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무원 중 재직 5년 미만 퇴직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중 1년 미만 퇴직자는 25%를 넘어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업무나 적성에 대한 고민없이 공시 열풍 속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3년 이내 퇴직하는 20∼30대 공무원들에게 퇴직하는 사유를 조사해보니 민원 갑질, 단순 업무, 적은 월급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다양한 존중 배경에서 자란 세대로서는 경직된 조직문화에 큰 벽을 느끼고 퇴직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퇴직사유를 분류해 보면 '이럴려고', '이러다간', ' 이럴 줄은' 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한다.
먼저, ' 이럴려고' 유형은 여성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는 분위기에 부당함과 회의감을 느껴 퇴사하는 유형이다.
다음으로 '이러다간' 유형은 생활밀착형 업무담당자들이 민원 갑질과 휴일 근무, 계속되는 야근을 하면서도 낮은 급여를 감수해야 하는 이유를 못 찾는 유형으로, '이러다간' 심리상담을 받거나 어딘가 병이 날 것 같아서 퇴사하는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이럴 줄은' 유형은 단순 업무를 반복하는 사이 ' 살아 있음' 을 잃고 이런 일을 하려고 4년제 대학을 나오고 스펙을 쌓았나 하는 회의감에 낮은 급여를 보며 '애걔?!' 하고 퇴사를 꿈구는 유형이다.
사표를 내고 나오면 사무실의 젊은 직원들은 모두 부러워하며, 퇴직자 블로그에는 공무원 의원면직 행복, 공무원 의원면직 부모 설득 같은 글이 많다고 한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는 공무원들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데 지난해 기준 전체 공무원의 4.3%, 약 5만명이 넘는 공무원이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어느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공직실태조사를 보면 공무원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느끼는 흥미, 열정, 성취감 등 업무만족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도 9급 국가공무원 경쟁률은 30년만에 최저, 7급 국가공무원 경쟁률은 43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는데, 주 원인은 2030세대 인구 감소와 공무원 연금제도 개편 등 이라고 한다.
이러한 공무원의 세계를 알려주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강의를 처음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나의 커리큘럼을 설명하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대부분 학생들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나 공무원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보통 안정적인 직업, 편한 직업이라는 이유로 부모님이 권하니 그냥 받아들이는 것 같다.
'실제 공무원 업무 현장에서 일어나는일', '내가 경험한 기상천외한 민원인' 과 같은 직접 겪지 않았다면 알 수 없을 법한 에피소드들로 전체 수업의 40%를 채우며 조금이나마 공무원에 대해 알려주려 노력한다.
물론 시험이나 과제에도 실제로 공직사회에 적용가능한 내용을 간접적으로나마 제시하고 있다.
학기중엔 학생의 요청에 의해 궁금한 내용이나 졸업 후 필요한 부분이 추가되기도 하는데, 연금제도를 비롯한 경제적인 내용이 특히 많다.
나도 잘 모르지만 자료를 찾아 기본적인 재테크 방식들을 소개해 주려고 한다.
이렇게 한 학기를 채우고 나면 마지막 수업은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인으로서 특히 공직자로서 기초적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을 준비한다.
이번 학기에도 대인관계와 처세방법 그리고 공무원 관련 동향 등 9개 분야 50여 페이지를 만들어 설명해 주었다.
마지막 수업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이 학생들이 평소 열심히 준비한 대로 원하는 곳에 진출하여 조금이라도 마음을 다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나즈막히 속으로 기도한다.
첫댓글 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조기퇴직자의 유형을 잘 분석해 주셨네요.
임교수님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글 같아요.
공무원은 소명의식과 성실함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유용성보다는 ----좋은 하루 되세요.~~^^
근래 인구 감소와 공무원에 대한 편견 등이 공직 사회를 바르게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공무원은 선공후사의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개인주의 생각이 점점 더 커지며 공무원의 대우도 처음은 힘드니 지망자가 적어지고 조기 사직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무원은 똑똑하고 바른 사람이 해야 되는데 염려스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