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식이가 내가 마륜지 편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걸 알고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 했다.
10시가 다 되어 전화기를 보니 출식이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다.
11시쯤에 출식이의 집에서 만나기로 다시 연락을 하겠단다.
멋진 모자를 쓰고 오신 김선생은 70이 넘으셨다는데 나보다 얼굴은 젊다.
출식이가 만들어주는 커피를 마시고 이런저런 대서 동강의 한문식자들 이야기를 나누다가
동강 가야성에 가서 점심을 먹는다.
고량주 한병을 지난 밤 과음하셨다는 김선생은 조금 마시고 내가 더 마신다.
다시 출식이의 집으로 와 해산하려는 차에
거실에 걸어둘 만한 그림을 주겠다 하니 출식이는 지금 가자고 한다.
금당 아랫돔으로 가니 새로 지은 집으로 들어간다.
마당에 잔디가 깔리고 석탑 석물들이 있고 괴석도 보이고 나무도 좋다.
부속건물에 들어가 작품을 고른다.
천장까지 골동품?이 가득 들어 차 있다.
본채 안으로 들어가니 온통 책들이 손도 닿지 못할 곳까지 가득하다.
화장 송철환씨등과 어울리며 대서 동강의 사람들에 대해 들으셨다며
한문 서적 몇 개를 뽑아 주신다.
대동풍아와 송씨충효록 등은 마륜지 편찬에 도움이 될 듯하다.
한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마음이 넉넉해진다.
국민학교 때 교장이셨던 송권 선생이 부친의 글과 교유인들의 방명을 엮은 성재유고와
조성의 삼도 임장군의 후예인 도산 임필주의 감명록 등도 나의 공부에는 참고가 될 것도 같다.
남원에서 4년여를 사시면서 광한루의 시편액들을 한글과 영문으로 번역해서 발간한
책을 집으며 서명을 해 달라고 뻔뻔하게 부탁한다.
출식이를 내려주고 집에 와 대동풍아를 펼치니 우리 마륜 사람들의 이름이 대엿 분 보인다.
저녁에 서산의 처형님네가 추석 전에 미리 왔다가신다기에 조성으로 간다.
율포 수산회센터 2층 초장집에 가서 전어에 술을 마신다.
퇴근한 바보가 와 같이 마신다. 다문화 아버지 한분이 복분자를 주시고 가고
전어를 판 도깨비 수산은 1kg의 값을 받지 않으셨댄다.
바보의 차를 두고 조성에 와 더 마시고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