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외국의 정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남해 원예예술촌
갑작스레 날이 흐려지더니 한바탕 비라도 올마냥 하늘이 을씨년스러워지고 바람이 차가워진다.
서울쪽에는 지금 눈이 조금씩 오거나 진눈깨비가 흩날린다던데, 아직 이곳은 그래도 따듯한 편이다.
남해야 워낙에 따듯한 바다가 흐르고 있고 위치도 맨 남쪽지방이니 위쪽보다야 따듯하지 않겠나.
겨울에도 그리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따스한 햇살이 골고루 비춰 11월의 마지막인데도 초가을
날씨마냥 괜찮다.
일단 탤런트 박원숙과 제빵왕 김탁구에서 공장장으로 출연해 많이 알려진 맹호림씨가 직접 살고 있다는
원예예술촌으로 가본다. 이곳은 독일인마을과 언덕하나를 맞대고 위치해 있다.
5분정도만 걸으면 독일인마을이다. 언덕위에 우뚝 솟아있어 탁트인 경관을 자랑하고 산등성이에 듬성듬성
외국분위기의 이국적인 전원주택들이 이웃해있다. 몇해전에 가본 충북 제천의 능강ES리조트와 흡사한
분위기가 난다. 차이가 있다면 그쪽은 충주호 청풍명월을 바라보고 있고 이쪽은 남해의 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는 차이랄까.
이곳 원예예술촌은 개인이 만든 수목원이나 식물원의 개념은 아니고 원예전문가와 정원을 사랑하는
연예인들이 모여 각자의 집에 정원을 만들고 주변을 가꾸면서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
군에서도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그리고 각자 사는집에는 계절과 이벤트에 맞도록 가꾸고 꾸며야
한다고 한다. 테마별로 꾸미지 않으면 군에서 호통을 치기도 한다고 한다.
마침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풍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렇게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그들의 노력과 정성과 열정이 곳곳에 묻어난다.
이곳은 핀란드풍, 뉴질랜드풍, 스페인풍, 네델란드풍, 프랑스풍, 스위스풍, 일본풍 등등 아름답고 개성미
넘치는 21동의 주택과 정원이 있어 왠지 모르게 외국의 어느 전원마을에 놀러온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곳곳에 쉬어갈 수 있도록 나무벤치와 아고라가 있고 전망데크와 산책로, 기념품샵과 매점이 있어서
푸른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추억의 언저리를 끄내어 볼 수 있을것도 같다.
이곳은 2009년 5월에 오픈했다고 하니 고작해야 1년 남짓밖에 안되었다.
늦가울의 싸늘한 날씨라 그런지 아름답게 필 꽃들은 앙상한 가지와 말라버린 잎새만을 남긴 채, 잠시 멀리
휴가를 떠나버렸다. 내년 봄에는 그리운 남해로 휴가를 끝마치고 다시 귀엽고 앙증맞은 자태를 선보일 것이다.
이곳에는 5월경에 방문해야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원예예술촌 들어가는 입구에 동네 주민이 팔려고 내어놓은 남해의 특산물 참다래와 유자다.
빛깔 좋고 모양좋고..
원예예술촌은 꼭 권총같은 모양으로 자리하고 있다. 산등성이를 중심으로 해서 바다쪽이 아닌 남해읍쪽을
바라보고 있다. 옆동네인 독일인 마을이 물건방조림과 물건항의 남해바다를 굽어보며 위치해 있는 것과는
약간 반대다. 뭐! 산의 지형세를 따라 조성을 했으려니 이런 모양새가 나왔겠지..
원예예술촌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
원예예술촌으로 들어가면 일단 정원에서 꽃들이 방갑게 관람객을 맞이해 준다.
화살나무라고 하는 특이한 모양의 나무도 있다. 나무들의 모습이 화살처럼 끝이 뾰족하다.
공동정원인 벚꽃길에 있는 작은 연못. 물고기 두세마리가 유유히 헤엄쳐다니는데, 잘 보이지는 않는다.
연못안에는 옷을 벗은 꼬마천사가 낙엽으로 가린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귀신을 물리쳐준다는 행복나무입니다.
공동정원중의 하나인 장미터널이다. 지금은 장미를 볼 수 없지만 장미가 만개할 때에는 핑크, 레드, 퍼플 등등
아름다운 장미가 터널을 이루어 장관이라고 한다.
일본풍 정원인 화정의 모습이다.
일본 사람 특유의 간결함과 심플한 이미지를 살려 별다른 꾸밈은 없지만 단정한 이미지를 준다.
바위와 나무, 물 그리고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듯 하다. 이곳에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연못을
만들면 좋겠다.
프랑스풍 정원인 프렌치가든의 모습. 지금은 별로 예쁘지 않지만 파릇파릇 꽃이 돋아나고
잔디가 초록으로 변하면 유럽식의 근사한 베르사이유를 축소한 듯한 프렌치정원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프랑스 정원의 특징은 기하학적 배치와 중앙을 구분해 양옆에 정원을 배치하고 그 가운데에 분수를
둔것이라 한다.
핀란드풍 정원인 핀란디아다. 왠지 모르게 북유럽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북유럽의 피요르드와 일직선으로 솟구쳐 올라간 침엽수림, 빨간 털모자를 쓴 소녀가 반겨줄 것 같기도 하고,
벽난로에서는 갓 볶은 커피를 끓이기 위해 주전자에서 김이 팔팔 끓을 것 같다.
북구는 추운 날씨때문에 이런 통나무 스타일의 집을 많이 짓는다고 한다. 그리고 나무도 풍부하기 때문에..
특히 이곳 핀란드에는 산림자원이 많고 아는대로 핀란드식 사우나가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저런곳에서 나무로 된 사우나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사우나를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정원에는 연못이 있었을 법 한데, 지금은 물은 빠지고 낙엽들이 쌓여있다.
연못과 사우나를 겸한 것이라고 하는데..
핀란디아의 정면 모습. 저 통나무들은 직접 핀란드에서 공수해왔다고 한다. 나무향이 짙게 풍겨나오는
실내에는 앉아 있어도 산림욕을 하는 기분이 든다고 하는데, 목조주택의 포근함을 한번 맛보고 싶네.
꽃섬나드리란 이름의 우리마당의 모습.
스타일은 약간 외국풍이지만 어린시절 산골 숲속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것을 테마로 했다고 한다.
또다른 일본풍 정원인 화수목의 모습. 이곳은 비교적 정원이 넓고 집 또한 넓다. 주인분이 밖에서 정원을
가꾸고 계셨는데, 또한 연말이라서 그런지 각종 소품으로 크리스마스 트리와 인형, 전구 등을 설치하고 있다.
이곳에는 지천식연못을 파고 야트막한 언덕과 석등, 바위의자 등을 배치하여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기 좋을 듯 하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온 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뉴질랜드풍 정원인 라일락하우스.
귀여운 티피어리 곰가족과 작은 꽃밭이 아름다워 뉴질랜드의 청정한 자연을 느끼게 해준다.
집주인의 솜씨와 정성이 듬뿍 들어있는 모습이다.
전통있는 영국신사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깔끔한 영국풍정원인 와일드가든. 영국 어느 시골마을의 집을
통채로 옮겨온 듯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계단식 연못이 한켠을 자리한 모습이
보인다.
이탈리아 북부지방을 여행하던중 얻은 감흥을 토대로 나무와 지중해연안의 붉은색 기와를 사용하여
만들었다는 쟈스민의 모습. 쪽빛 코발트 해변이 보이는 전망과 라벤다, 로즈마리 등 허브와 블루베리, 포도로
정원을 장식하여 독특한 이탈리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광고에서 보아오던 지중해변의 바다와 어울리는 언덕위 멋진 집들의 모습을 살짝 볼 수 있다.
탤런트 박원숙씨가 일이 없는 날이면 자주 들러 머문다는 지중해풍의 정원을 갖춘 박원숙 린궁이다.
린은 손녀의 이름이라 하는데. 손녀에 대한 사랑이 집의 이름에서도 보인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집과 야자수가 어울리는 정원이다.
오래된 정원의 느낌이 묻어나도록 돌탑도 있고 붉은색 기와로 지붕을 올려 지중해를 표현하고 있다.
방문한 날은 아마도 박원숙씨는 없는 듯 했다.
박원숙린궁의 정원의 모습.
정원에는 잔디밭과 유실수들이 있고 둘이 앉을 수 있는 초록색 나무벤치가 있어서 저곳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이때 하늘에서 얄궂게도 비가 뿌려댄다.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을씨년스런
보슬비가!
박원숙 린궁의 입구. 공사중이었는데 물어보니 입구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튜리도 달고 환하게 반짝이는
조명들로 장식하려 한단다. 연말에 눈이 오고나서 방문하면 동네가 더 이쁠 것 같다.
스페인풍의 정원이 있는 까사K의 모습.
바다가 정면에 보이는 넓직한 잔디위에는 다양한 조각작품들과 꽃, 나무등이 어우러져 돋보인다.
왠지 스페인공주의 지중해 어느 별장같은 느낌이 묻어난다.
정원 한쪽에는 돌로 만든 의자가 있는데 여럿이 함께 음악을 들으며 수다를 떨기에 좋을 것 같고
작은 발표회를 열어도 될 듯 하다. 밤에 조명이 비추면 긴 의자에 반사된 음영이 이쁘다고 한다.
원예예술촌의 전경. 저 언덕을 넘으면 바로 독일인마을이다.
멀리서도 독일인마을의 붉은 지붕이 보이기도 한다.
언덕 위쪽 중앙에는 문화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나무의자로 만든 원형 공연장과 분수가 있는 연못,
그리고 소극장과 세미나실, 식당, 기념품판매장이 있다.
이곳에는 수제초콜릿 만들기, 한지체험, 각종 공예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체험관도 있으니 한번 해보시길.
문화관 정원에는 분수가 피어오르고 나무배 위에서는 꽃들이 배를 벗삼아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남해의 특산물인 마늘을 주제로 흑마늘 선물셋트를 팔고있다.
이곳 남해의 마늘은 매운맛이 강하고 진하여 피부미용과 남자들의 정력강화에 특히 좋단다.
탤런트 맹호림씨가 운영하는 기념품매장 가드니아. 각종 신기한 기념품들이 많았는데, 여기서 간단한
초콜렛을 구입했다. 4개 들은것이 1천원. 맛은 너무 자극적이게 달지는 않고 적당하게 맛있었는데,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듯 보이는데, 맹호림씨를 알아본 여행객들이 같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한바탕 소란이다.
곳곳에 벤치가 있어 쉬어갈 수도 있고 사진찍기에 좋을 듯 보이는 레이디스 가든이다.
아기자기하게 꽃과 동상들이 있어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소녀를 모티브로 한 꽃을 들고 있는 동상들이 많이 보인다.
유리온실로 만들어진 글래스가든의 모습. 온실은 크지 않아 들어가면 한눈에 모든것이 들어오지만 희귀한
식물들이 많이 있다고 하니 지나치지 말고 차근차근 보면 좋겠다.
글래스가든을 보고나서도 내려오는길에 프랑스풍, 미국풍, 멕시코풍 등등 멋진 정원과 장식품들을 갖춘
집들이 많았지만 배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아쉽게도 찍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 봄의 훌륭한 모습을
기대하면서 아쉬움을 뒤로 한다.
원예예술촌은 짧게는 1시간정도면 둘러볼 수 있겠지만 시간을 갖고 여유있게 커피도 한잔 나누면서
전망데크도 보려면 세시간정도는 봐야 될 것 같다. 이곳을 관람한 후에 바로 옆에 있는 독일마을과
해오름예술촌, 물건방조림과 물건항을 둘러보면 좋을 듯 하다.
더 시간이 된다면 바람흔적미술관과 남해유배문학관도 방문하면 더 좋고 말이다.
원예예술촌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5시.(애완동물은 입장 불가란다)
관람요금 : 어른 5천원, 어린이 2천원
관람문의 : 055 - 867 - 4702
가는길
원예예술촌 내에서 숙박할 수 있는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