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굴레를 고무패킹처럼 단단히 조이고 한 끼 식사를 위하여 팽창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한다 오늘은 또 얼마나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야 하는 것일까 저들이 건네는 두툼한 봉투 속 수많은 알갱이를 생각의 내부에 담고 감각의 높이만큼 부어놓은 요구의 두께를 더듬이 같은 손으로 가늠한다 빠듯하게 주어진 시간 속 빠르게 해결해내야 하는 그 일들은 언제나 꽉 붙들어 맨 넥타이처럼 목을 조인다 그리하여 그는 한 치의 오류도 용납하지 않는 취사에 침묵의 키를 묵중히 세우고 매서운 입김을 내뱉는 저들의 퍼런 불길 같은 시간을 진득하게 견디어낸다 그래도 곧 폭발할 것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찰찰찰 탬버린을 흔들며 온종일 매달렸던 노역의 고단함을 분출한다 끝내는 뜨거웠던 머리를 열어 식히며 스테인리스처럼 반짝이는 건물 속 설익은 밥처럼 팍팍한 저들의 잣대를 꼭꼭 씹어 넘긴다 질척하게 달라붙은 슬픔 덩어리를 덜어내며 어쩌다 마음 밑바닥 눌어붙어있는 실수의 흔적과 까맣게 타버린 속을 씻어낸다 내일을 위한 가족의 좀 더 윤기나는 밥을 짓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