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포 마리나 기행
전부터 몇 번이나 격포 마리나에 가봐야지 하고 마음만 먹다가 동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선운사에 다녀오기로 해서 오다가 들리게 되었다.
서해안 상행선을 타고 전라도 쪽에서 올 때는 줄포 IC로 나와서 복잡한 국도를 타야한다.
이 길을 타고 오면 소금으로 유명한 곰소를 지나오는데 전통 방식으로 깨끗한 소금을 생산하는지 관광버스가 서 있다.
6~7년 전에 처음으로 이 도로를 타고 격포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마음이 무거워 썩 좋은 추억이 아니었으나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중에도 이번길은 새롭다.
똑같은 사물을 볼 때 보는 사람의 그때 그때 기분, 날씨 등 외부 조건에 따라 상당히 다른 인상을 받는다.
벚꽃이 휘날리고 푸르고 연한 새싹들이 솟아나고 있는 만물이 생동하는 이 시기에 빗줄기가 청승맞게 내리니 화창한 날씨 때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이런저런 생각을 혼자 하면서 격포항에 도착했는데 마리나 이정표가 없어 길을 따라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영화 세트장 쪽으로 가니 아담한 항구가 나타났다.
요트의 마스트를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다시 돌아와 격포항 여객선 부두로 가니 육상에 두 대의 요트가 상거되어 있다.
격포항 입구로 들어가면 우측에 버스 터미널(?)이 있고 좌측으로 비교적 넓게 넓은 주차장이 있고 레저 보트들이 트레라에 실려져 있다.
항에서 바다쪽을 보다보면 양옆으로 산이 툭 튀어 나와 겨울철 북동풍과 여름철 남서풍을 잘 막아주는 천혜의 항구처럼 보인다.
항구입구는 북쪽 우측 산모퉁이에 있어 외곽으로 방파를 쌓아 끄트머리에 녹색 하얀 등대가 있다. 앞쪽에는 홍색 빨간 등대가 있는데 이 방파제는 남쪽 산모퉁이에 같이 연결되어 산모퉁이에서 포구까지 바다위에 기둥을 세워 인도를 만들어 연결되어 있다.
남쪽 산 끝자락에 마리나 사무실이 있고 바다위에 세워진 인도를 걷다보면 곁곁이 쌓아올린 듯한 암벽이 장관이고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작은 산계곡에서 물이 곧바로 바다로 떨어진다.
항구 남쪽 끝단에서 시작하는 바다위의 인도는 그 주변에 군에서 사용했는지 수송기, 전투기, 수력전차, 포등이 전시되어 있다.
궁금한 것은 전쟁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야 할 것들이 조용하고 한적한 작은 포구에 왜 전시되어 있을까?
봄비가 오락가락 내려서 그런지 토요일 주말인데도 한적하고 바다위의 긴 인도를 산책하는 사람이 20명도 넘지 않았다.
마리나 입구문이 열려 있으나 사무실은 퇴근했는지 빈 책상만 있고 아무도 없어 혼자서 계류장으로 내려가니 인트레피트를 포함해 4척의 요트가 정박되어있다.
주인장과 멀리 떨어져 안전한 요트 계류장에 정박해 있는 인트레피트는 어쩐지 외소해보이고 작아 보인다.
이유는 바로 옆에 트리마린 멀티럴의 요트가 양쪽 푼톤을 점유하고 있고 텅빈 요트장에 사람이라고는 나 혼자 있고 주륵주륵 봄비가 내리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그녀를 걱정하고 있을 윤선장님을 위해 안전하게 계류되어 있는 그녀의 앞 양옆 계류줄을 확인하면서 사진 몇장 찍었다.
밧데리 방전을 막기 위해서 그런지 풍력 발전기 프로펠러만이 활기차게 돌아가며 적막감까지 감도는 계류장과는 대조적이다.
오트 마리나를 뒤로하고 인도를 따라오니 빗줄기는 더 굵어져 마치 여름 장대비처럼 내린다. 서둘러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새만금 방조제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에 가는길에 비응항에 들러 선마린호도 잘있는지 보고 싶었다.
격포항에서 변산반도에서 시작한 남쪽 새만금 방조제 끝까지 14Km정도 되고 방조제 길이는 30Km가 조금 넘었다,
비응항에 도착하자 계속 빗줄기가 내리고 있어 상거되어 선대에 올려져 있는 선마린호는 비를 맞으며 옆에 작업대와 함께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비응항은 많은 어선들이 정박되어 꽉차서 비좁아 보여 격포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너무 많은 어선들이 정박되어 항구는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른 것 같으며 더 이상 요트를 안전하게 정박할 수 없을 것 같은 괜한 걱정까지 든다.
항구 남쪽에서 시작되는 인도 저 멀리 홍등대가 보임 (항입구)
인도 옆 독특한 암벽
마리나 사무실
인도가 시작되는곳 주위 퇴역(?)된 군장비 전시물
방파제에서 바라본 마리나와 포구(가운데 세번째가 인트레피드호)
방파제 외각의 또다른 시설물
기상관측 장비네요
방파제 끝 홍등대서 바라본 포구
홍등대서 바라본 방파제
첫댓글 한번 가보고싶었는데 덕분에 앉아서 잘보았습니다.전화번호까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