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서는 텔레비전을 볼 수 없다. 와이파이나 집 전화도 없다. 정보검색이나 통신은 휴대전화를 이용한다.
일주일에 이삼일은 책과 기타에 집중하기 위해 통신망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당의 잔디와 텃밭의 채소를 돌보다 보면 여유가 별로 없다. 대구로 돌아오면 제일 먼저 어깨와 무릎에 파스를 붙인다.
어제는 손녀가 태어난 지 600일이 되는 날이다. 아들 부부가 가입해 있는 ‘쑥쑥찰칵’이라는 모바일 앱을 보고 알았다. 이 앱은 언제든지 날짜별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손녀가 있으면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며느리의 부탁이 있었지만 내가 생각해도 맞는 것 같아 지키고 있다.
「아이에게 TV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고승우)」를 보면 아동에게 미치는 TV의 부정적인 영향을 알 수 있다.
젖 먹이 연령대 아동이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자극에 비해 TV의 영상과 빛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자극적이다. 때로는 아동의 뇌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자극을 주어 뇌의 작동 방식을 변경시킬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소아과 전문의들은 2살 이하의 아동에게 TV 시청을 금하도록 권고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동의 뇌 발달은 뉴런 생성이 왕성한 생후 수년 동안에 가장 활발하다. 너무 심하거나 부족한 자극은 뉴런 생성과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이 TV 시청을 많이 하면 뇌에 심한 자극을 받고 육체적 활동의 양은 적어져 두뇌 발달이 지체된다. 아이가 정상적인 두뇌 발달을 하도록 부모는 노래하기, 말하기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와 같이 놀아주어야 한다.
손녀를 보면서 어떻게 아들과 딸을 키웠는지 생각해 봤다.
아내는 TV 시청 시간과 책읽는 시간을 정해서 관리했고 나는 축구, 농구, 야구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며 아이들과 놀았다. 일요일은 고향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논밭을 누비고 다녔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놀이요 나에게는 일이었다. 지금은 건강하게 자라 사회인이 되고 결혼까지 했다. 아이들이 건강한 것은 어린 시절 뒹굴던 고향의 흙과 맑은 공기 덕분이라 생각도 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메이저 언론사들의 역할과 비중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이들은 광고 수익과 정보유통 확장을 위해 유튜브를 늘리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를 보면 전통 매체의 명맥을 이어오는 텔레비전의 뉴스 이용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20·30대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은 유튜브 전성시대다.
유튜브는 지상파를 넘어서 영상 콘텐츠의 천국이 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참여해서 개인적인 욕구를 표현한다. 유튜브를 이끌어가는 것은 개성 있는 크리에이터들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만드는 것처럼 세련되고 잘 짜인 콘텐츠는 아니지만 이용자들은 그런 개인성에 열광한다.
유튜브의 '날 것' 같은 매력 때문에 젊은 시청자들은 텔레비전을 떠나고 있다. 인기 있는 유튜버들이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유튜브 콘텐츠를 참고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는 어떤 유형이 있을까?
첫째, 튜토리얼 콘텐츠이다. 튜토리얼이란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 사용하는 지침, 교습 소재를 뜻한다. 새로운 장르는 아니지만 유튜브 덕분에 그 소재와 방법은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메이크업, 요리, 인테리어, 피부 관리, 각종 운동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설치 방법에 이르기까지 유튜브에는 각종 교육 영상이 넘친다. 검색 채널이 네이버에서 유튜브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세대는 궁금하면 먼저 유튜브에 검색하고 영상을 보며 따라 한다.
둘째, 평범하지만 무언가 다른 타인의 일상을 볼 수 있는 브이로그(VLOG)다. 브이로그는 비디오(Video)와 기록(Log)의 합성어로 영상 일기장이다.
왜 사람들은 브이로그를 좋아하는 걸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랑 똑같네’라는 공감 포인트다. 일상에서 자기만이 하는 습관이나 버릇을 타인에게서 볼 때 나의 삶이 타인이나 사회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얻는다. 또 하나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타인을 보면서 느끼는 대리만족과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이다. 여행 브이로그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의 풍경을 보여주고, 데이트 브이로그는 외로운 마음을 달래준다. 또한 나와는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브이로그를 통해서는 간접 경험과 함께 내가 품은 꿈의 방향을 되돌아보게 한다.
손녀가 태어남으로써 나는 할아버지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정체성이나 육체가 변하지는 않았다. 나의 길을 걷고 있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어제의 뉴미디어가 오늘의 올드 미디어가 되는 세상이다. 정보 소비자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정체성을 가지고 변화에 적응하는 미디어가 현재와 미래의 미디어가 될 수 있다.
2024.8.14.(19)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정보이군요. 특히 시니어들은 잘 모릅니다. 열심히 글을 쓰시는 모습 귀감이 됩니다.
블로그 가 그런 뜻이었군요. 잘 읽었습니다
블로그를 브이로그로 수정합니다. 초기의 인터넷 문화를 주도한 블로그와 브이로그는 다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