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인사말
민구시기
토요일입니다
아까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나요?
김밥이라도 싸 들고
가까운 산이나 냇가에라도 가 보세요
시원한 바람, 먼 시선, 높은 하늘이
마음을 몸을 영혼을 씻어 줄 것입니다
토요일의 커피는 다른 날보다 여유롭지요?
트로트 유행가라도 틀어 놓고
흥얼거리면서 커피를 마셔 보세요
토요일은 트로트가 어울릴 수도 있겠네요
길었던 한주를 잘 보내고
선물 같은 토요일입니다
꽃이 핀 봄이거나
푸른 여름이거나
색 고운 가을이거나
토요일은 설레는 날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지요
그러나 그런 일은 내가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전화부터 들어 보시지요
그리고 만나면 됩니다
토요일은 늦잠 좀 자야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잠이 일찍 깨어지는 날이기도 하지요
새벽 일찍 잠이 깨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이라도 해 보세요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텃밭, 이슬 머금은 꽃들
아침 운동하는 이웃들, 새소리, 그리고 상쾌함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돌 것입니다
토요일
교외로 나가시려면 일찍 서두르셔야 합니다
저는 새벽 4시쯤 움직입니다
현지에 막힘없이 도착해서
거기서 아침도 해결하고 여유롭게 자리도 차지하고
느긋한 시간으로 새로움의 눈을 뜨지요
그리고 차가 막히기 전에 돌아옵니다
모처럼의 토요일 막히고 덥고 그러면 짜증나지요
토요일 어떤 약속을 하셨나요?
화려하게 만나고 깊게 나누고
일체감을 느끼며 추억을 쌓고
다음을 약속하고
만남은 행복의 조건입니다.
다음 한 주일을 힘차게 보내기 위한
휴일의 하루를 모닥불처럼 힐링되는 날로 만드세요
여름은 여자의 계절입니다
토요일은 남자의 계절입니다
여름날의 토요일은 우리들의 날이지요
억지로 말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 대로
하루를 느긋하게 짧은 보폭으로 지내보시기를 권해봅니다
토요일
한주간 가장 보고 싶었던 이름들을 불러내는 날입니다
약속을 화려하게 만드는 날입니다
대화는 가볍게 표정은 우습게 몸은 재바르게
그리고 입은 맛있게, 귀는 세워서 고개는 끄덕끄덕
손은 마주치며 짝짝짝
토요일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장마가 온다는 예보가 있습니다
비가 내려도 설렘을 씻어 낼 수는 없습니다
하늘이 흐려도 길을 막을 수는 없지요
주머니가 비었으니 마음도 비우고
가볍게 가난하게 살아보는 토요일입니다
우산 하나 들고 공원에라도 나가봅시다
모처럼 운동을 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공원을 달리거나
산행을 하거나
운동장이나 테니스, 골프, 할 것들은 많은데
마음이 없지요?
그래도 운동은 해야 합니다
많이 먹었으니까요
녹색이 짙은 사이로 햇살이 윤슬처럼 반짝입니다
천천히 걷거나 뛰면서 운동을 하거나
태양은 나를 비추고 있듯이
토요일은 어디서나 언제나 여유롭습니다
감사해야 겠습니다
토요일
은행잎들이 지금은 푸르지만
곧 가을이 되면 노랗게 변하겠지요
변해가는 것이 시간입니다
그런 것들을 잘 간직하는 날이 토요일이지요
좋은 추억 잘 만드시기 바랍니다
헤즐넛 커피를 보온병에 채우고
둘이 자전거를 타고 가서
낯선 벤치에 앉아
처음 보는 경치를 바라보면서
숄 걸친 어깨에 손을 덮고
한가함을 즐기는 토요일은 어떨까요?
아니면 차를 몰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의 찻집에서
포말을 바라보는 두시간의 여유도
토요일에 즐길 수 있는 낭만이지요
가을에 국화 향기를 맡으려면
봄에 국화 모종을 심어야 하지요
토요일이 행복하려면
월, 화, 수, 목, 금요일에 열심히 일 해야겠지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향이 잘 조정 되는 것이 더 소중합니다
토요일은 궤도 수정을 하는 날입니다
토요일
인사동 거리나
고택을 찾아보거나
박물관을 찾거나
옛 것을 들여다보는 것도 제충전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래전의 사람들과 말없는 소통을 해보면
참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토요일 겨울이라면
눈이 내린 아침이라면
쌀쌀한 바람이 창문을 흔드는 날이라면
축복받은 날이라고 생각하세요
새로운 일이 생길 것 같지 않은가요?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날 수도 있는 날이지요
아님, 먼 곳의 친구가 연락을 해 올지도 모르구요
가까운 이웃이 따끈한 국밥이라도 함께 하자고 전화를 할 지도 모르구요
그런 일들을 내가 먼저 할 수 도 있구요
토요일
평소에는 열어 보지도 않던
신발장, 지난 계절의 옷장, 오래된 수첩, 끄적거렸던 글들
빛 바랜 앨범, 주소록 같은 것들을
꺼내 보는 것도 참 좋은 즐거움일 수 있습니다
혹시 토요일에도 일을 하신다면
축복이라고 생각하세요
다음 토요일엔 더욱 근사한 준비가 될 테니까요
간절함만큼이나 좋은 준비는 없으니까요
힘내시고, 맡은 일 깔끔하게 마무리하시고
내일 하루뿐이지만 휴일 잘 맞이합시다
신나게 놀고 쉴 때는
다른 이에게 미안함이나 죄송한 마음 가질 필요가 없지요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잘 놀고 잘 쉬는 사람이 일도 잘 합니다
그것을 리프래쉬(Reflash 재창조) 라고 한답니다
방탕하지 않게 신나고
넘치지 않게 끼를 발휘하고
취하지 않게 취하면서
토요일 멋지게 파이팅
7월의 토요일은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노래가 흥얼거려집니다
제가 젊어선 키보이스의 노래도 즐겨 들었지요
요즘은 어떤 여름을 흥얼거리는지요?
파도가 넘실대는 물의 경계에서
육지의 때를 씻는 세례의 휴가를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