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로 냉방기기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정전사고가 연이어 발생,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10년 이상 오래된 아파트 단지나 공장은 변압기 교체 등 전력설비의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오후 9시 40분께 경남 마산시 월영동 일대 아파트 5000여가구에 갑자기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전력사용이 급증하면서 과부하로 인해 전주에 설치된 개폐기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긴급 복구작업을 벌여 1시간만에 전기공급을 했으나 개폐기 폭발로 정전이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어서 그 원인에 대해 자체 조사중이다.
또 6일 오후 10시 55분께에는 광주 서구 쌍촌동 모 아파트에서 고압 휴즈 누전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정전으로 이 아파트 5개동 600여 가구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정전 2시간여만인 7일 오전 2시께 완전 복구됐다. 한전은 아파트 수전설비의 고압 휴즈에 많은 전류가 흐르면서 누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 3일 밤 8시 10분부터 8시 46분까지 서울 용산구 동부 이촌동 1000여가구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전은 갑자기 무더워진 날씨로 주택가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압장치에 과도한 부하가 걸려 오동작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같이 정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예년보다 1개월여 앞서 찾아온 무더위가 간접적인 원인이긴 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노후된 전력설비의 교체시점을 놓쳤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전력계 한 관계자는 “10년 이상된 아파트 단지의 수전설비는 최근 전력소비 규모에 적합하지 않은 용량이 대부분”이라며 “설비 용량의 증대를 수차례 권고하고 있으나 아파트관리사무소 측이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계속 늦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올해에는 무더위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후된 전력설비의 교체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올해에도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이 예고없는 정전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