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과 짬뽕 앞에서 고민하는 나를 절단해 줘요 불가마에 단련된 최초의 연장이 되느냐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나오는 레디메이드 툴이 되느냐 이것도 중요하지만 선택 후의 방향은 어디인지 알 수 없어요 차라리 한 끼 굶을 일을 어느 시궁창에 빠질지 모를 일입니다 오른쪽 손과 왼쪽 손이 친척이라고 생각하나요 나를 꾹 눌러서 이쪽저쪽으로 갈라줘요 이쪽으로 가면 강의 상류 끝에 서 있는 물푸레나무를 만나고 싶죠 저쪽으로 가면 바다의 시작, 흰 치마를 펼쳐서라도 항해하는 게 로망인 걸요 밸런스게임은 사양할게요 이쪽으로 가면 파란 대문이 열려 있고 저쪽으로 가면 녹슨 대문이 부서져 있다거나 이쪽으로 가면 왕이 되고 저쪽으로 가면 거지가 된다는 동화 같은 거 믿으라고요? 차라리 사지선다형으로 바꿔주세요 지금은 펜치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시감상
짜장면과 짬뽕 앞에서 고민하는 나를 절단해 줘요 불가마에 단련된 최초의 연장이 되느냐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나오는 레디메이드 툴이 되느냐 이것도 중요하지만 선택 후의 방향은 어디인지 알 수 없어요 차라리 한 끼 굶을 일을 어느 시궁창에 빠질지 모를 일입니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짜장면과 짬뽕, 최초의 연장과 똑같은 복제품. 하지만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선택후 방향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제 선거철이 다가옵니다. 우리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요?
오른쪽 손과 왼쪽 손이 친척이라고 생각하나요 나를 꾹 눌러서 이쪽저쪽으로 갈라줘요 이쪽으로 가면 강의 상류 끝에 서 있는 물푸레나무를 만나고 싶죠 저쪽으로 가면 바다의 시작, 흰 치마를 펼쳐서라도 항해하는 게 로망인 걸요 밸런스게임은 사양할게요 이쪽으로 가면 파란 대문이 열려 있고 저쪽으로 가면 녹슨 대문이 부서져 있다거나 이쪽으로 가면 왕이 되고 저쪽으로 가면 거지가 된다는 동화 같은 거 믿으라고요? 차라리 사지선다형으로 바꿔주세요
선택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이야기 합니다. 오른손과 왼손, 이쪽과 저쪽, 파란 대문과 녹슨 대문, 왕과 거지. 여러분은 어딜 선택하실 건가요?
지금은 펜치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자, 이런 것 저런 것 모두 절단해 버리고 하나로 가자, 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를 지으신 분이라면 당연히 나이가 지긋할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보면 이쪽이냐 저쪽이냐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거든요. 용광로에 달궈져 나오는 연장이나 기성품이 중요하게 아니며, 이쪽으로 가느냐 저쪽으로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죠. 이쪽으로 가면 한끼 굶으면 될 일인데 잘못해서 저쪽으로 갔다가는 시궁창에 쳐박힐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나 그러한 순간도 단호하게 잘라내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겁니다. 시인은 통합의 길을 모색합니다. 펜치가 필요한 시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