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행정 불편 많고 입사면접서 불이익도
“면접관이 신입생으로 착각” 불만 봇물
약학대학마다 학년을 제멋대로 설정해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약대는 지난 2009년부터 2+4학제로 바뀌어 일반학부에서 2년을 이수한 뒤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거쳐 3학년으로 편입한다. 실질적인 교육연한이 기존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약대를 운영하고 있는 전국 35개 약대의 신입생은 3학년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본지가 20일 전국 35개 약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성균관대·아주대·영남대·이화여대·중앙대 등 단 5곳만이 3~6학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무려 22개교(62.8%)는 3학년에 편입한 학생을 1학년으로 설정, 1~4학년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톨릭대·가천대·강원대·경북대·경상대·경희대·계명대·고려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덕성여대·동국대·삼육대·숙명여대·연세대·우석대·인제대·원광대·전남대·차의과대·충북대·한양대등 22개교가 그런 경우다.
나머지 경성대·동덕여대·목포대·부산대·서울대·순천대·조선대·충남대 등 8개 대학은 두 학년제를 혼용하거나 3~6학년제로 학제 변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대의 경우 학내에선 약대 편입생을 3학년으로 부르고 있지만, 학적 상으로는 1학년으로 표기된다. 반면 조선대는 약대 편입생을 1학년으로 부르지만, 학적에는 3학년으로 기록된다.
이처럼 대학마다 학년 기준이 제각각이다 보니 학생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목포대 약대 관계자는 “국가장학금 신청 등 행정 서류상 6학년까지 표기된 것이 많아 학생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학사 행정상 혼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제멋대로인 학년 기준’ 때문에 제약회사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 A대 약대 재학생인 K씨는 “제약회사 인턴 면접에 갔는데 1~4학년제를 쓰는 우리 대학의 방식 때문에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며 “면접관들이 서류에 3학년이라고 표기된 것을 보고 나를 신입생으로 오인하는 것 같았다. 다른 대학 5학년생에게만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학번에 대한 기준 또한 천차만별이다. 연세대는 1~4학년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학번은 편입생과 같은 방식으로 부여하고 있다. 타 대학에서 연세대 약대로 편입한 학생의 학번은 전적 대학 입학연도가 되는 것이다. 동덕여대는 “약대생의 경우 올해부터 3~6학년제로 변경했지만, 학생들의 학번은 전산상의 문제로 아직 바꾸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갈수록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기존 1~4학년제를 운영하던 동덕여대·목포대·순천대·충남대 등은 학칙을 개정해 올해부터 3~6학년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원래 1~4학년제를 운영했으나 최근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돼 올해부터 3~6학년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선진화과 권민경 사무관은 “고등교육법상 약대 입학의 경우 편입학으로 언급돼 있어 원칙적으로 3~6학년제를 쓰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들이 운영의 편리성 때문에 1~4학년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강제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각 대학이 한국약학교육협의회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협의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신문 201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