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p
바퀴살에는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한데 어우러져 이지러지지 않는 원을 만들고
그 힘이 모이는 중심축을 드러낼 뿐이다.
59p
앞으로 얼마나 더 나이를 먹게 될지,
몸이 망가지는 것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76p
“중년 때부터 시간과 죽음을 바라보는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
82p
유머는 부드러운 미소가 따르는 깨달음이다.
거리를 두되 빈정대지 않는다.
상대화시키지만 조롱하지 않는다.
틈을 만들지만 홀로 버려두지 않는다.
89p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두면,
살아갈 참된 이유를 받아들일 틈이 생긴다.
103p
그대들은
나이 먹는 것이 빛으로 이어지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소?
104p
소원 위에 세운 결혼을 늘 위태롭지만,
소망에 뿌리를 내린 결혼은 유연하고 온갖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
112p
노인을 돌본다는 건 자신의 내면을 파고들어
나이 들어가는 자아에 바짝 다가서고, 지금 어느 시기에 와 있는지 헤아리고,
인생 주기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는 뜻이다.
120p
노인을 보살피는 것은 무엇보다도 늙어가는 자신에게 익숙해진다는 의미다.
자기 인생의 상대성을 인식한 사람만이
죽음과의 거리가 지척임을 뼈저리게 느끼는
노인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게 할 수 있다.
127p
가난이란, 삶을 지켜야 할 자산이 아니라
나눠야 할 선물로 여기는 마음을 가리킨다.
가난한 마음은 선뜻 어제와 작별하고
미지의 신세계를 체험하러 끊임없이 전진하려는 자세이다.
130p
그릇된 노력이나 선입견을 비워내면,
빵과 포도주뿐 아니라 삶의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늙은 나그네들에게 망설임 없이 내놓을 수 있다.
134p
긍휼의 광야만큼 무한정 끔찍하면서도 아름답고,
메말랐으면서도 비옥한 황무지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진정 백합처럼 화사할 수 있는 광야는 오로지 긍휼 뿐이다.
161p
“그래야 생명이 값지지 않겠니. 아셰르?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건 절대로 귀중한 게 아니란다!”
176p
한 바퀴를 살고 떠나는 게 인간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낡음은 나이 들고 죽는 과정을 통해
세상에 새 생명을 허락하신 분이 주신 약속의 완성이기도 하다.