 대부분이 침묵하며 걷고 있었다. 씨드니의 그렇게 얼려지지 않은 새로운 삶의 일부속에 그들이 끼어 든 것이다.
“헤이. 지선경! 천지수!”
지선경과 천지수가 그 층계를 막 오르려는 데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우렁찼다. 그들은 섰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보았다. 서로의 얼굴에서 의아해서 놀라는 긴장을 보았다.
“헤이. 지선경! 천지수! 울루불루 추장이야!”
그들은 다시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아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울루불루 추장이라니. 그는 페리호 선원과 말 실랑이를 하고 있다가 불빛속의 두 사람을 본 것이다. 천지수는 놀라고 의아했지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무임 승선이었다. 무임 승선은 돈을 내지 않고 탄 것이다. 돈만 내면 다 해결되는 문제이다.
“이렇게 빨리 쉽게 만날 수 있다니 나도 놀랐오. 우리의 끈은 여전히 끊어지지 않고 있음이오. 두 분 모두 의아해하고 놀라웠을 것이오. 이해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다시 조우하였다.
“누가 초령검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는 투헤이를 마시며 가장 궁금한듯 물었다.
“예. 완성된 검을 보여 드리려 마을에 갔을 때는 이미 추장님은 마을을 떠나고 없었습니다. 잘 만들어서 지선경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것이니까요.”
“제가 좀 봐도 되겠습니까?”
그는 다 마신 맥주를 의자 옆의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며 물었다. 지선경이 천지수를 봤다. 천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는 손바닥에 놓여진 검을 보며 탄성을 가볍게 내였다.
“보기 좋고 튼튼하게 잘 만들었군요. 명품입니다.”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쳐 들고 팔 굽만 있는 다른 한 팔로 역시 조심스럽게 검 끝을 받쳐 들고 코를 갖다 대였다. 그는 한쪽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유심히 보며 냄새도 맞았다. 천지수는 지선경을 보았다. 지선경의 얼굴이 부끄러움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어쩔 줄 모른 채 고개를 숙였다간 눈에 어린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들어 울루불루 추장의 얼굴을 보며 그런 그의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안심한듯한 미소를 지으며 초령검을 조심스럽게 지선경이 내민 손 바닥위에 올려 놓았다.
“칼집도 제대로 잘 만들었군요. 누구도 다시는 이렇게 만들 수 없을 겁니다. 아마도 의식 있는 것들 중에서는 누구도 이런 검을 다시 가지거나 만들 수 없을 겁니다. 부디 영원히 함께 하시 길 바랍니다.”
그는 천지수와 지선경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지선경은 초령검을 다시 아빌라카스로 만든 칼집에 넣었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두분께서는 묻고 싶은 것이 많을 것입니다. 압니다. 우선, 제가 이렇게 젊은 청년의 몸을 빌린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빙의라고 합니다. 저는 플라잉 소울(날으는 영혼. 와이카바가 족장으로 있는 부족이름)에서는 있을 만큼 있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고 잠시 쉴 때 지선경이 투헤이 3켄을 더 가지고 왔다. 그는 목이 말라 있었다. 다시 한 캔의 뚜껑을 따서 단 숨에 반 정도를 마셨다.
“현재의 이 행성에서도 봐 두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래의 영혼세계를 위하여는 내 스스로 필요 불 필요를 판단할 수 없는 내공을 쌓아야 함을 느꼈습니다. 돌아 갈 시간이 다가왔고 내가 현재의 인간들 세계에 머물 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영혼이 떠난 한 사람의 몸을 빌렸습니다. 이 사람은 교통 사고를 당해 팔을 절단하여야 하였고 마침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 사람의 영혼은 상이 없습니다. 돈도 없었습니다. 제가 멜본에서 그 배를 무임 승선으로 타고 씨드니에서 다행스럽게 발각되어 요금으로 싱 갱이 할 때 당신들을 발견하였습니다. 당신 두 분 쪽에서는 운명의 끈이 계속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는 천지수의 입을 보았다. 천지수는 주머니에서 아껴 두었던 피러앤잭슨을 꺼내 한 개피를 입에 물고 일회용 프라스틱 라이터를 켜 불을 붙여 한 모금을 빨고는 울루불루 추장에서 건넸다.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젊은 집시였다. 머리는 다듬지 않아서 푸시시하였고, 위에는 짙은 녹색 반팔 티셔츠 아래는 색이 바랜 청바지였다. 신발은 가죽으로 만든 슬리퍼였다. 전형적인 아부오리진 청년이었다. 28살 정도. 면도는 하지 않아 좀 길었다. 시내를 걸어 다닌다 하여도 누구 하나 관심 가질 형상은 아니었다. 공원이 어우러진 씨드니 만은 깊어가는 밤 따라 고요하였다.
“울루불루 추장님. 저희와 함께 호텔로 가시지요. 편히 주무시길 바랍니다.”
지선경이 고요해진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저는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시간이 아까워요. 밤새라도 느끼고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보고 만나야 합니다.”
그들은 함께 할 수 없음을 알았다. 그가 울루불루 추장이기 때문에.
“알겠어요. 그러시다면, 이 것은 꼭 받아주세요. 언제 저희가 추장님의 도움을 또 받을지 모르니까 충분치는 않겠지만, 보험으로 생각하여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지선경이 백 에서 돈을 꺼내 울루불루 추장의 손바닥에 쥐어 주었다. 그러는 지선경을 울루불루는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인간인가 아니면 감정이 없는 영혼인가? 천지수는 그런 모습의 두 사람을 보며 생각하였다. 헷갈렸다. 인간이 살고 있는 어디에 있던 그 곳의 정한 법에 따라야 한다. 두 사람 이상이 살고 있는 어디에도 정한 룰은 있게 마련이다. 그는 지금 씨드니에 있다. 실존 형상은 젊은 청년이다. 인간세계에서의 돈의 힘은 엄청나다. 그 시작이 돈을 사용하면서 부터이다. 지선경은 평범한 한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여인이다. 그녀가 생활에 필요할거라고 돈을 주는 것에 대하여 누가 잘못하였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인가? 울루불루 추장은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가 돈을 받았다. 천지수는 머리를 흔들었다. 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자. 그러면 저는 일어납니다. 우리는 다시 만날 것입니다. 지금은 다 잊는 것이 좋아요. 잊어야 새로울 수가 있어요.”
그는 왼 손을 내 밀었다. 오른 쪽은 어깨 바로 아래까지 없었다. 천지수가 그의 왼손을 잡았다. 기분이 묘했다. 그는 지선경을 봤다. 천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선경이 연민 가득한 얼굴로 그 청년을 보며 둘이 잡은 손위에 그녀의 흰 손을 올려 놓았다. 두 사람은 잠시 몽롱한 상태를 느꼈다. 그들이 잠깐 멈추었던 사이 울루불루 추장은 그들을 빠져나가 벌써 길을 건너고 있었다.
28.
"여보. 천지수. 제 뺨 좀 때려줘 봐요."
"왜, 지선경?"
"모두가 꿈같아요. 그런데, 꿈이라면 왜 더 이상 초령이를 만날 수 없는 거예요?"
"여보! 지선경. 왜 그래? 이건 엄연한 현실이고 초령이는 꿈이야. 우리는 지금 여행중이고. 너무 깊이 빠지지마."
"여보. 천지수. 알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 말이예요. 우린 정말 초령이를 만날 수 없을까요? 꿈에 만난 초령이가 꼭 우리가 낳은 아이고 다시 만날 것 같아요. 제가 이상해진 건 아니죠?"
"그래.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아. 그래서 당신 목에 걸고 다니는 우리가 만든 검 이름이 ‘초령검’이잖아. 거기 까지야. 어서 우리도 호텔로 가서 잠 좀 자 두자. 그래야 내일 씨드니 구경하고 한국으로 갈 수 있어."
"예. 알겠어요. 그런데 하나만 더요. 울루불루 추장은 그 청년 몸에 빙의 한 것 맞아요?"
"따지면 복잡하겠지.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는 잊어버려야 해."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저도 잊어 버릴께요. 그런데..."
"선경아~ 또 뭐가 아직 남았어?"
"아뇨. 없어요. 그냥 배고파 요."
두 사람이 막 불을 끄려는 포장마차에서 핫도그 두개와 콜라 두캔을 사서 호텔 룸 902로 돌아 오니 침대 옆 탁자위의 디지털 시계가 0시 30분을 나타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검은 장막 속에 켜져있는 가로등과 떠있는 배의 불빛 그리고 멀리 은하수같이 아스라한 불빛의 나라 바다넘어 또 다른 쪽의 씨드니를 창가에 서서 보고 있었다.
"여보. 천지수! 이제 우리는 이 밤이 지나고 낮이 지나고 저녁이면 호주를 떠나는 거예요?"
샤워를 마치고 호텔에서 비치해둔 흰색 타월 가운을 입은 지선경이 향긋한 라벤드 냄새와 함께 창가에 서서 어두운 밤을 바라보고 있는 천지수 옆에 섰다.
"샤워하세요. 내 사랑."
그렇게 속삭이듯 말하며 뒷발을 들고 두 손을 천지수의 목에 감아서 아래로 당겨 내렸다. 지선경은 적극적이 되었다. 이 밤이 지나면 그 다음 밤부터는 한국에서 보내게 될 것이고 언제 다시 그와 함께 할지 모른다. 그녀는 천지수의 허리를 힘껏 껴안았다. 죽어도 놓쳐서는 안되는 것같이. 그녀 지선경은 천지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그렇게 파고 드는 지선경을 천지수는 안고 쓰다듬고 만졌다. 그녀의 지금 감정과 생각을 다 알고 있는 것 처럼. 가슴속에 파고 들어 흐느끼는 그 의미를 다 이해하고 받아 주겠다는 것 처럼.
"천지수. 내사랑. 저는 이 여행을 꿈속에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꿈이 깨지않고 영원히 지속되길 바래요. 사랑해요. 내 사랑, 천지수."
천지수의 가슴에 안겨 애처롭게 흐느끼듯 말하는 지선경을 천지수는 어스러지라고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아~ 여보. 숨 막히겠어요. 어서 날 어떻게 해주세요. 여보!"
이렇게 연약한 모습으로 욕정에 불을 붙혀 키우고 있는 지선경은 쏘울나들목에서 와는 달랐다. 초령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덤벼들며 사정하고 난 후 아직 부족하니 더 해야한다고 시든 오지를 주무르며 빨아서 서자 스스로 올라와 삽입을 만들고 애성으로 흥분을 깨워 불타게하여 마침내 다시 사정을 이끌어 내었던 처절하기까지 했던 가녀린 오웊의 여전사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지금 그녀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나체의 여인으로 꿈이 깨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확인을 느끼고자 하고있다. 사랑하는 여인의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오웊의 갈구. 이것은 삶의 최고이자 최선의 본능적 욕구의 표현이 아닌가. 지금 생각이 깊고 길어져서는 안됨을 천지수는 알고 있다. 사랑이 기본적으로 구축되었는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생각은 그 본성을 탁하게 만든다. 사랑이라는 본능에 빠져 들어야 한다. 천지수는 지선경의 가운을 아주 부드럽게 벗기려 하였다. 그 때 천지수의 귀에 지선경의 속삭임이 뜨거운 열기로 드렸다.
"어서 샤워하고 오세요. 침대에서 당신을 기다릴께요. 먼지 씻은 당신 몸을 샤워한 제 몸으로 불태우고 싶어요."
이게 말이되는가? 이렇게 짙은 유혹적 사랑 이야기를 막 속삭여도 되는가? 이런 말들에 녹지 않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겠는가?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녹지 않은 채 형체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얼음이 아니다. 믿기 싫을 것이다.
남자가 샤워를 마치고 빈 몸으로 나와 침실로 가니 여자는 하얀 면 시트만 덮고 천정을 향한 채 반듯이 누워 있었다. 여자의 요철적인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 그 모습이 아름다운 환상적 유혹이었다. 중년 여성의 벗은 몸도 때와 상황에 따라 이렇게 매혹적인 육체의 아름다움을 나타 내 보인다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천지수는 그 아름다움에 취해 숨이 막혔다. 말디브의 해변에서 그리고 쏘울나들목 동굴에서의 지선경과는 다른 범접하기 어려운 모습의 순정한 아름다움이 그기 눈 앞에 누워 있었다.
빈 몸의 그가 침대로 가서 머리까지 뎦혀있는 하얀 시트를 얼굴이 드러나게 아래로 내리자 지선경의 감은 눈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유리창으로 들어 온 어스름한 빛은 방안의 분위기를 무드 모드로 바꾸었다. 그는 허리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며 한손으로는 가픈 숨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지선경의 아랫배에 살며시 올려 쓰다듬듯 부드럽게 애무를 하였다.
"아아아~ 천지수. 내사랑 천지수!!!"
그녀는 뜨겁게 벅차 오르는 흥분을 이기지 못하여 가느다란 신음을 강렬하게 내 밷었다. 그의 얼굴은 그녀의 입술을 찾았고 혀로 그녀의 입술을 열었다. 그녀는 입술을 열고 그 혀를 받아 들였다. 그녀의 온 몸은 불덩이가 되었고 본능적으로 두 다리가 벌어졌으며 가슴이 말랐다.
"아~ 천지수~. 이 타는듯한 가슴의 갈증을 당신의 사랑으로 적셔주세요. 어서요. 난 어쩌면 좋아요. 난 참을 수가 없어요."
지선경은 덮고 있던 시트를 스스로 발을 움직여 걷어 침대 아래로 차 내팽겨쳤다. 어스름한 별빛에 드러난 중년의 아름다운 하반신이 드러났다. 이 긴장과 흥분은 쏘울나들목에서의 그것과 또 달랐다. 강한 흥분과 활화산이 끓어 올라 용솟음치는 격정의 환희가 쏘울나들목에서의 오웊이었다면, 잔잔한 흥분이 깊은 바다에서 부터 서서히 물결쳐 차근 차근 바위에 부딛치며 부서지는 길고 감미로운 태평양같은 웅장하고 엄청난 힘의 발광적 포호는 호텔로얄 902호에서의 오웊이었다. 야성의 두 마리 맹수가 울부짖으며 했던 오웊이 쏘울나들목이었다면, 물개 두 마리가 파도와 물결을 타며 리드미컬하게 서로의 흥분된 사랑을 음미하며 향유하는 오웊이 호텔 로얄씨드니 902호였다. 사랑의 본능적인 오웊이 쏘울나들목이었다면 보다 진화된 오웊을 그들은 호텔로얄씨드니 902호에서 하며 그 밤 내내 하나가 되었다. 지독하였다. 믿기 어려울거다. 허나 그들은 그렇게 했다. 사랑이라는 믿음으로.
"지선경!"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으나 대답을 하지 못했다. 천지수의 가슴에 폭 파묻혀 쌕쌕거리며 자고있는 지선경을 그녀가 깨지않게 조심스럽게 바로 누이고 일어나 팬티만 입고 발코니에 나가 시원한 오전의 바닷바람을 쐬며 담배 한개피를 피고나서 방에 들어와 탁자에 있는 커피포트에 물을 부어 끓여 다시 컵에 인스턴트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블랙커피 두 잔을 쟁반에 올려놓고 침대곁에 가서 다시 지선경을 부를 때까지 지선경은 곤히 자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떠 옆에 누워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시 안겨 여잠을 즐기는 행복을 천지수도 알고 있었다. 그는 탁자위의 디지털 시계를 봤다. 겨우 6시가 조금 넘었다. 그는 팬티를 입은 채 지선경을 덮어 준 면 시트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아직 발가벗은 채인 지선경을 자기 쪽으로 돌려 두 팔로 꼭 안았다. 지선경이 잠에 취한 채 가슴을 파고 들었다. 젖 찾는 애기같이.
"천지수~ 나 키스해줘요."
"또, 해? 이제는 못해. 냄새가 나거든."
"여보~ 으흐흥~ 괜찮아요. 그 냄새가 내 냄새인걸요."
지선경이 고개를 쳐 들고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혀가 천지수의 입술을 열고 들어왔다.
"아아악~ 지독해요. 너무해요. 천지수. 으아앙~~~"
그녀가 입술을 떼고는 주먹으로 천지수 가슴을 가볍게 쳤다.
첫댓글 16회가 다음에 의하여 청소년 유해 내용이라고 삭제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고를 줍디다. 아마 유화로 그린 사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용을 다시 올리기는 좀 그렇습니다. 참고로 알려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