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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노벨물리학상 그래핀 노벨상의 주역들 DOI: 10.3938/PhiT.19.059 Nobel Heroes of Graphene Byung Hee HONG 2010 Novel Prize in physics has been awarded to “discovery of graphene” for its infinite potential applica tions utilizing the outstanding electrical, thermal, me chanical, optical, and chemical properties of graphene. Unfortunately, Prof. Philip Kim (Columbia Univ) who measured the half-integer quantum Hall effect for the first time together with Andre Geim and Konstantin Novosolev failed to get the prize. In this article, the personal back grounds of the Nobel laureates and Prof. Kim will be in troduced first, and then we will discuss the lessons from 2010 Nobel Prize in physics and what Korea needs to do to get the first Nobel Prize in science. 홍 병 희 미와 미래응용에 대해서는 이후의 두 글에서 자세히 소개될 것이므로 이 글을 통해서는 그래핀을 노벨상의 주역인 Andre Geim, Konstantin Novosolev 두 교수,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었던 Walter de Heer 교수가 노벨상위원회에 보낸 공개서 신, 그리고 김필립 교수님의 노벨상이 과연 가능했었는지에 대해 되짚어 보고자 한다. Andre Geim 필자가 그래핀을 처음 접한 것은 포스텍에서 학위를 마치 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물리학과 김필립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보내던 2004년이었다. 당시 김필립 교수 는 흑연에서부터 그래핀을 분리해 내는 방법을 수년간 연구 하고 있었는데 원자힘현미경(AFM)에 쓰이는 탐침 끝에 흑연 결정을 붙인 후 마이크로미터 조작에 의해 그래핀 한 층을 떼어내는 매우 복잡한 실험이었다. 흑연 층수를 10층 내외로 줄이는 데는 성공을 했지만 단층인 그래핀을 얻어내지는 못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간단히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그래핀을 분리한 사이언스지 논문을 보고 모든 연구진들이 낙담했던 기억이 있다.[1] 이후 그 간단한 스카치테이프 방법 에 세계 과학계에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는지는 올해 노벨물리학상이 그래핀에 주어진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핀이 노벨상을 타기까지의 학문적 의 저자약력 홍병희 교수는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물리화학) 이학박사(2002)로서, 미 컬럼비아대학교 물리학과 Post-Doc.(2004-2007)을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 교 화학과 및 나노과학기술원 조교수(2007-현재)로 재직 중이다. (byunghee@skku.edu) 2 Fig. 1. Andre Geim(1958~). (Photo: U. Montan) Geim 교수는 동계올림픽 개 최지로 유명한 러시아의 소치 (Sochi)에서 1958년 태어났지만 네덜란드 국적을 소유하고 지금 은 영국 맨체스터대에 소속되어 있는 다소 복잡한 과거(?)를 가 진 인물이다. 그의 부모는 독일 국적의 러시아 엔지니어였고 먼 외가가 유태계이다. 스스로는 유 태인이라 하지는 않지만 유태인 과 비슷한 그의 이름 때문에 Geim은 어린 시절 상당한 고충 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Moscow Engineering Physics Institute를 두 번이나 낙방한 끝에 Moscow Institute of Physics and Technology (MIPT)에 마침내 합격하게 된다. MIPT에서 공부하는 동안 중도에 포기한 학생들이 많았고 심지어는 정신분열이나 자살에까지 이른 경우도 적지 않았 다고 하니 Geim 교수의 강인함과 성실성은 러시아의 특별 한 학부교육 시스템에 기인한 것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후 Russian Academy of Sciences (RAS)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Geim은 수년간 러시아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으나 여러 정치 적인 이유로 연구에 집중할 수 없게 되자 러시아를 떠날 결 심을 하게 된다. 이후 네덜란드의 Nijmegen University에 자 리를 잡고 초전도 현상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이때 REFERENCES [1] K. S. Novosolev et al., Science 306, 666 (2004).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0 Fig. 2. A frog levitated by strong magnetic field. Geim was awarded Ig Nobel Prize thanks to this unique experiment. Novosolev가 박사과정으로 입학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본격 적인 파트너십이 시작됐다. 그는 사실 그래핀 연구 이전에 개구리를 자기장에서 부상 시키는 실험, 도마뱀의 발바닥을 본뜬 Gecko tape의 창시자 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그의 기발한 연구 성과에 대 한 공로(?)로 Geim은 2000년 괴짜 노벨상으로 알려진 “Ig Nobel Prize”를 수상하였고 정확히 10년 만에 노벨상마저 거 머쥠으로써 두 괴짜-진짜 노벨상을 모두 수상한 첫 인물이 되 었다. Konstantin Novoselov Fig. 3. Konstantin Novosolev (1974~). (Photo: U. Montan) Novosolev도 Geim과 같은 MIPT 학부 출신으로 네덜란드 Nijmegen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Geim과 사제지간이 되었고 이 후 영국 맨체스터대까지 함께 와 서 그래핀 연구를 주도함으로써 마침내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는 스카치테 이프를 이용하여 흑연으로부터 그래핀 한 층을 세계 최초로 분 리해 낸 주인공으로 유명한데 사 실 같은 연구실에서 이전에 같은 방법을 시도한 중국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직접 실험 을 해 본 경험으로는 현미경으로 분리된 그래핀을 찾으려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고 보통은 원자 한 층이 눈 으로 보인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쉽 게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노벨상 수상 후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법을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시도했었고 자신들이 노벨 상을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자주 듣는 다. 사실 HOPG(highly oriented pyrolytic graphite)나 mica 같은 층상 물질을 스카치테이프로 떼어내는 것은 초전도나 표면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상과 같은 일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과 Novosolev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기존의 사고에 묶이지 않는 엉뚱함, 도전정신, 그리고 끈기일 것이다. 그래핀 분리 성공 이후의 그의 논문들을 보면 물리학적 통찰 력 또한 매우 뛰어난 과학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행운도 따르지 않는 법이다. 러시아의 철저하면서도 창의적인 학부 교육과 유럽 대학의 열린 시스템 또한 그리 화려하지 않은 경력을 지녔던 두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신데렐라 이야기와도 같았던 Geim 과 Novosolev의 노벨상 스토리를 보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글 말미에 다시 논하고자 한다. Philip Kim Fig. 4. Philip Kim (1967~). 김필립(金必立, 43) 교수는 언뜻 이름을 보면 교포가 아 닌가 싶지만 한국에서 태어 나고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서 학사 및 석사(지도교수: 김정구)를 마친 후 미국으로 유학한 토종 한국인이다. 나 노튜브 및 나노선 분야의 대 가이며 노벨상 후보로도 자 주 언급되는 하버드 대학교 Charles Lieber 교수 지도하에 1999년 박사학위를 받고 UC Berkeley에서 Miller Fellow로 포스트닥을 한 후 컬럼비아대 물리학과에 2002년 부임하였다. 개인적으로 포스트닥 지도교수이기도 하지만 같은 한국인 으로서 김필립 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 쉬움은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크다. 노벨상 시즌이 되면 한국 과학자 중 수상 가능성이 있는 분들이 언론에 오르내리 지만 한국 역사상 김필립 교수처럼 노벨과학상에 가까웠던 경우는 분명 없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없을 것이다. Geim 또한 김필립 교수의 공동 수상 가능성을 자주 언급했을 정도 로 김필립 교수의 그래핀 연구분야에서의 업적은 매우 뛰어 나다. 비록 그래핀의 분리는 한발 늦었지만 그래핀이 반정수 3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0 Fig. 5. Profs. Kim and Geim giving invited talks in Nobel Symposium on Graphene and Quantum Matters in Stockholm, Sweden. Nobel committee members were seated in front. 양자홀효과(half-integer quantum Hall effect)를 보인다는 것을 Geim 교수 팀과 거의 동시에 발견하여 Nature지에 연 달아 보고한 논문은 지난 5년 동안 2천 회가 넘게 인용되었 을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2] 또한 그래핀 나노리본 의 밴드갭이 너비에 따라 변하는 특성과[3] 물리학적 난제 중 하나였던 Klein Paradox 등을 실험적으로 규명하였을 뿐 아 니라[4] 그래핀의 분수양자홀효과(fractional quantum Hall effect)[5] 측정에도 성공함으로써 Geim, Novosolev와 함께 노 벨 물리학상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실제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설명자료에 보면 김필립 교수도 공동수 상자가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위에서 언급한 업적들 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김필립 교수가 다른 노벨상 후보자 들과 함께 지난 5월 스웨덴에서 열렸던 노벨심포지엄에서 그 동안의 연구업적을 발표하였을 때 노벨상위원들이 김필립 교 수의 업적에 대해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 분명하다. 필자도 그래핀 응용분야에 대한 발표 부탁을 받고 함께 참석 하였는데 당시 많은 참석자들이 김필립 교수를 2∼3번째 후 보자로 예측했었고, 만약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이 세 사람에 게만 주어졌다면 그 안에 김필립 교수가 포함되었을 확률은 매우 크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은 공정했는가?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이번 노벨상이 “그래핀의 물리현상”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래핀의 분리”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추 어졌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김필립 교수는 반드시 포 함되어야 하는 것이고 후자라면 아쉽지만 전혀 무리한 결정 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래핀의 발견” 혹은 “분리” 4 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오히려 노벨화학상이 가까울 수 있고 실제 몇몇 매체는 Geim과 Novosolev의 노벨화학상 수상을 점치기도 했었다. 오랜 검증과정을 거쳐 실제 우리생활에 큰 파급효과를 미쳤던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했던 최근 경향을 보면 이번 그래핀 분야 노벨상 수상이 너무 빨랐던 것이 아 니냐는 지적 또한 일리는 있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올해 노 벨 물리학상 수상이 공정했는가 하는 불씨를 지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문제를 공개서한을 통해 처음 공식적으로 지적 했던 Walter de Heer 교수는 사실 자신이 그래핀을 Geim보 다 먼저 발견했음을 공공연히 주장하던 사람 중 하나이다. 결 국 노벨상위원회에 공개서한을 보낸 이유도 자신이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러한 문제를 보도한 Nature News의 지적 내용도 노벨상 자 체의 공정성보다는 노벨상 수상배경에 대한 문서자료 작성 에 오류가 많다는 것이지 수상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6] de Heer 교수의 주장 자체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는 그래핀의 분리를 처음 보고한 2004년 Geim과 Novosolev 논문에 단층 그래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논문 그 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monolayer graphene”에 대한 AFM 이미지가 나오고 대부분의 그래핀 연구자들이 이를 인 정하고 있다.[1]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래핀 물리현상”에 대해 노벨상이 주어졌다면 김필립 교수가 포함되었어야 한다 는 Paul McEuen 교수(코넬대, 김필립 교수의 포스트닥 지도 교수)의 주장과 이에 대해 Geim 교수가 “얼마든지 김필립 교 수와 노벨상을 나눌 수 있다”라고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김필 립 교수의 수상가능성에 대한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어 있었 던 것을 알 수 있다. Geim 교수는 최근 이메일을 통해 “한국 의 응용 연구가 자신의 노벨상 수상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 을 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필자가 2009년 Nature지에 보고한 ‘대면적 그래핀의 합성법’에[7] 대한 논문이 김필립 교 수 연구실을 떠나기 전 출판되었다면 노벨상 결과가 달라졌 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만큼 이번 그래 핀 분야 노벨상 수상에 한국과학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지만 한국인이 더 이상 노벨상의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었다 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REFERENCES [2] Y. Zhang, Y.-W. Tan, H. L. Stormer and P. Kim, Nature 438, 201 (2005). [3] M. Y. Han, B. Oezyilmaz, Y. Zhang and P. Kim, Phys. Rev. Lett. 98, 206805 (2007). [4] A. F. Young and P. Kim, Nature Physics 5, 222 (2009). [5] Kirill I. Bolotin, Fereshte Ghahari, Michael D. Shulman, Horst L. Stormer and Philip Kim, Nature 462, 196 (2009). [6] E. S. Reich, Nature 468, 486 (2010). [7] K. S. Kim et al., Nature 457, 706 (2009).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0 노벨상을 향하여 우리는 이번 경험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한국인 최초 노벨 과학상 수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인지에 대한 교훈을 얻어 야 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일까? 김필립 교수가 몸담고 있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경우를 보자. 컬럼비아대 역대 전체 노벨상 수상자는 70여 명이고 그중 30명이 물리학과에 서 배출되었다. 그러나 막상 방문해보면 어떻게 이런 시설에서 노벨상이 이렇게 많이 나왔을까 의아할 정도로 연구 환경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 사람 들의 저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 연구를 뒷받침하는 시스 템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김필립 교수의 경우 워낙 새로운 분야를 하다 보니 쉽게 논문을 쓸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고, 부임 후 거의 3년 동안 논문이 없다시피 했다. 하 지만 임용 후 다년간 이상 안정적인 연구지원을 보장하는 미 국 대학의 시스템이 있었기에 지속적인 연구가 가능했고, 마 침내 획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 면 일단 가장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해야 할 임용 직후에 연 구비를 지원받는 것이 가장 힘들고, 오히려 오랜 경력을 가진 연구자일수록 큰 규모의 연구비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소 위 start-up이라고 하는 연구정착지원금의 규모가 외국에 비 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연구과제 선정시 경제/산업적 파 급효과까지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단 기간에 파급효과와 성과물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초연구를 기 피하게 된다. 경제/산업적 파급효과까지 예측할 수 있는 연구 라면 이미 노벨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결과물, 성 과를 바라지 않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과학자를 과감히 장기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변의 확대이다. 선수층이 두꺼운 남미 나 유럽에서 훌륭한 축구선수가 나오듯이 기초연구에 종사하 는 인력의 풀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런 의미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등의 구축을 통해 이공 계 인력의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내 의 실험장비나 시설 등의 연구 인프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 이상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연구비에 대한 걱정 없이 창의적인 연구를 장기간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 을 바꾸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문제만 없다면 향후 가시적인 성과나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는 획기적인 연구지원 프로그램 의 도입도 필요하다. 일본은 이미 3040년 전에 국가적으 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노벨상이 가능한 기초과학분 야 연구를 전폭 지원해 왔고 그 열매를 지금 거두고 있는 것 이다. 다음은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 시스템 으로의 전환이다. 지금과 같은 입시위주의 과학교육 시스템으 로는 앞으로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영원히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틀을 깨는 교육, 학습보다는 경험 위주의 교육, 창의 성에 가장 큰 보상을 주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마지막은 조기에 노벨과학상을 수상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수립이다. 최근에는 Novosolev처럼 30 40대에 노벨 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고 이는 고도로 정보화된 글로벌 네트워크의 힘이 과학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 이다. 전 세계 구석구석 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교류되면서 그만큼 경쟁도 더 치열해졌을 뿐 아니라, 과거 보통 해를 넘기 던 논문 출판 기간도 모든 것이 온라인화되면서 2∼3개월 이 내로 짧아졌다. 그래핀 분야만 보더라도 탄소나노튜브가 지난 20년간 이루었던 성과들을 단 6년 만에 모두 따라잡고 노벨상 까지 거머쥐게 되었는데 이는 IT 인프라를 통한 국제 연구자 들의 논문 교류가 그만큼 활발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가 가능한 경력을 쌓기까지 의 기간이 단축되고 있기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의 연령도 낮 아지는 것이다. 때문에 어떠한 연구자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가를 파악하고 그 분야를 선택적으로 집중 지원하는 전략 도 중요하다. 또한, 선진국들이 영향력 있는 학회지를 발행하 면서 세계적인 연구의 흐름을 선도해 나가는 것을 볼 때 국내 의 학회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국내에서 발간하는 학술저널 의 세계화와 국제학회 개최를 적극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맺음말 언제부터인가 노벨과학상 수상이 국가적인 염원이 되었고, 다른 나라와는 달리 너무 유난을 떠는 것이 아니냐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첫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빠른 시간 안에 배출하는 것은 한국 과학계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한국 과 학도들에게 자신감과 꿈을 심어준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 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 중심의 응용 및 실용화 연구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수준에 달했지만 기초 연구에서의 한국은 아 직 변방국으로의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과학계에 대한 국제적 편견을 깨뜨리는 의미에서도 한국인의 노벨 과학상 수상은 꼭 필요하다. 다만 이는 노벨상 수상 자체 뿐 아니라 노벨상 수준의 연구가 가능한 토양의 구축까지 포함 한 것이어야 한다. 한국인의 장점인 두뇌의 우수성과 근면함, 성실함에 창의성까지 더해진다면 한국인의 과학분야에서의 잠 재력은 그야말로 무한할 것이다. 이러한 잠재력이 꽃피울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과감하게 지속적으로 기초연구를 지원하 고 젊은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불러일으킬 때 비로소 노 벨과학상 수상의 염원은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5
[인터뷰] 국내 첫 그래핀 양산 나선 그래핀스퀘어… 홍병희 대표 "연속운전·자동화로 생산 단가 6분의 1로 낮춰"
420억원 투입해 그래핀스퀘어 포항 공장 지난달 준공
대량 납품은 내년 말~2027년 초 전망
"가전 넘어 바이오까지 적용할 수 있어"
입력 2025.12.25. 06:00업데이트 2025.12.26. 09:01
지난달 그래핀스퀘어 포항 공장 준공식에서 만난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대표 겸 서울대 화학부 교수./포스텍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이 연구실을 넘어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그래핀 전문기업 그래핀스퀘어가 경북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그래핀 필름 양산 공장을 준공하면서다. 그래핀이 국내에서 공장 설비를 기반으로 대면적·연속 생산을 시도하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달 준공식에서 조선비즈와 만난 홍병희(54) 그래핀스퀘어 대표 겸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준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며 "공장 구축으로 파일럿 대비 그래핀 생산 단가를 6분의 1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한 층을 이루는 물질로, 얇고도 강하면서 전기와 열을 잘 전달해 오래전부터 산업계가 주목해왔다. 이 같은 물성 덕분에 난방·조리 같은 발열 제품, 전자기기·데이터센터 방열(열 관리), 디스플레이·센서·이차전지 등의 응용처가 거론돼 왔다.
홍 대표는 국내 그래핀 연구를 이끌어온 대표 연구자로 꼽힌다. 포스텍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마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그래핀 분야의 석학 김필립 교수와 박사후 연구를 진행하며 그래핀 연구의 기반을 다졌다. 귀국 후 성균관대 교수를 거쳐 2011년 서울대 화학부에 부임해 대면적 합성과 전사 기술 등 산업화 연구를 이어왔다.
2012년 홍 대표가 설립한 그래핀스퀘어는 2021년 경북도·포항시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본사를 수원에서 포항으로 이전했다. 포항 공장에는 총 420억원이 투입됐고, 공장은 연면적 6308㎡ 규모다. 그래핀스퀘어는 2023년 19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4월에는 16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받았다.
◇ 대면적 CVD 연속 공정으로 양산
포항 공장의 경쟁력은 대면적·연속 생산이다. 그래핀스퀘어는 홍 대표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화학기상증착법(CVD) 그래핀 공정을 기반으로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 CVD는 고온 환경에서 기판 위에 탄소를 고르게 증착해 고순도 소재를 얻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파일럿 단계 대비 단가를 6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배경으로 생산 규모 확대에 따른 고정비의 면적당 분산, 배치 중심의 파일럿 공정에서 벗어나 라인을 연속 운전해 설비 가동률을 높인 점, 공정 내 물류·취급·검사 단계의 자동화를 꼽았다.
다만 제조원가가 낮아지는 것과 고객사가 실제로 체감하는 판매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양산 초기에는 고객사 품질 인증과 검사·선별 비용이 추가로 붙고, 초기 수요가 충분히 크지 않으면 원가 절감 효과가 판매가격에 즉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회사는 가격 장벽이 낮아질수록 고객이 늘고, 물량이 늘수록 가동률과 수율이 개선돼 원가가 내려가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포항 공장을 가동하면 연간 30만㎡의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0만㎡는 축구장 면적 기준으로 약 42개에 해당하며, A4 용지로 치면 약 480만장 분량이다.
남은 과제는 수율과 시간이다. 홍 대표에 따르면 앞으로 3~4개월은 핵심 장비 반입, 이후 3~4개월은 수율 안정화가 진행된다. 여기에 고객사 품질 검증까지 고려하면 대량 납품 시점은 내년 말~2027년 초 사이로 예상된다.
◇ 삼성·LG·하이닉스·포스코도 주시
홍 대표는 그래핀이 생활 속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을 분야로 열을 내거나 식히는 제품을 꼽았다. 그래핀 필름을 발열체로 활용하면 면 전체가 균일하게 열을 내는 방식의 제품 설계가 가능하고, 반대로 열을 빠르게 전달·확산시키는 특성은 전자기기·데이터센터 방열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병희 대표와 그래핀 라디에이터. 그래핀 라디에이터는 2023년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포항=홍아름 기자
회사는 이미 그래핀을 활용한 생활가전을 앞세워 해외 전시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표 사례가 그래핀 라디에이터다. 얇은 그래핀 필름 면 전체가 발열체처럼 작동하며 최대 약 75도까지 열을 낼 수 있고, 기존 히터 대비 에너지 효율을 30% 이상 높였다. 이 때문에 2023년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고, 미국 타임지가 뽑은 2023년 최고의 발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런 성과가 쌓이면서 산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준공식에는 정부·지자체 관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홀딩스 등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수요처가 될 수 있는 대형 제조업체들이 그래핀을 실제 부품·제품에 넣는 단계를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핀 응용 분야는 산업 소재를 넘어 바이오로 확장된다. 홍 대표는 "그래핀을 수십㎚(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로 아주 작게 만든 형태를 '그래핀 양자점'이라고 하는데, 그래핀 양자점이 소아 치매, 루게릭병, 파킨슨병 등의 질환 기초연구에서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그래핀 양자점도 포항에서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그래핀 산업이 장기적으로 철강, 실리콘처럼 하나의 거대한 산업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20년이면 모든 가정에 그래핀 기반 전자기기가 최소한 10개 이상씩 들어갈 것"이라며 "그 기반이 포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을 '그래핀 밸리'로 선택한 이유도 장기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그는 "포스텍이라는 최고 수준의 연구 기반과 숙련된 제조 인력을 한곳에서 연결할 수 있다"며 "이를 결합하면 카네기멜런대를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 제조가 결합한 피츠버그의 한국형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그래핀·소재 산업은 10년 내다보는 정책 필요"
홍 대표는 "그래핀과 같은 신소재 산업이 자라려면 국가 정책의 시야도 길어야 한다"며 정부의 인공지능(AI) 중심 산업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요즘 분위기는 마치 모든 산업이 AI로 대체될 것처럼 흘러가지만, AI가 절대 넘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며 "AI는 일부를 대체할 수 있지만 전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핀스퀘어는 품질 비전 검사, 불량 검출, 조리 레시피 추천 등에 AI를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홍 대표는 "AI는 중요한 도구인 만큼 인프라 구축은 중요하지만, AI가 산업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만을 국가 어젠다로 삼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소재 산업은 태동조차 어려운데다 소재·바이오 같은 분야 인재들이 '내 분야는 필요 없나' 하고 사기가 꺾일 수 있다"며 "철강도, 반도체도, 그래핀도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대표는 "포항은 공장 하나가 흔들리면 수백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지역 상권까지 직격탄을 맞는다"며 "이런 지역에서 필요한 건 AI 하나가 아니라 여러 산업을 함께 키우는 국가 포트폴리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